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MFF] 의림지 밤바람과 함께 막 내린 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 19일 저녁 의림지 야외무대에서 제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폐막식이 진행됐다. ⓒ 진희정

기록적인 폭염과 함께 했던 제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가 8월 19일 저녁 어둠이 깔리는 의림지 호반에서 6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몇 년간 폐막식이 비 때문에 실내에서 간소하게 진행됐던 것과 달리, 올해는 의림지 야외무대에서 많은 관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유일한 국제경쟁부문인 ‘세계 음악영화의 흐름’ 부문 대상은 제이 별거 감독의 <드럼의 마왕 진저 베이커>에게 돌아갔고, ‘심사위원 특별상’에는 마티 키누넨 감독의 <미스 블루 진>이 선정됐다. 조 하트 감독의 <나는 록스타가 아니야>는 본상 수상을 하지는 못했지만 흥미로운 작품으로 꼽혀 ‘심사위원 특별언급’을 받았다. 

 
▲ 경쟁작 심사위원인 크리지스토프가 수상작을 호명하고 있다.(위쪽 사진) 올해 '세계음악영화의 흐름' 대상작은 <드럼의 마왕 진저 베이커>. 아래 사진 제일 오른쪽 인물이 제이 별거 감독이다. ⓒ 진희정

폴란드 크라쿠프영화제 집행위원장이자 이번 제천영화제 심사위원인 크리지스토프 기에라트는 “‘세계 음악영화의 흐름’ 부문에 출품된 모든 작품이 흥미로웠다”며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서 2편의 수상작을 고르는데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고심 끝에 <드럼의 마왕 진저 베이커>와 <미스 블루 진>을 대상과 심사위원 특별상으로 선정했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심사위원 특별상엔 <미스 블루 진>

 
▲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미스 블루 진>의 마티 키누넨 감독에게 심사위원 구혜선이 시상하고 있다. ⓒ 진희정

심사위원 대상작이자 폐막 상영작으로 선정된 <드럼의 마왕 진저 베이커>는 전설적인 드러머 진저 베이커의 삶을 다룬 작품으로, 심사위원단은 “애니메이션을 통한 감각적인 연출과 다양한 자료화면을 활용한 뛰어난 편집이 백미”라고 평가했다. 개인 일정으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제이 별거 감독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제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대상에 선정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록 음악에 매료 된 17살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미스 블루 진>은 “소품과 의상 등이 1970년대의 시대적 배경을 완벽하게 묘사했으며 배우들의 연기와 음악은 영화의 만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단은 또 한 피아니스트의 8년간의 기록을 담은 <나는 록스타가 아니야>가 “부녀간의 갈등과 솔직한 감정표현까지 작품에 잘 녹여냈다”며 ‘눈여겨볼 영화’로 꼽았다.

배우 윤제문과 소유진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폐막식에는 최명현 조직위원장과 허진호 집행위원장, 그리고 크리지스토프 기에라트, 구혜선, 이환경 등 3명의 심사위원이 함께 했다. 

 
▲ 심사위원단과 관객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영화 <나는 록스타가 아니야>. ⓒ JIMFF

 선착순 의미 없는 자유좌석, 올해도 불만 속출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는 모두 34개국에서 출품된 95편의 영화가 상영됐고, 40여 개 팀이 음악공연을 펼쳤다. 출품작 중에는 세계 최초로 상영되는 월드 프리미어가 5편, 자국 이외의 국가에서 처음으로 상영되는 작품이 11편이었다. 특히 자진 출품된 해외음악영화가 국내 영화 수를 능가하는 179편에 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해외 인지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해 모산동 비행장에 조성됐던 숙박패키지 프로그램 ‘짐프 캠프’는 올해 의림지 특설 무대 옆으로 자리를 옮겨 운영됐다. ‘낮에는 영화와 공연을, 밤에는 캠핑촌에서 달빛 낭만을’이라는 짐프 캠프의 모토에 걸맞게 매일 밤 다양한 먹거리와 함께 이른바 ‘뚜껑 나이트’ 프로그램이 진행돼 100여동의 텐트촌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했다. 

하지만 ‘물 만난 영화 바람난 음악’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영화제 메인이벤트 ‘원썸머나잇’은 올해도 운영 미숙으로 관객들의 거센 비난을 샀다. 개·폐막일을 제외한 영화제 전 기간 청풍호반 야외무대에서 진행되는 ‘원썸머나잇’은 영화와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선착순 입장과 자유 좌석제로 운영되는 바람에 영화가 끝나고 음악공연이 시작되면 무대 앞쪽으로 스탠딩 관객이 몰려오면서, 앞쪽 좌석에 앉아있던 관객들이 크게 반발하는 일이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 야외무대 자유좌석제에 대한 지적은 올해도 이어졌다. 선착순으로 입장했지만, 영화상영이 끝난 뒤 공연을 보기위해 앞으로 몰려든 스탠딩 관객들로 좌석을 지키던 관객이 불편을 겪으면서 마찰이 생기기도 했다. ⓒ JIMFF 

특히 지난 8월 16일 공연에서는 스탠딩이 아니라는 안내방송에도 불구하고 무대 앞쪽으로 사람들이 또 몰려갔고, 급기야 이들과 앞좌석 관객 사이에 고성이 오가면서 행사 시작이 지연되기도 했다. 관객들의 거센 항의로 자리가 정돈될 때까지, 현장 진행자들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데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인지도도 높아지는 만큼 매끄럽지 못한 영화제 운영 문제는 하루빨리 해결해야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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