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제7기 대학언론인 캠프]에서 예비언론인들이 써낸 칼럼들을 ‘피투성이 백일장’ 형식을 빌어 모두 첨삭하고 수상작 7편을 골라 <단비뉴스>에 싣습니다. 제시어는 '일' 또는 '밥'이었습니다.첨삭 약속을 해놓고 이제서야 피드백하게 된 점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정해진 시간을 넘길 수 없는 수업 준비와 과제 첨삭, 외부원고 등에 모자라는 능력을 쏟아붓느라 그렇게 됐다면 일말의 변명이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밤낮으로 학교에 머물면서도 마감시간이 없는 일은 계속 밀릴 수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학생들이 보내오는 수많은
띠~. 벨이 한 번 울리면 즉각 전화를 받아야 한다. “정성을 다하는 대한항공 정지숙입니다.”“지금 홈페이지에서 티켓 끊으려고 하는데 계속 안돼요.”“고객님 혹시 보안프로그램 설치하셨습니까? 그럼, 팝업 차단은 해지하셨는지요? 인터넷 익스플로어 버전이 8또는 9버전인가요?”짜증내면 큰일 나는 짜증스런 일 대개는 주말 꽃놀이를 즐기고 집으로 돌아가는 저녁 7시,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있는 대한항공 전산센터 건물 2층은 연이어 들어오는 콜 전화로 쉴 틈이 없다. 국내선 예약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정지
"삼춘~(무사) 삼춘~(무사게) 어디 감수꽈 (장에 감쪄)아덜 메누리 손~지덜 온덴 허난~ 괴기 사레 장에 감수꽈~”(※ 무사 : “왜?”라고 되묻는 제주 방언)제주도에는 촌수를 따지기 어려운 먼 친척 어른을 남녀 구별 없이 ‘삼춘(삼촌)’이라 부르며 가까이 지내는 풍습이 있다. 제주 노래 ‘삼춘’의 제주삼춘은 뭍에 사는 아들과 며느리, 손자들이 온다는 소식에 고기를 사러 시장에 가지만, 60년 만에 고향을 찾은 장기영(48•부산 동래구)씨 가족을 반기는 삼춘들은 없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부산에
‘정략결혼’을 위한 만남은 쉽게 깨지기 마련인가? 서로 통보만 하지 않았을 뿐 둘은 이미 갈라섰고, 이제 한쪽의 가혹한 버림만 남았다며 어떤 이는 토사구팽을 떠올린다. 이별의 주인공은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후보와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다. 16일 박 후보가 김 위원장을 배제하고 경제민주화 공약을 발표한 것은 박 후보의 변심을 확실하게 보여준다.‘경제민주화’로 주선된 만남이었지만 둘은 애초부터 동상이몽이었다. 여자의 변심은 본래 취향을 버리고 유행 따라 남자를 골랐을 때 예상됐던 일이다. ‘총수일가’와 ‘기업’도 구분 못하고 혼동
비만, 골다공증과 함께 중년 여성들을 위협하는 3대 질환이자, 성인남성 절반이 앓고 있다는 고혈압. 세계보건기구는 ‘최고혈압이 140을 넘거나 최저혈압이 90을 넘는 환자는 누구나 치료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고혈압 약은 한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하다 보니 치료 안 받고 버티는 사람이 대부분이다.평생 약을 입에 달고 살아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조용한 살인자’ 고혈압을 방치하고 있다면, 하루 세끼 식단부터 바꿔보자. 열 내리는 데 효과가 있는 다시마로 쑨 죽이나, 콩나물 미나리를 넣은 국수, 오이와 참외를 함께 갈
나이 오십에 노쇠하고 마는 이유“지금 사람들은 마치 술이 음료수라도 되는 듯 과음하고, 술에 취해서는 마음 내키는 대로 정력을 소모하여 생명의 근본인 진기(眞氣)를 잃어버린다. 언제나 원기를 지니고 욕망을 조절하며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 생명의 근본인 줄 모르고, 생활을 무절제하게 하기 때문에 오십에 이미 노쇠하게 되는 것이다.”‘동의보감’에 전해지는 허준 선생의 말씀이 뜨끔했다면, 오는 22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2012제천한방바이오박람회’를 찾아가보자. 충북 제천시 왕암동 한방엑스포공원 일대에서 진행되는 이 박람회는 약초의
‘이천만 동포가 석 달만 담배를 끊어 한 사람이 한 달에 20전씩만 대금을 모은다면 거의 1300만원이 될 것이니. 국민들의 당연한 의무로 여겨서 잠시만 결심하면 갚을 수 있는 일이라.’경제를 파탄에 빠트려 대한제국을 예속하려던 일제는 불필요한 차관을 높은 이자까지 물어가며 쓰도록 강요했고, 1907년 제국의 국채는 천삼백만원으로 불어났다. 이에 이천만 동포가 석 달간 금연하고 그 대금으로 국채를 갚자는 내용의 국채보상운동이 시작됐다. 고종이 담배를 끊고 참여하면서 범국민운동으로 번졌고, 대구에서는 부인들이 패물까지 내놓았다. 국채
“이모! 이모네 수도요금 고지서에 ‘물이용부담금’이라는 항목 있어요? 그게 강 하류 사람들이 우리 쪽(상류) 사람들 지원해주는 거라 대. 위쪽에서 물 맑게 내려 보내느라 고생한다고 주는 거.”“그런 거 따로 안 나와 있다. 이번 달 물 얼마나 썼나, 그거랑 얼마 내라고 물값만 쓰여 있는데.”일명 ‘녹조라떼’로 불리는 녹조현상이 심해지자 관련 뉴스를 찾아보던 박민주(33•여•제천시 금성면 적덕리)씨는 경남지역 일부 주민이 물이용부담금(이하 물부담금) 납부거부운동을 시작한 것에 관심이 갔다. 남한강 지류지역에 사는 박씨는 기사를 통해
생태•역사 외면하고 공사 강행하더니 결국 청계천 복원사업이 재검토되고 있다. 지금 청계천은 생태적‧역사적 측면이 무시돼 전면적으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건설 당시에도 ‘생태 무시’ ‘문화재 파괴’ 등 숱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 시장은 퇴임을 10개월 정도 남겨둔 2005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청계천 공사를 강행했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자신의 임기 내에 결과물만 나오면 된다는 관료의 성과주의가 지금 와서 청계천 복원사업 재검토라는 험한 꼴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청계천은 우선 인공하천인데도 중‧하류에 대장균이
한국과 영국 록의 전설이 만났다. 14일 화요일 [원썸머나잇]에서는 야외 상영작 <퀸-우리의 나날들>과 한국 록음악의 선구자 ‘들국화’의 재결성 무대가 펼쳐졌다. 매트 오케이시 감독 영화<퀸-우리의 나날들>은 그룹 ‘퀸’이 만들어지고 영원한 록의 전설로 남기까지 그들의 성공과 갈등, 업적을 다루고 있다. 에이즈로 요절한 불세출의 보컬리스트 프레디 머큐리, 천체물리학 박사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 노래하는 드러머 로저 테일러, 영원한 베이시스트 존 디콘, 이들 넷으로 이뤄진 남성 록밴드의 이름이 왜 퀸(Queen)이 됐을까. 음반
“런던올림픽 스폰서 삼성전자는 산재, 직업병문제를 해결하라!”6일 오전 11시 30분쯤 서울 태평로의 옛 삼성본관 건물 앞. 일주일 넘게 이어지는 불볕더위로 숨이 탁탁 막힐 것 같은 거리에서 15명의 남녀가 비장한 표정으로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이들은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등에서 일하다 직업병으로 의심되는 백혈병과 악성림프종, 비호지킨림프종 같은 희귀암에 걸린 노동자와 유가족, 그리고 이들을 돕는 시민운동단체 관계자들이다. 사람이 우선인가, 올림픽이 우선인가 “7년째 투병하는 제 딸의 고통을 누가 아십니까? 삼성은 치료기회도 주지
“그 행위가 아무리 괴물 같다고 해도 그 행위자는 괴물 같지도, 악마적이지도 않았다. (...) 그로 하여금 당대의 엄청난 범죄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 되게 한 것은 (결코 어리석음과 동일한 것이 아닌) 순전히 ‘생각 없음(thoughtlessness)’이었다.” 용산 다큐 <두 개의 문>이 대중영화 100만과 맞먹는 독립영화 관객 1만 명을 개봉 8일 만에 돌파해 <워낭소리> 이후 최단기간 흥행기록을 세웠다. 지난 달 21일 개봉 뒤 한 달 만에 누적관객수 5만(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7월 20일 기준 53,028명)을 넘어선 화
1972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는 국제사회가 지구환경보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한 첫 공식회의였다. 이를 계기로 6월 5일은 ‘세계환경의 날’이 됐고, 유엔환경계획(UNEP)은 매년 주제를 선정해 대륙별로 돌아가며 한 나라가 행사를 주관한다. 올해 ‘세계환경의 날’ 주최국은 브라질, 주제는 ‘녹색경제: 당신도 함께인가요?(Green Economy : Does it include you?)’. 세계적으로 녹색성장 논의를 주도해 온 선진국들이 그 성과를 국민들과 함께 나누고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갈 것을 다짐한다
“왜 농민은 항상 가난할까요?” 올 초 치솟는 사료 값에 일부 한우농가에서는 소가 굶어 죽고 만 원짜리 송아지가 등장할 정도로 산지 소 값은 폭락했지만 소비자 가격에 변동은 없었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과일과 채소 값에 장바구니 부담은 커지지만 농가소득이 늘었다는 소식은 어디서도 듣지 못했다.로컬푸드연구회 회장 윤병선 건국대 교수(53)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농업농촌문제세미나] 특강에서 현대 자본주의 체제를 가능하게 한 경제기반인 농업이 오늘날 사회로부터 외면당하는 데에는 구조적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농민들의 죽어나는
김기창•김기만, 이왈종 등 대가들 작품 선보여 흐드러지게 피고 떨어지는 동백꽃 나무 아래, 파란지붕을 그늘 삼아 한 사내가 다리를 꼬고 누워 책을 읽는다. 구멍 숭숭 뚫린 현무암 돌담 한 구석에는 장독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집 나서는 아낙을 사내 대신 누런 개가 배웅한다. 그네들의 추억을 동백나무 곳곳에 숨겨놓은 이왈종 화백의 그림 <제주생활의 중도>가 지역민들을 만나러 지난달 26일 ‘화려한 외출’을 했다.오는 18일까지 충북 제천시 세명대학교 민송기념관에서 열리는 전시회 ‘畵, 화려한 외출’은 개교 21주년을 맞은 세명대와 제
지난번에 내린 빗물을 모아둔 양동이 안이 새카맣다. 강원도 삼척시 오분동에 사는 김문자(58)씨는 걸레를 빨거나 농기구 헹구는 허드렛물로 쓰기 위해 처마 홈통 아래에 플라스틱 양동이를 받쳐둔다.“이 집에 4년 살았는데, 비 올 때마다 항상 그래서… 우리야 이게 뭔지 모르죠.” 진진태(79)씨는 집 뒤편 닭장의 지붕 위를 가리켰다. 기와나 슬레이트 지붕의 울퉁불퉁한 굴곡이 평평해질 정도로 두껍게 쌓인 이물질이 딱딱하게 굳어있다. 진씨가 호미로 기왓장을 여러 번 두드리자 그제서야 이물질 조각들이 떨어져 나온다.인근 마을의 지붕은 거의
개발이 삶을 집어삼키고, 건축이 대자본의 하수인이 된 시대. 김성희 등의 <떠날 수 없는 사람들>에 따르면 1961년 청계천 복개공사를 추진하면서 주민 12만 명이 경기도 광주로 강제 이주했고, 황무지였던 그곳에 하루 수십 명이 굶어 죽는 거대 난민촌이 형성됐다. 서민 아파트를 짓겠다던 83년 서울 목동 재개발은 고급 아파트단지로 계획이 바뀌면서 투기판으로 변질됐고, 주민 3만여 명이 저항하는 과정에서 30여명이 죽거나 다쳤다. 지난 2009년 1월에는 망루에 오른 서울 용산4지구 철거민을 진압하기 위해 특공대가 투입되면서 철거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