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육은 다중적 독점체제입니다. 대학, 공간, 시험, 계급, 직업 등 다섯 가지 분야에서 독점이 일어나고 지나친 병목 현상이 생깁니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학생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는 교육 지옥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대학통합네트워크는 대학을 매개로 지위권력과 공간권력을 민주화시키는 중요한 정책입니다. 이를 통해 교육이 민주적 다원체제로 가면서 독점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 1일 <단비뉴스> 전화인터뷰에서 “대학통합네크워크는 학벌체제 타파, 지역 균형발전, 대학 공공성 회복에 크게 기여할 정
부산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명소를 꼽으라면 단연 광안리다. 광안리 해수욕장은 꽤 이름이 알려졌지만 가까운 해운대해수욕장의 명성에 가려 외지인보다는 부산시민들이 가족끼리 주로 찾던 곳이었다. 그런데 외지인이 가장 많이 찾는 부산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것은 광안리 앞바다를 가로 지르는 광안대교가 놓인 이후다. .cycle-slideshow, .cycle-slideshow * { -webkit-box-sizing: border-box; -moz-box-sizing: border-box; box-sizing: border-box; }.
지난 5월 28일 오전 ‘학교 방화셔터 끼임 사고’ 피해자인 홍서홍(10) 군의 어머니를 만나러 양산부산대병원으로 가는 발걸음은 무거웠다. 코로나 탓에 재활병원 안쪽으로 들어갈 수는 없어 연락을 하니 어머니 이길예(38) 씨가 보호자만 드나들 수 있는 재활병원 쪽문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달려 나왔다. 이 씨는 사고 이후 9개월째 의식불명 상태로 누워있는 서홍이 간병과 코로나 사태로 개학이 연기돼 집에 있는 12살, 6살 두 아이 양육까지 감당하느라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사고가 발생한 지난해 9월 30일 이 씨는 서홍과 형을 학교를
경남 거제시에서 용접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온 강정현(43) 씨는 지금 생업을 팽개치고 천리 먼 곳 이천시에서 47일째 막냇동생과 매제의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객지생활을 하고 있다. 우레탄폼 시공을 하는 매제 김모(38) 씨와 매제를 따라 일하러 간 막냇동생 강정영(33) 씨가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여 참변을 당한 지난 4월 29일, 강 씨는 하루 일을 마치고 저녁 모임에 가서 술을 마신 뒤 귀가해 잠이 들었다.다음 날 아침 6시 습관대로 핸드폰을 열어 보니 여동생으로부터 밤새도록 부재중 전화가 10통이나 와 있었다. 전날 저녁 먹으면
지난달 1일 경기도 평택시에 있는 평택대에서 ‘대학의 질적 향상과 평택대 공영형사립대 모델’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열렸다. 유튜브로 중계된 이날 심포지엄에서 사회를 맡은 선재원(공영형사립대추진위 연구대표) 교수는 “공영형 사립대는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과잉현상이 심각한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고등교육 정책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고 소개했다. 공영형 사립대는 국가가 교육경비의 50% 이상을 부담하는 대신 이사진의 절반가량을 외부의 공익형 이사로 선임해 대학운영의 공공성을
“한국의 민주주의는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대단히 모욕적이고 불쾌하지만 1951년 영국 <더타임스> 기자가 절망적이던 당시 우리 민주주의의 실상을 압축해 표현한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1960년 4.19 혁명을 통해 이승만 독재정권을 끝냈고, 1987년 6월 항쟁으로 박정희 이후 26년간의 군사독재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의 꽃을 피웠다. 경제의 꽃도 활짝 피웠고 이제 쓰레기 더미에서 문화의 꽃도 피우고 있다.경기도 부천시 삼정동에 있는 옛 중동쓰레기 소각장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건물 뒤편 울타리에 장미꽃이
“관내 고등학교 졸업생으로 우수대학에 진학하거나, 수능성적이 일정기준 이상으로 대학에 진학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 서울대 1천5백만 원, 고려대‧연세대 1천만 원...” 경남 의령군장학회의 장학사업 안내문이다. 지난 2월 11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의령군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 장학재단들이 ‘스카이(서울‧고려‧연세대)’ 등 상위권대에 진학한 지역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은 ‘학벌에 따라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지방자체단체 장학재단의 학교(학벌)에 따른 장학금 지급 차별에 대한 의견 표
우리나라 철도의 역사는 일본제국주의의 대한제국 침략수탈사와 궤도를 같이 한다. 1899년 9월 18일 개통된 경인선을 비롯, 경부선 경의선 호남선 경원선 등 한반도를 X자로 연결하는 간선 축을 모두 일본이 건설했다. 일본 시모노세키에서 부관(釜關)연락선으로 현해탄을 건너와 부산에서 서울을 거쳐 신의주까지 연결하는 종단철도를 건설해 한반도와 대륙 침탈로를 구축한 것이다. 대한제국은 처음 서울 노량진과 인천 제물포를 연결하는 경인선 철도 부설권을 미국인 모스에게 주고, 서울 용산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경의선 철도 부설권은 프랑스의 ‘피브
논두렁길 끝에 환한 얼굴이 피어있다. 두 팔을 힘껏 흔드는 게 꼭 바람에 너풀거리는 나무 같다. 동그란 안경과 눈매처럼 마음씨도 둥글둥글한 청년일까? “여까지 오느라 고생하셨니데이.” 농촌에 산다는 건, 어렵고 즐거운 도전“도시에 살 때는 가스가 끊긴다는 걸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여기서는 밥해 먹으려면 전화해서 LPG 가스통 배달을 시켜야 해요. 따뜻하게 자려면 기름값도 진짜 장난 아니더라고요.”경북 상주시 이안면 아천1리, 지금은 폐교가 된 은척중학교 아산분교. 이곳에 서른 살 주슬기 씨가
지난 2018년, 이후삼 더불어민주당 후보(현 의원)와 엄태영 미래통합당 후보가 맞붙었다. 당시 제천·단양 선거구 새누리당 권석창 의원이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한 뒤 치러진 보궐선거였다. 당시 이후삼 후보(47.7%)가 엄태영 후보(44.8%)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 국회에 입성했다. 약 2년이 지난 이번 4월 총선에서 두 후보가 재격돌한다. 단 한 번 공개된 여론조사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초접전 양상이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안갯속 선거를 앞두고, 지역 유권자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각 후보의 주
지난 5일 오후 2시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 다문화거리. 초입에 걸린 대형 현수막에 ‘외출시 마스크 착용’ ‘의료진에게 해외여행력 알리기’ 등 ‘코로나19 예방행동수칙’이 온통 중국어로 쓰여 있다. 안쪽으로 몇 걸음 들어가자 동영상 촬영기처럼 생긴 ‘열감지 카메라’가 거리 한 복판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조준하고 있다. 상점 곳곳에는 ‘마스크 미착용자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어있다. 한 마라탕 가게 문에는 ‘신종 코로나로 인해 반 달 동안 영업을 쉽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350미터(m) 정도 시장거리를 걷는 동안 상인과 손님들 중
제주도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크게 세 띠로 둘러싸인 섬이다. 해안선을 따라 섬을 도는 해안일주도로(지방도 1132호), 그 안쪽으로 해발 200~400m 중턱을 도는 중산간도로(지방도 1136호), 섬의 가장 안쪽 한라산을 둘러싸고 도는 지방도(1115, 1139, 1131호)가 세 바퀴 환상일주도로를 형성한다.해안일주도로는 해안선을 따라 제주시에서 서귀포시를 거쳐 다시 제주시로 돌아오는 177.8km 최외곽도로다. 일제가 식민지화 수단으로 건설해 해방 후 단계적으로 전 구간이 완성됐다. 애초 국도12호선이라 불렸으나 제주도가 특별자
지난 11일 오후 찾아간 강원도 양구군 남면 구암리 2사단 32연대 입구에는 철문이 닫긴 채 굳게 잠겨 있었다. 10분 동안 부대 주변을 한 바퀴 둘러 보아도 인기척이 들리지 않았다. 근처 민가에서 개 짖는 소리만 들릴 뿐, 부대안은 텅 빈 채 적막감이 감돌았다. 벌써 녹슨 철문 너머로 보이는 생활관 건물에는 경찰 폴리스라인 같은 붉은 끈이 둘러쳐져 출입통제지역임을 표시하고 있었다. 막사 아래로 축구장과 비닐하우스를 개조해 만든 ‘배드민턴’ 장이 보이고 그 옆 텅 빈 주차장에는 ‘독수리 역사관’이라는 푯말이 있는 컨테이너 박스가 있
1973년 10월 6일, 이집트가 이스라엘 공군기지와 탱크부대에 소련제 미사일과 로켓포를 퍼부었다. 제4차 중동전쟁이 발발한 것이다. 이집트군은 수에즈운하를 건너 이스라엘의 바레즈 방벽을 무너뜨리고 진격했다. 골란고원에서는 시리아가 1400여대 전차를 동원해 이스라엘의 제188기갑여단을 격파했다. 이집트와 시리아를 지원하는 중동 산유국들의 강력한 경고에도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나서자, 산유국들은 원유 수출가 70% 인상, 생산 감축, 이스라엘 지원 국가 석유 금수 조처를 내렸다. 제1차 ‘오일쇼크’ 곧 석유위기가 시작된 것이다
부산의 한 국립대 정치외교학과를 지난해 졸업한 허원혜(26·취업준비)씨는 고등학교 시절 공부에 대해 “시험을 위한 교육이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학교 시스템이 전부 수능에 맞춰져 있었고 1년에 2~3번씩 있는 전국 모의고사와 시·도 교육청 모의고사뿐만 아니라 별도로 사설 입시학원 모의고사도 수시로 봤다”고 회고했다. 이어 “시험에 따라 등급이 나눠지고 미래가 결정될 거라 생각하니 스트레스가 극심해 기숙사에서 한 번 기절한 적도 있고, 깜깜한 운동장에서 혼자 울며 소리를 질렀던 경험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경남지역 농어촌 자율
“아하, 옛 여성들은 이렇게 살았구나”남한강이 흐르는 여주는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중부지역 교통 요충지였다. 여주 인근 16개 나루에는 한양으로 가는 물자를 실은 배들이 줄지어 드나들었고 마을들이 번성했다. 육로 교통까지 발달한 여주는 지금 11만 명쯤 사는 중소도시다.그중에서도 여주시 강천면은 남한강 한가운데 떠있는 강천섬으로 유명한 곳이다.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태기산에서 발원해 원주를 거쳐 흘러 내려온 섬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수운 중심지였다. 강천이란 지명은 ‘편안할’ 강(康)에 ‘내’ 천(川) 자를 써서 말 그대로 ‘편안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언덕 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1945년 해방을 전후한 시기 ‘국민가수’이던 백난아의 ‘찔레꽃’ 첫 소절이다. 백난아가 그리워하던 ‘남쪽나라 내 고향’은 제주시 한림읍 명월리다. 한림(翰林)은 글자 그대로 ‘글의 숲’을 뜻한다. 명월(明月)리는 조선 말기에 유림이나 시인 묵객들이 풍류를 즐겼던 곳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문화적 기운이 깃든 곳에서 ‘국민가수’ 백난아가 태어났다.‘찔레꽃 붉게 피는’ 국민가수 백난아 고향백난아는 중학생 때 콜럼비아 레코드사 콩쿠르, 태평레코드사 레코드예술상 회령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