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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을 계속 싸우게 만드는 힘
[미얀마 민주항쟁] ⑥ 해외주민운동연대 코코(KOCO) 강인남 대표
2021년 06월 19일 (토) 12:37:08 김정민 이예슬 기자 akimmin37@naver.com

지난 13일 <단비뉴스>는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서 해외주민운동연대 코코(KOCO)의 강인남 대표를 만났다. 강 대표는 ‘행동하는 미얀마 청년 연대’의 발족을 돕고 그 이후로도 미얀마 민주항쟁과 지속적으로 연대하고 있다. 특히 강 대표는 매주 유튜브 생중계로 미얀마 현지 주민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지난 12일까지 총 13명의 현지 주민이 강 대표와 인터뷰했다. <단비뉴스>는 미얀마의 내부 사정에 밝은 강 대표에게 최근 정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다.

# [미얀마 민주항쟁 연속보도] 보기

① 저항과 학살을 기록한 시민들의 사진 첫 공개

② '행동하는 미얀마 청년 연대' 활동가 A씨

③ 6만 미얀마 시민들의 텔레그램 단독 취재 

④ 봄의 혁명 100일 기록

⑤ 한국 거주 미얀마인들의 증언

 

미얀마에서 지난 2월 1일 쿠데타가 발발한 후, 한국에 있는 미얀마 청년들은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단체를 만들었다. 이들은 2월 7일 국회 앞, 주한 미얀마 대사관, 영사관, 유엔 인권사무소, 광화문 등 5곳에 모여 기자회견을 하고 ‘행동하는 미얀마 청년 연대’라는 모임을 출범했다. 이후로도 지속적인 시위와 강연, 퍼포먼스 등을 통해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 배경에는 해외주민운동연대 코코가 있다. 

- 코코는 어떤 조직인가

“원래 1971년부터 ‘아시아 네트워크’라는 조직 활동을 통해 한국에서 빈민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2012년쯤 코코가 만들어졌다. 원래보다 더 적극적이고 진취적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빈민운동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코코의 원칙은 다양한 지역사회의 문제에 대해 이해 당사자인 지역 주민을 교육하고 활동을 조직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코코의 강인남 대표가 처음 미얀마에 간 것은 2008년이다. 빈민운동을 하며 미얀마 농촌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을 교육했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서 이주노동자들을 교육하면서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리더들을 만나게 됐다. 미얀마 사회의 모순과 군부의 억압통치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된 것은 그때부터였다. 미얀마에서 8888항쟁이나 샤프란 항쟁을 겪고 한국으로 들어와 일하던 미얀마인들은 민주화에 대한 강렬한 염원을 갖고 있었다. 이들과 만나면서 강 대표도 미얀마 사회에 대한 구체적인 관심을 갖게 됐다.

- 행동하는 미얀마 청년연대와는 어떻게 함께 활동하게 됐나

“행동하는 미얀마 청년연대의 대표 중 한 명인 웨 노에 흐닌소(한국이름 강선우) 씨와는 원래 아는 사이다. 쿠데타가 발발했을 때 직감적으로 선우 씨가 생각났다. 이 문제는 청년들이 앞장서서 풀어나가야 하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선우 씨한테 연락했다.”

강 대표는 미얀마 청년들에게 모임을 조직해 한국에서 반(反)쿠데타 활동을 할 것을 제안했다. ‘행동하는 미얀마 청년연대’ 발족의 숨은 조역인 셈이다. 그러나 그는 당사자들이 마이크를 들고 주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코코는 뒤에서 조력만 하고, 행동하는 미얀마 청년연대가 앞장 서는 방식으로 활동해왔다. 그래서 미얀마 민주항쟁과 관련해서는 코코보다 미얀마 청년연대가 더 많이 알려지게 됐다. 코코는 후방에서 힘을 보태는 숨은 조력자라고 강 대표는 강조했다. 

미얀마 시민들을 계속 싸우게 하는 것

- 최근 연방군 창설에 제동이 걸렸다고 들었는데 제대로 된 군대 없이 시민들이 싸울 수 있을까.

“저는 미얀마 시민들을 계속 싸우게 하는 동력은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도 국민통합정부(NUG)도, 이들이 창설한다는 연방군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 스스로가 가진 신념과 의지가 객관적인 조건과 물리적인 상황이 불리함에도 계속 투쟁하게 만드는 거다. 상황이 어떻든간에 싸울 사람들은 싸우겠다는 거지.”

지난 9일 미얀마 내 최대 소수민족인 카렌족은 민주 진영의 NUG와의 연대를 거부하고 NCA협정을 준수하겠다고 발표했다. NCA 협정이란 카렌족이 미얀마 정부와 교전을 중단하고 평화적 협상을 시작하기 위해 맺은 정전협정이다. 카렌민족해방군(KNLA)는 소수민족 반군 중 규모가 가장 크고 군사력이 강하기 때문에 이들의 행보가 다른 소수민족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카렌 반군 지도자들이 정부군과의 교전을 중지할 조짐을 보이자 미얀마 내부의 시민사회가 분노로 들끓고 있다. 뒤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카친반군 측에서도 군 지휘권을 통합정부 측에 내놓지 못하겠다고 주장해 미얀마 민주세력 내부에서 분열의 우려가 일고 있다. 강 대표는 카렌족의 소모뚜 사령관의 통찰과 연륜을 무시할 수 없다며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 연방군이 없으면 항쟁에서 이길 승산도 낮아지지 않나.

“연방군이 창설되면 정말 싸움에 이길 확률이 높아질 것인지 묻는다면, 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각 소수민족군이 70년 동안 각자의 자치구를 지키며 분쟁했는데 어떻게 갑자기 하나로 뭉쳐서 같이 싸우겠는가. 연방군이 생기면 반드시 무고한 시민들이 피해를 입고 학살당하게 된다. 내전은 결국 더 많은 피를 보게 되어 있다.”

   
▲ 해외주민운동연대 코코의 강인남 대표. ⓒ 이예슬

- 탈영병이 점차 많아지는 추세인데 정부군 안에서 분열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나.

“언론에서 탈영하는 정부군들도 있다고 보도하지만 따져보면 50만명 중 겨우 800명 정도다. 그것도 월급쟁이 군인들만 조금 도망 나오는 정도고 장성급은 절대 탈영 안한다. 군 내부의 결속이 그만큼 단단하다는 거지.”

미얀마 군부가 군대를 지배하는 방식은 교묘하다. 군인들의 거주구역에 군인들의 가족까지 함께 모여 산다. 민간인 거주구역과 군인 가정의 생활구역이 철저하게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군대가 민간인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는 데 거리낌이 없다. 군부 통치에 불만을 가진 군인이 탈영하고 싶어도 거의 불가능하다.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의 안전까지 인질로 묶여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얀마 군대는 경제적 이익을 독점하는 특권계층이다. 군 내부 인사들이 주류, 광산, 벌목, 천연가스, 강판 등 미얀마의 모든 기업과 유착하고 있어 마르지 않는 돈줄을 쥐고 있다. 소수의 군인이 다수의 민간인을 착취하는 구조에서 특권을 스스로 내려놓고 시민들과 함께 싸우려 하는 군인은 없을 것이라는 게 강 대표의 의견이다. 군대가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하나로 단결해 민주 항쟁을 엄혹하게 탄압할 가능성이 크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모금 동참 필요해

강 대표가 미얀마 청년들을 돕는 가장 적극적인 방식은 모금활동이다. 2월 9일부터 1차 모금을 시작해 현재 5차 모금을 진행 중이다. 처음에는 코코의 존재가 잘 알려지지 않아 모금 속도가 더뎠다. 그러다가 지난 4월 KBS에서 한차례 기금 홍보를 해주면서 탄력이 붙어 현재까지 3700여 명이 모금에 참여했다. 약 4억 원에 달하는 모금액이 코코를 통해 미얀마에 전달됐다.

강 대표는 모은 기금을 미얀마 측에 어떤 식으로 전달하는지는 철저한 비밀에 부치고 있다. 기금 전달 방식이 탄로날 경우 미얀마 군부가 현지인들을 체포하거나 고문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코코 측에서도 모금받은 돈을 현지에서 어떻게 쓰고 누구한테 보내는지에 대해 미얀마인 단체로부터 일체 보고받지 않는다.

- 코코 측에서도 기부 내역을 모르는지.

“어디로 갔는지는 우리도 모르기 때문에 후원자들에게 세밀하게 결과보고 할 수 없다는 게 코코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만약 모금 결과를 공개하지 않아 코코를 못 믿겠다고 하셔도 할 수 없다. 얼마든지 다른 곳에 기부하셔도 미얀마 시민들을 도울 수 있다. 저희도 코코 측에 기부하길 꺼리는 분들에게는 YMCA나 미얀마민주주의네트워크(미민넷)나 군부독재타도위원회쪽에 기부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시민들은 버티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군부의 자금줄에 타격을 입히기 위해 시민불복종운동(CDM)을 하며 파업에 돌입했지만 CDM이 길어질수록 이들의 생계도 위태로워지고 있다. 미얀마 시민들은 쌀이나 기름을 서로 주고받거나 온라인에 CDM 참여 현황을 포스팅해 기부를 받는 방식으로 간신히 버텨나가고 있다. 그러나 강 대표는 CDM을 시작한지 6개월이 지나면 식량난과 기름난이 대대적으로 미얀마 시민들을 덮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 한국 시민들이 미얀마 민주항쟁을 도울 방법은 무엇인가

“시민단체가 돈으로 연대하는 걸 비난하는 경향이 있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생존을 포기하면서 어떻게 싸움을 지속하겠나. 저희가 언론을 통해 인터뷰하고 홍보를 하는 이유가 시민들의 관심과 연대를 제고하기 위해서라고 많은 분들이 생각하신다. 지당한 말씀이지만 동시에 저는 연대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모금이라고 생각한다, 절실히. 부디 모금에 동참해달라.”

   
▲ 코코와 함께 활동하고 있는 미얀마 청년 A씨가 <단비뉴스>에서 모은 성금을 받고 있다. ⓒ 이예슬

<단비뉴스>는 지난 4월 14일 ‘여기, 사람이 죽고 있습니다’ 사진전을 시작으로 미얀마 쿠데타 이후 벌어진 사건사고들을 취재해 연속보도했다. <단비뉴스> 기자들은 지금까지 <단비뉴스> 차원에서 모금한 성금 백만원을 코코측에 전달했다. 이 기금은 코코와 함께 활동하는 미얀마 청년 A씨가 직접 받았다. <단비뉴스>는 계속해서 미얀마 민주항쟁에 관한 연속보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Myanmar_with_you

 

편집 : 조한주 기자

[김정민 기자]
단비뉴스 환경부, 청년부 김정민입니다.
밥값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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