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네마 천국>에는 영사(映寫)기사인 알프레도가 영사기의 빛을 분산시켜 광장에 ‘야외 극장’을 만드는 장면이 있다. 돈이 없어 영화관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배려다. 시민들은 마치 천국에 온 것처럼 행복하게 영화를 즐긴다. 악덕 업주는 종업원에게 영화표의 반값이라도 받아오라고 시키지만, 아무도 돈을 내지 않는다. 광장은 계급과 권력을 떠나 시민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는 ‘열린 공간’이기 때문이다.광장이 ‘열린 공간’인 것은 그곳이 원래 비어 있기 때문이다. 비어 있어야 사람들이 모이고, 그들은 이야기로 광장을 채운다.
“여기 서비스 왜 이래?” 어쩌다 호텔을 이용하게 되면 비싼 돈을 낸 만큼 최상의 서비스를 기대했다. 청소상태가 어수선하거나 기계오작동이 있으면 곧장 직원들을 불렀다. 직원이 조금이라도 늦게 오면 금세 다시 전화해서 보채곤 했다. 직원들은 대개 무표정한 얼굴로 일했다. ‘고객만족’도 모르나. 손님을 위해 항상 미소를 지어야지. 가끔씩 짜증이 담긴 직원들의 얼굴을 보면 몹시 못마땅했다. 대학원 동기들과 근로 빈곤의 현장을 취재하기로 기획하면서, ‘1등 하우스맨’이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손님의 주문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항상 미소를 날
임금, 교육, 휴가.......비정규직은 당연히 차별 “영어 못 하는데 어떻게 하죠?” 우중 씨가 저녁 근무를 들어가면서 걱정이 태산이다. 낮 근무와 달리 저녁엔 고객과 직접 마주쳐서 얘기를 해야 할 때가 종종 있다. 민수 씨가 끼어들었다. “그럴 땐 그냥 멍한 표정을 지으면 돼요.” 두 달가량 저녁 근무를 해 본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다. 안 되는 영어로 더듬거리기보다 눈만 끔뻑이고 있다 보면 고객이 알아서 프론트로 연락한다는 것이다. 현실적인 처방이었지만, 서글펐다.미니바 담당이자 하우스맨 관리자인 태준(가명,34) 씨는 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