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사례를 다 뒤져봐도 SMR(소형모듈원전)을 상용화시킬 수 있는 근거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12일 오전 8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후위기그린뉴딜연구회 주최로 열린 ‘국내외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논리의 배경과 실상’ 세미나의 발표를 맡은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이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줌(Zoom) 화상회의를 통해 윤준병,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정민 전 원자력안전위원장, 일반 시민 등 30여 명이 함께했으며 무소속 양이원영 의원이 사회를 맡았다. 재생에너지 늘면서 대형원전 유지 어려워져 석
“지구는 하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플랜B는 없습니다.” 12일 오전 9시 서울 상암동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2021 한국포럼’에 기조강연자로 나선 반기문 전 유엔(UN)사무총장이 말했다. ‘지구의 미래, 한국의 미래’를 주제로 한국일보와 코리아타임스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 그는 “신은 항상 용서하고, 자연은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인용하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날 포럼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현장 참석 인원을 100명으로 제한한 가운데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코로나19는 지구환경
30대 초반의 A씨는 ‘행동하는 미얀마 청년 연대’의 활동가다. <단비뉴스>는 A씨와 지난 한달 동안 3차례 만나고 인터뷰했다. 그가 쿠데타 발발 직후 지난 두 달 동안 겪었던 일을 인터뷰기사 형태로 정리하여 보도한다. 미얀마 군부가 민주 항쟁에 가담하는 이들의 신분을 추적하고 있으므로 현지에 가족을 둔 그의 신원을 보호하기 위해 얼굴을 가리고 이름은 익명으로 표기했다.# [미얀마 민주항쟁 연속보도] 보기① 저항과 학살을 기록한 시민들의 사진 첫 공개③ 6만 미얀마 시민들의 텔레그램 단독 취재 ④ 봄의 혁명 100일 기록⑤ 한국 거
지난 2월 1일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다. 지금까지 700명 이상의 미얀마 시민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실상은 알 수가 없다. 미얀마 언론은 군부에 의해 모조리 폐쇄됐다. 해외 언론의 몇몇 기자들이 미얀마에 입국했지만 자유로운 취재가 불가능하다. 제한적 정보만 담은 외신을 받아 전하는 한국 언론의 기사에는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일의 실체가 온전히 담겨져 있지 않다.<단비뉴스>는 미얀마 시민들이 직접 찍은 기록을 입수해 보도한다. 언론의 취재가 불가능해진 곳에서 미얀마 시민들은 사진과 영상을 찍었다. 초점이 흐리고
시청자미디어재단과 팩트체크넷이 주최한 ‘제1회 팩트체크 주간’의 마지막 날인 8일에는 시청자미디어재단과 YES24가 공동 기획한 북토크가 열렸다. 주제는 ‘책 <가짜뉴스의 고고학>으로 읽는 팩트체크’였다. 북토크에는 <가짜뉴스의 고고학> 저자이자 하버드-MIT-예일 로스쿨 사이버스칼라 워킹그룹 코디네이터인 최은창 박사가 참석했다. 최원석 시청자미디어재단 연구원이 사회를 맡았고, 유튜브 채널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 제작자인 김기화 한국방송(KBS) 기자가 대담자로 나왔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의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영화 <4개월, 3주 그리고 2일>에서 대학생 가비타는 불법 임신 중절을 하려고 친구 오틸리아와 함께 허름한 모텔을 찾는다. 둘은 우여곡절 끝에 불법임신중절시술업자 베베를 만나지만 가비타가 임신 2개월차라고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들통나 위기에 처한다. 베베가 가비타의 배를 보자마자 4개월을 넘긴 사실을 알아챈 것이다. 겁에 질린 둘은 돈을 더 주겠다고 사정하지만 베베는 자신이 다 큰 아기를 죽일 위험을 감수하기에는 대가가 너무 적다며 성상납까지 요구한다. 불편한 침묵이 흐른 뒤 망설이던 오틸리아는 가비타를 방 밖으로 내보내고 잠시 후
지난해 11월, 충북 보은의 한 초등학교에서 어느 선생님을 만나 인터뷰했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알록달록하게 꾸며놓은 학교 매점에 촬영 장비를 세팅했다. 추운 날씨라 카메라를 잡은 손이 자꾸만 곱았다.그는 말투가 담담하고 건조한 30대 후반의 남성 교사였다. 키가 크고 마른데다 무뚝뚝해 보였다. 무기력한 직장인을 연상시키는 인상이었다고 하면 실례일까. 그런데 그에게서 나온 말은 뜻밖이었다. “아이들을 복종하지 않는 인간으로 키우는 것이 교사의 목표가 아닐까요.”시골학교 선생님답지 않은 거창한 포부라고 생각했다. 촬영 기자는 화면을 계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염(방사성 오염물질 제거) 작업이 성공적이라고 거듭 주장하면서 피난명령을 해제하고 주민들에게 돌아올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후쿠시마는 여전히 사람이 살아서는 안 되는 땅입니다.”4일 오전 10시 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가 주최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10주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숀 버니 그린피스 동아시아 원자력 수석전문가가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그린피스 전문가들은 2011년 3월 11일 일어난 원전 사고와 관련, 방사성 오염조사 보고서와 원전 폐로 보고서를 발표하고 기자들과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수산업계에서 나오는 고기든 해산물이든 엄청난 피해를 입겠지. 우리가 수산물 수입도 많이 하는데, 후쿠시마 근처에서 난 고기를 다른 지방으로 옮겨가지고 수출한다는 이야기도 있어. 사실 이거는 우리나라만 떠들어가지고 되는 게 아니라 전 세계가 떠들어 줘야 하는 게 아닌가요?"지난해 12월 26일 오전 6시 <단비뉴스> 취재진이 부산시 중구 자갈치시장에서 만난 70대 횟집 주인의 말이다. 그는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 방류할 것이라는 뉴스에 바다 쪽을 바라보며 혀를 찼다. 자갈치시장 등 수산업계 상인들 피해 걱정 코로나19로
한 대형 학습지회사 소속 교사인 윤성희(59·가명) 씨는 지난 2018년 9월 수업하러 가던 길에 골목길에서 차를 빼다가 사고를 당했다. 골목을 돌아 내려오던 차에 받히면서 윤 씨의 차가 앞으로 튕겨 나가 다른 차들을 들이받은 것이다. 핸들에 눈을 부딪힌 윤 씨는 현장에서 기절했다. 병원에서 정신을 차린 윤 씨는 검사를 기다리는 중에도 수업이 걱정돼 사무실에 사고 사실을 알렸다. 자신이 담당하는 30여 명의 학부형에게도 일일이 전화를 걸어 수업을 못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눈이 시퍼렇게 멍들어 붓고 뒤통수에는 큰 혹이 났다. 온몸
아테네는 추첨제를 통해 공무를 집행할 사람을 평등하게 선택했고 우리나라 녹색당도 이를 본받아 대의원 선출에 추첨제를 도입했다. 추첨이 공정을 담보한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그러나 버나드 마넹은 저서 <선거는 민주적인가>에서 인간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보다는 자기보다 나은 사람에게 표를 행사한다는 뛰어난 성찰을 보여줬다. 근대 사회의 대중은 가장 뛰어난 엘리트를 지도자로 뽑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했고, 능력에 따라 역할을 다르게 분배하는 것을 공정한 일로 감지한 듯했다. 주류 인간 사회는 평등과 공정을 분리했다.민주사회를 이끄는 엘리트는
그들은 인류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빛의 기둥’을 보러 나온 지역 주민들이었다. 때마침 하늘에서는 달이 밝게 빛났고, 눈이나 꽃가루 같은 것이 날렸다. ‘빛의 기둥’을 보러 철교로 나온 주민들은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며 자신들이 판타지 세계에 갑자기 떨어진 게 아닌가 생각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응시했던 신비로운 ‘빛의 기둥’은 체르노빌 원전 폭발 후, 방사능에 공기가 이온화해 발광한 것이었다. 눈발이나 꽃가루처럼 흩날리던 먼지는 방사능 낙진이었다. 체르노빌 원전이 터진 날 밤, 제어되지 않은 원전의 민낯을 철교에서 응시
"가장 해결이 시급한 것은 개를 식용으로 키우는 문제예요. 개 식용은 동물 학대의 온상입니다. 혹서·혹한에도 '뜬장'에서 기르면서 음식물 쓰레기를 먹이고 항생제를 다량 투여해서 가장 값싸게 기른 후 가장 잔혹하게 죽입니다. 키우는 환경부터 죽이는 방법까지 모두 학대죠."동물자유연대에서 선임활동가로 일해 온 박선화(33·현 환경정의재단 캠페이너) 씨는 지난 7월 3일 서울 성동구 동물자유연대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단비뉴스>는 지난달 16일 그와 전화로 추가 인터뷰했다. 그가 말한 ‘뜬장’은 분뇨 처리를 위해 바
화석연료를 벗어나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그린뉴딜’을 선언한 문재인 정부가 지난 3년간 주요 20개국(G20) 중 세 번째로 많은 공적금융을 화석연료산업에 투입했으며, 최근에도 코로나19 경기침체를 이유로 관련 산업 지원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제지속가능개발연구소(IISD), 해외개발연구소(ODI), 오일체인지인터내셔널(OCI) 등 3개 국제연구기관·환경단체가 G20의 화석연료 관련 공적금융 현황을 조사한 <뒷걸음질 치는 세계: 화석연료 금융지원에 관한 G20 성적표>에 따르면 한국은 화석연료에 지원하는 공적금
"데이터저널리즘의 목적은 단순화·간소화가 아니라 명확화입니다. 기자는 데이터를 왜곡하지 않기 위해 주의해야 하고, 데이터를 읽어내는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해 독자가 오독하지 않도록 이끌어야 합니다."21일 오전 서울시 정동의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2020 데이터저널리즘 코리아 컨퍼런스’에서 데이터 시각화 전문가인 알베르토 카이로(46) 미국 마이애미대 비주얼저널리즘 석좌교수가 말했다.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 건국대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센터,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하고 구글뉴스이니셔티브와 방송기자협회가 후원한 이날 컨퍼런스는
국내 데이터저널리즘 분야에서 뛰어난 보도물을 선정해 시상하는 ‘한국 데이터저널리즘 어워드’ 2020년 수상작으로 <경향신문>의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 등 7개 작품이 선정됐다.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대표 권혜진)와 건국대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센터(센터장 황용석)는 15일 심사결과 발표를 통해 ‘올해의 데이터시각화상’에 <경향>의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를, ‘올해의 데이터기반 탐사보도상’에 한국방송(KBS) 조세정의 2부작 ‘고액체납 보고서’와 ‘조세포탈 보고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 ‘올해의 데이터혁신상’은 <한국일보> 미디어
"먹거리 부문을 기후위기 대응 정책과 그린뉴딜에서 배제하는 것은 실패하겠다고 작정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먹거리는 더 이상 사적인 영역이 아닙니다."23일 오후 2시 서울 을지로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채식부문 기후의제 포럼’에서 조길예 전남대 명예교수가 말했다. 유튜브로 생중계된 이날 포럼은 기후위기비상행동이 주최했다. 조 교수와 이의철 직업환경의학 전문의가 기조발제를 맡았고,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공동대표, 박상진 비욘드넥스트(채식한끼) 대표, 주영재 주간경향 기자, 지현영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