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森)’이라는 회의문자는 ‘나무 목(木)’이라는 상형문자 세 개로 만들었다. ‘수풀, 숲’이란 뜻이지만, ‘촘촘하고 빽빽하다’는 의미가 덧붙는다. 여기서 나무 하나를 빼면 ‘림(林)’이 된다. 같은 ‘수풀, 숲’이지만, 더 이상 ‘빽빽하다’는 의미는 없다. 오히려 도심이 아닌 한적한 곳이라는 의미가 크다. ‘국민, 주권, 영토’로 이루어진 국가는 나무로 빽빽하게 들어선 숲과 같다. 3요소 중 하나라도 흔들리면 국가는 온전한 모습을 갖추기 어렵다. 민간인이 공적 권력을 쥐고 흔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국가의 기본요소인 ‘국민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 벽을 쌓는 사람도 있고, 풍차를 만드는 사람도 있다.” <코드그린>의 저자 토머스 프리드먼은 이 중국 속담을 인용하며 미국의 에너지 정책이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를 물었다. 석유에 중독된 나머지 아랍의 독재정권들에 끊임없이 ‘오일머니’를 대주면서 가속화하는 분쟁과 기후변화 위험에 빠져들 것인가. 아니면 화석연료를 대체할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박차를 가해 세계평화와 안전한 생태계로 가는 길을 확보할 것인가. 그는 미국 전역에서 소규모 분산 방식으로 신재생에너지라는 ‘풍차’를 만들고 정보기술을 통해 이를 연결함으
“조리실의 위생과 식재료의 영양은 물론, 황기 등 지역 특산품을 써서 아이들의 건강을 개선하는 데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충청북도 제천시에 있는 유치원과 지역아동센터 등을 대상으로 급식위생과 영양균형 등을 지원하는 제천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가 17일로 설립 1주년을 맞았다. 센터장을 맡고 있는 세명대 민성희(51·한방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단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업무를 시작했을 때는 어린이집 등에서 간섭으로 받아들이며 문전박대하는 일도 있었지만 꾸준히 설득한 결과 많은 분들이 (사업취지에) 공감했다”고 지난 1년을 돌아봤다.
3년 전 대·중소기업의 양극화가 한창 논란이 됐을 때, 정운찬 당시 동반성장위원장은 ‘초과이익공유제’를 제안했다. 대기업이 연초 목표보다 많은 이익을 냈을 경우, 협력 중소기업과 초과분을 나눠 갖도록 제도화하자는 것이었다. 대기업이 독식하던 성과를 나누게 되면 협력 중소기업은 신바람이 나서 생산혁신 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니, 그야말로 ‘상생(相生)’이 될 것이라는 취지였다. 최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된 것을 계기로 농민단체들은 ‘무역이득공유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수출대기업들이 FTA로 더 많은 이득을
노부부는 늘 함께했다. 종종 음악회도 찾아다니며 평온한 시간을 보냈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마비증상이 오면서 노부부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극진히 돌보지만 아내의 병을 감당할 수 없게 된 남편은 마침내 함께 죽기로 결심한다. 미하엘 하네케의 영화 <아무르> 내용이다. 아내는 죽었지만 남편은 온전히 그를 ’소유’할 수 있게 됐다. 영화 마지막에서 남편도 자살했음을 암시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아내를 소유했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아내를 버리고 떠날 수도 있었지만, 남편은 굳이 그를 먼저 살해하고 자신도 죽음을 택한 것이다. 에리히 프롬
대부분 특수고용직이나 자영업 등으로 분류돼 노동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배달직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한여름 폭염과 싸우면서도 호소할 곳조차 없다. 서울시의 낮 최고기온이 34.7도까지 올랐던 지난달 1일 오후 2시. 서울 동대문 쇼핑센터 뒷골목에는 양손에 가득 짐을 들고 서둘러 오토바이로 다가가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동대문시장 도매상에서 수도권 전역으로 의류 등을 배달하는 노동자들이다. 경력 8년차인 이모(42)씨는 자신의 키를 훌쩍 넘길 정도로 많은 짐을 오토바이에 실으며 목에 두른 수건으로 연신 땀을 훔쳤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난달 6일 오전 6시 40분쯤 울산시 남구 신정1동의 주유소 확장공사 현장. 인근 사설인력사무소에서 새벽 5시부터 기다리다 일거리를 소개받은 기자는 다른 일꾼들과 함께 주유소 바닥에 고인 기름 찌꺼기를 포대에 퍼 담는 일부터 시작했다. 고무장갑과 무릎까지 오는 장화가 현장에서 제공됐지만 수량이 부족해, 기자는 작업반장이 준 목장갑과 안전화를 착용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삽으로 기름 찌꺼기를 담는 과정에서 기름이 사방으로 튀었다. 오전 11시쯤, 기온은 섭씨 29도까지 올랐고 뜨거운 햇살이 온 몸에 느껴졌다. 입고
이모씨(38·여·경기도 고양시)는 5년 전 기관지가 약한 아이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가습기를 샀다. 위생적으로 관리하는데 도움이 될까 해서 ‘애경 가습기메이트’도 함께 썼다. 여름을 빼고 1년 내내 가습기를 사용하면서 더 건강해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다만 가습기를 사용한 후 집안에 하얀 먼지가 뿌옇게 앉았는데, 걸레로도 잘 닦이지 않아 고생했다고 한다. 그런데 가습기를 쓴 지 1년 반이 지난 2010년 10월 무렵부터 몸에 이상한 증상이 나타났다. “갑자기 기침이 숨을 못 쉴 정도로 너무 심하게 나오는 거예요. 열도 높았고 가
“장애인의 이용률이 높다고 장애인전용 택시 등 특별교통수단에만 집중하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것입니다. ‘대중’ 안에는 장애인도 포함되어 있어요. 그 의미를 다시 되새기며 시외·고속·농어촌·마을버스 등에도 저상버스를 도입해야 합니다.”충북 청주의 다사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정책팀 성수현씨는 “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대중교통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상버스는 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버스가 아니라 시민 모두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버스이기도 하므로, 수명이 다해 교체하는 차(대폐차) 대부분을 저상버스로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
“전기차를 보급하려면 충전에 대한 불안 요소를 줄여줘야 합니다. 어디서 충전할 수 있는지 알려주고, 도로에서 배터리가 방전되는 비상시에 출동해 이동식 충전기로 운전자를 안심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지난해 10월 4일 제주시 영평동 제주도첨단과학단지 내 제주전기자동차서비스에서는 전기차 충전서비스 시험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고현종 대표가 컴퓨터의 마우스를 누르자 벽면 상황판에 제주도내 386개 전기차 충전소의 상태가 표시됐다. 고장난 곳은 붉은 색, 이용가능한 곳은 푸른색으로 나타났다. 고 대표는 “실시간으로 충전기 고장상태가
움직이려면 일단 휠체어를 타야 하는 1급 뇌병변 장애인 최강민(40)씨는 지난 4월 15일 오후 친구와 약속이 있는 서울 여의도로 가기 위해 당산동 집을 나왔다. 영등포구청 앞에서 버스를 이용하면 한 정거장이지만, 휠체어와 함께 탈 수 있는 저상버스가 언제 올지 알 수 없어 망설였다. 동행한 <단비뉴스> 취재진이 최씨와 함께 20분 정도 기다려봤지만 저상버스는 오지 않았다.“이 곳을 지나다니는 저상버스를 거의 본 적이 없어요. 버스를 타려면 마냥 기다리는 수밖에 없죠...어쩔 땐 하루에 6번씩 이동하기도 하는데, 시간을 예측할 수
“현재 양산체제에 돌입한 것은 구매물량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방자치단체나 삼성, 엘지(LG) 등에서 구매 의사를 밝혀 1년 치 물량이 잡혀 있습니다. 전기차 보급에 가장 문제가 되는 건 가격보다 배터리(축전지) 성능입니다.”지난해 10월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3 대한민국 에너지대전’에서 르노삼성의 이지웅 전문판매원은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를 위해 정부의 보조금 정책과 배터리 성능향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곳곳에 충전시설을 늘린다 해도 차량의 배터리 성능이 좋아지지 않으면 고객들이 마음 놓고 전기차를 사기는
“지금 시동 걸린 거 맞나요?”자동차 핸들 오른쪽 아래의 동그란 ‘스타트’ 버튼을 눌렀지만 아무런 소리도, 진동도 없었다. 뭐가 잘못된 건가 싶어 조수석에 앉은 제주전기자동차서비스 직원 강지웅(27)씨를 쳐다봤다. 강씨는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이미 시동이 걸린 거예요. 전기자동차는 타 연료 자동차에 비해 소음이나 진동이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지난해 10월 4일 제주시 영평동 제주도첨단과학단지 내 전기자동차서비스를 방문한 <단비뉴스> 취재팀은 직원의 안내로 전기차를 직접 운전해 볼 수 있었다. 이 업체는 지난 2012년부
“더 이상 울고만 있으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해서 (인터넷에) 카페를 만들었습니다. 미약하나마 작은 발걸음 하나하나가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모든 분들께 힘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희는 마지막 한 명의 아이가 구조되는 그날까지, 그리고 명확한 진실이 규명되는 그날까지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5일 오후 3시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 제3주차장 부근 공원. 인터넷 카페 ‘엄마의 노란손수건’ 운영진 중 한명인 오정숙(48·여·회사원)씨가 90여명의 참가자들 앞에서 집회 취지를 설명했다. 참사 발생 20
연중 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땅속열을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려는 각국의 움직임은 최근 들어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2010년 세계 78개국에서 공급된 지열에너지 용량은 총 51기가와트(GW:MW의 1000배)로 2005년 대비 약 80% 늘었다. 51GW는 1000메가와트(MW)급 원전 51기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질자원연구원이 2010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지열설비용량이 많은 나라는 미국, 중국, 스웨덴, 노르웨이, 독일 순으로 이 5개국이 전체용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지난해 9월 6일 경상남도 양산시 물금읍 부산대학교병원. 초가을이지만 아직 늦여름의 후텁지근한 열기가 감도는 건물들 사이로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재활병원에 들어서자 딴 세상처럼 시원한 냉기가 감돌았다. 재활병원 내 수영장에서는 운동치료 중인 환자 두어 명이 길이 25미터(m)에 레인 4개인 풀에서 첨벙첨벙 헤엄을 치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다른 환자와 가족들도 건물 밖의 더위는 모른다는 듯 편안한 표정이었다. 이 건물은 100% 지열을 이용한 냉방으로 여름 내내 전기료 걱정 없이 환자와 가족, 의료진이
2010년 한국사회는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를 뜻하는 ‘타진요’ 광기에 흔들렸다. 50대 재미교포 남성 ‘왓비컴즈’가 가수 타블로의 스탠퍼드대 학위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 시작이었다.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스탠퍼드 졸업방식이 타블로 경우와 다르고, 졸업 앨범에 타블로 이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혹에 수많은 사람들이 파편적 지식을 동원하면서 타블로를 완벽한 범죄자로 몰아갔다. 당시 ‘타진요’에 가입한 회원 수는 20만명에 이르렀다. 문화평론가인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인문교양특강’에서 이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