[단비현장] 제5회 민송 백일장 스케치

[앵커]

현장에서 글을 써내고 바로 심사해서 상을 주는 백일장은 이젠 그리 흔히 볼 수 있는 행사가 아니죠.

코로나19 영향도 컸는데, 충북 제천에서 4년 만에 열린 백일장에 중고등학생부터 일반인까지 5백 명이 훨씬 넘게 참여해 글솜씨를 뽐냈습니다.

조재호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충북 제천에 있는 세명대학교의 한 건물이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로 붐빕니다.

원고지에 직접 글을 써서 내는 현장 백일장에 참여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사람들입니다.

세명대가 주최하는 민송백일장은 전국에 얼마 남지 않은 현장 백일장입니다.

부문별로 줄을 서서 참가 신청을 마친 사람들은 강당에 모여 원고지 작성법 같은 유의 사항을 주의 깊게 듣습니다.

[김기태/세명대 교수]

“10매 내외로 작성을 해주시기를 바라고요.”

드디어 오전 10시, 제시어가 적힌 두루마리가 펼쳐집니다.

[현장음] (청중들이 두루마리를 펴기 전 카운트 하는 소리)

“삼, 이, 일”

제시어를 확인한 참가자들은 강당 입구에서 원고지와 펜을 받아 저마다 글을 쓸 곳을 찾아 나섭니다.

학생들이 마감 시간을 놓치지 않을까, 인솔 교사는 걱정이 많습니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화창한 날씨를 즐기며 글을 써내려 가거나, 한적한 벤치에 자리를 잡은 참가자도 있습니다.

[강가혜(17)/성의여자고등학교(경북 김천)]

“날씨도 진짜 딱 좋고 학교도 탁 트이고 넓고 나무도 많아서 왠지 글도 잘 써질 것 같고 좋은 것 같아요.”

[함수원(40)/충북 충주]

“오늘이 제 생일이거든요. 그래서 좀 생일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어요.”

[기자 스탠딩]

오전에 글쓰기를 마친 참가자들은 오후에는 이곳 학술관에 모여 나태주 시인의 북콘서트에 참여했습니다.

강당은 나태주 시인의 얘기를 들으러 온 청중들로 가득 찼습니다.

[나태주/시인(79)]

“자기가 가고 싶은 꿈을 가지세요.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구체적인 꿈을 가지세요.”

북콘서트가 끝나자 백일장 심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이번 백일장에서는 산문에서 고등부 한 명, 운문에서 중등부, 고등부, 일반부 세 명으로 모두 네 명이 장원에 선정됐습니다.

[박수민(19)/고등부 장원·풍무고등학교(경기 김포)]

“상 못 받을 줄 알았는데 받아서 너무 기쁘고 좋은 백일장에 참여한 것 같아서 좋습니다.”

상을 받은 서른 다섯 명은 물론 오백 쉰여 명의 백일장 참가자 모두가 봄볕과 함께 글쓰기의 즐거움에 푹 빠져든 하루였습니다.

단비뉴스 조재호입니다.

(촬영: 조재호 이선재 기자, 양진국 PD / 편집: 조재호 기자 / 앵커: 안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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