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법원이 다른 나라의 정부를 재판할 수 있을까. 지난 1월과 4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두 재판부는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전혀 다른 결론을 내렸다. 한 재판부는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을 인정했고, 다른 재판부는 재판 자체를 열 수 없다는 ‘각하’ 결정을 내렸다. 전혀 다른 결론으로 나뉜 배경에는 국제법의 주요 개념인 ‘주권 면제(국가 면제)와 강행 규범(절대 규범)’이 있다.주권 면제는 ‘국가는 타국의 지배와 간섭을 받지 않는다’는 국제법의 주요 원칙 가운데 하나로서, 주권 평등의
밀폐 공간 속 보이지 않는 위험이 있다. ‘질식’이다. 산업 현장에서 밀폐 공간은 사람보다 공간의 용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작업자의 안전을 고려한 공간은 아니지만, 노동자가 직접 들어가 작업을 해야만 한다. 공간은 유해가스와 산소결핍 등의 유해인자를 만나는 순간 ‘밀폐 공간’이 된다. 천장이 없는, 뚫린 수조라도 그렇다. 작업자는 의식조차 못한 채 쓰러지고, 그를 구하려는 구조자의 생명도 함께 스러진다. 재해를 당한 2명 가운데 1명은 반드시 죽는 치명적인 산업 재해다. 무심코 내디딘 한 발자국이 그들의 생사를 가른다.단비뉴스 기
"도시 중심, 산업 중심의 발전전략이 유일한 길인 것처럼 온 국민이 일종의 발전 드라이브와 기획에 아무 생각 없이 동참했고 때로는 강요당했고 설득당하면서 달려온 것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국 사회가 진정한 의미의 발전, 지속가능성 그리고 개인·조직 차원의 행복 등에 관해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죠."김철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농업구조 변화와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한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특강에서 “농업·농촌·농민의 지속가능성이 한국사회 지속가능성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말했다.
오늘날 사람들은 서울의 지리를 대개 한강을 경계 삼아 강북과 강남으로 구분한다. ‘강남불패’의 부동산 신화가 지역 구분에도 기여한 듯하다. 서울은 본래 내사산에 둘러싸인 분지에 가까웠다. 김정호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수선전도>를 보면, 한양 도성을 중앙에 두고 사방에 내사산인 북악산∙타락산∙목멱산(남산)∙인왕산을 두르고 있다.태조 이성계가 개성에서 ‘조선 왕조’를 개창한 뒤 계룡산과 무악을 거쳐 마침내 도읍지로 결정한 곳이 한양이다. 왕권의 기틀을 닦고자 태조는 곧장 축성에 나섰다. 태조 5년인 1396년, 1~2월 두 달 동안
입만 열면 웃음이 사라지는 사이가 노사관계다. 잘살아보자고 모인 자리도 파행으로 끝나기 일쑤다. 노사정위원회는 사회적 합의체로서 정권이 다섯 차례 바뀌고, 12명이 위원장 자리를 거쳐갔지만, 그야말로 노사관계를 정립하는 완전한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나마 합의한 내용도 대개 일방적이거나 추상적이었다.IMF 구제금융 위기 이후, ‘정리해고제와 파견근로제’를 수용한 노동조합은 교사∙공무원의 단결권을 약속받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무력화했다. 노조가 노사 대화체를 신뢰하지 않는 감정의 골도 이때 패였다. 2004년, 일자
[앵커멘트]우리 주변에는 오랜 역사와 공공의 기억을 담고 있지만, 존폐 논란에 직면한 공간들이 있습니다.공간의 역사적 가치를 둘러싼 논란, 효율과 이권을 좇는 개발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해법도 간단치가 않습니다.저희 단비뉴스 취재팀은 그런 공간을 찾아 갈등을 조명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기획을 준비했습니다.<보존과 철거, 기로에 선 공간들>, 그 첫번째 장소로 "옛 해운대역 팔각정”을 이정헌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국내 제일의 백사장을 자랑하는 해운대 해수욕장입니다.지난 해 여름 개장 시기에 1천99만명의 피서객이 방문
전통적 이민 국가인 캐나다는 내국인이 기피하는 농업 분야에 이주노동자를 최장 8개월까지 고용할 수 있는 계절근로자제도(SAWP)를 운영한다. 캐나다 서비스청(Service Canada)이 고용주의 채용∙대리인 자격 여부를 심사해 ‘노동시장영향평가서(LMIA)’를 발급한다. 이것을 받은 사업주만 이주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다. 자국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을 검토하려는 취지인데, 심사∙평가 항목에 ‘숙소 점검’도 들어간다.고용주는 이주노동자에게 캐나다연방정부주택청(CMHC)의 기준에 맞는 숙소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예를 들어 침실은 다른
“청도 대남병원 소식을 듣고 터질 게 터졌구나 했습니다. 폐쇄병동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불’이 난 것과 마찬가지예요.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늘 걱정했던 것이 불이었어요. 작은 불이라도 나면 피할 틈도 없이 다 죽겠구나 했는데 코로나가 덮쳐 버렸네요.”(박민호∙가명∙46∙정신병원 입원 경험자).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발생한 뒤 첫 사망자는 지난 2월 19일 경북 청도 대남병원 폐쇄병동에서 나왔다. 숨진 사람은 몸무게 42kg의 63세 남성으로, 20년 넘는 장기입원 환자라는 것만 알려졌다. 이틀 뒤 2월 21
윤석열 검찰총장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내정 단계였을 때부터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며 임명을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총장의 지휘 아래 검찰이 ‘국정농단 수사보다 더 광범위하고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동원해 조 전 장관 가족을 ‘먼지까지 털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검찰은 장관 청문회가 끝나기 직전에 조 전 장관 아내인 정경심 교수를 서둘러 기소했는데, 표창장 위조 등 주요 범죄의 내용조차 특정하지 못한 부실 기소였다는 것이 재판과정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그래서 더더욱 ‘조국 장관이 주도하는 검찰개혁을 막기 위한 저항
“지금은 제가 사퇴를 했을 당시의 사정보다 더 열악하죠. 참담하다고 난 생각합니다. 기사 거래가 횡행하고, 공공연하게 거래 사이트가 생기고. 그때는 그래도 그늘에서 음습한 거래가 이뤄졌는데 지금은 양지에 나온 느낌? 그때도 이미 언론에 가해지는 자본의 압력은 집요하고도 일상적이었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몰염치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영 몰염치한 현상이 됐고, 일부겠지만 현업 저널리스트가 광고 거래를 선도하는 그런 참담한 현실까지 벌어지고 있지 않습니까.”6일 오후 6시부터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에서 열린 한
작업복 위에 노란 조끼를 입고 낫을 든 남녀 20여명이 해변에 쌓인 쓰레기 더미 사이를 분주히 오간다. 지난달 6일 오후 통영환경운동연합이 주도한 경남 통영해안 정화활동 ‘나눔과 꿈’에 참여한 인근 선촌마을 주민들이다. 주민들은 풀 베는 낫으로 스티로폼 부표를 하나하나 찍어 올려 파란 그물망에 넣었다. 제법 많은 쓰레기가 그물망을 채우자, 이번엔 삼삼오오 모래사장에 쪼그려 앉아 모래에 섞인 스티로폼 가루를 두 손으로 퍼내기 시작한다. 마대에 한참 퍼 담았는데도 스티로폼 가루는 여전히 모래 속에 허옇게 보인다. 멀리 해안가 얕은 절벽
서초동, 여의도, 광화문에서는 아직도 주말마다 대규모 집회가 열리고 있다. ‘조국 사태’에서 비롯한 일련의 집회는 두 가지 프레임으로 귀결된다. 하나는 ‘검찰개혁’이다. 오·남용 검찰권의 분산과 견제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그러나 이 때문에 ‘계급 세습’이라는 프레임이 희석되어서는 안 된다.인간은 저마다 최선을 선택하지만, 그 선택이 모두 충분한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개인의 능력 외에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소 정의로 조건 지은 것이 ‘평등한 기회’와 ‘공정한 절차’
<앵커>‘한라봉’하면 어느 지역이 떠오르시나요? 따뜻한 남쪽 섬 ‘제주’가 생각나실텐데요. 한라봉이 겨울추위로 이름 높은 중부 내륙지방에서도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농가 소득증대로 희소식이지만, 마냥 반길 일인지. 이정헌 기자가 짚어봤습니다.<리포트>일찍 찾아온 초겨울 추위 속에 농촌 들녘 비닐 하우스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온난지역 과일 한라봉이 탐스럽게 열려 취재진을 맞습니다. 이렇게 먹음직스런 한라봉이 달린 이 지역이 제주도일까요? 겨울철이면 때로 전국 최저 영하기온을 기록하는 충북 제천시 고암동입니다. 겨울왕국 제천에서는 생각
‘종합편성채널’ 의무전송 폐지 결정의무전송제도는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의 다채널 유료방송 플랫폼에 채널을 의무적으로 편성해 송출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다. 2009년 ‘신문사의 방송 겸영’을 골자로 한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종편채널’이 출범했다. 이명박 정부는 경쟁력 미비를 이유로 신생 종편 채널이 시장에 안착하도록 여러 혜택을 부여했는데, 의무전송채널 지정이 대표적이다.작년 12월, 방통위는 JTBC, MBN, 채널A, TV조선 등 종편 채널의 의무전송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방송법의 의무전송제도가 채
<키워드 셋, 진정성>기자를 꿈 꾼 내 20대의 화두는 ‘진정성’이었다. ‘진정성’을 상실한 우리 사회에 진저리를 내면 낼수록, 좋은 기자가 갖추어야 할 ‘진정성’은 무엇일까 고민했다. 영화 <내부자들>은 ‘진정성’의 한 단초를 준다.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는 정의를 내세우며 권력형 부패를 폭로하겠다 협박한다. 언론인 이강희(백윤식)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말한다. “깡패 말을 누가 믿어.” 그의 단언대로 안상구의 폭로는 세상의 주목을 받지 못한다. 아무도 깡패 입에서 나온 ‘정의’에 ‘진정성’이 있다 믿지 않았다. ‘진정성’은 어떤
√ ‘각종 혜택·특혜 속 승승장구한 386세대’√ ‘노태우 정부 주택 200만호 건설의 최대 수혜자’√ ‘국가적 재앙 외환위기도 386 세대엔 전화위복’√ ‘취업 땐 '3저호황' 퇴직 앞두고 '정년연장'···불로장생 386’386세대가 우리 앞에 다시 소환됐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임명 과정에서 불거진 ‘언행 불일치’라는 화두가 386세대의 위선과 기득권 논란으로 확산되면서, 이들을 향한 논쟁적 메시지가 우리 사회를 달구고 있다. 386세대 ‘특혜’만 부각하고 공로는 무시<중앙일보>는 9월 23
.cycle-slideshow, .cycle-slideshow * { -webkit-box-sizing: border-box; -moz-box-sizing: border-box; box-sizing: border-box; }.cycle-slideshow { width: 550px; min-width: 200px; max-width: 650px; margin: 10px auto; padding: 0; position: relative;}.cycle-slideshow div.slide { width: 100%; height: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