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으로 향하는 차창 밖은 온통 뿌연 무채색이었다. 비까지 추적추적 내려 마음이 더욱 무거웠다. 전날 새벽까지 읽은 소설 <당신들의 천국>은 나를 '천국'의 현장으로 향하게 했다. 도서관에서 빌린 소설의 배경과 등장인물은 나에게 낯설었다. 한센병 환자를 본 적도 이야기를 들어 본 적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에 몸을 실은 나 자신을 원망하지는 않았다. 눈으로 현장을 보고 싶었다. 작가는 그곳에서 무엇을 보고 느꼈을까? 소설이 나온 때가 70년대였으니 지금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작가 이청준은
“제가 말을 조리 있게 하는 편은 아니지만 되도록 침착하게 해보죠. <기우뚱한 균형>은 되도록 균형을 잡자는 건데, <우충좌돌>은 산술적 균형보다는 중도에서 좌측으로 좀 더 부딪혔던 것 같습니다. 저 스스로도 개혁진보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사상이나 이념 쪽에는 진보가 더욱 모호한 점이 많은 것 같고요.” 청바지에 회색 재킷. 간편한 옷차림새의 김진석 교수(인하대 철학과)는 자신의 저서인 <기우뚱한 균형>과 <우충좌돌>에 대해 설명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 교수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에서 진행하는 ‘인문교양특강’에서 ‘우충좌돌
'나는 개똥벌레, 어쩔 수 없네.손을 잡고 싶지만 모두 떠나가네.가지 마라, 가지 마라, 가지 말아라.나를 위해 한 번만 손을 잡아주렴.’ 신형원이 부른 ‘개똥벌레’ 노랫말의 일부지만, 이토록 아름다운 곤충에 왜 이런 흉측한 별명이 붙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본명을 불러준다면 ‘반딧불이’. 빛을 깜빡이는 이유는 암·수가 교배를 위해 서로 위치를 확인하려는 것이란다. 교배는 6월에 이루어져 지금이 반딧불을 볼 수 있는 시기다.새벽 1시 무렵, 밤안개 자욱한 충북 옥천군 동이면 안터마을 뒷길을 걸었다. 모를 낸 논의 흙과 풀 내음이 코
농업·농촌 보도 무엇이 문제인가"제가 대학 진학을 위해 대구에서 처음 서울 오니까 전부 '촌에서 올라왔다'더군요. 그런데 저는 100% ‘아스팔트 보이’입니다.”대구 출신까지 촌놈으로 취급하는 서울 중심주의를 꼬집으며 강의를 시작한 김현대 기자는 농촌전문기자다. 대도시 출신인 그가 농업·농촌 영역으로 발을 들여 놓은 건 지난 2008년, 한겨레신문사 지역경제디자인센터 초대 소장으로 일하면서부터였다.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캐나다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딴 그는 피폐해가는 농촌사회의 현실을 눈여겨보면서 지역경제디자인센터 아
2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중단을 촉구하는 촛불 시위가 있었다. 2008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열린 촛불 시위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질서 있게 진행됐다. 이날 야권의 강기갑, 노회찬, 문성근, 정동영, 정청래 의원과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참가했다.사회자로 예정돼 있던 김동규 한국 진보연대 민생위원장은 시위를 하기 전 강서경찰서로 연행돼 오후 9시 쯤 석방됐다. 경찰과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 간의 마찰은 없었다. * 이 기사가 유익했다면 아래 손가락을 눌러주세요. (로그인 불
<완득이>는 여전히 영화 속 얘기 “가난해서 외국에서 시집 온 어머니 있어 봤어요?”“그것 때문에 쪽팔렸다는 게 나중에 더 쪽팔릴 거다.”영화 <완득이> 대사 중 일부다. 킥복싱 선수를 꿈꾸는 완득이는 장애인 아버지와 정신 지체 삼촌과 함께 살아간다. 어느 날 자기 어머니가 외국인이었다는 사실을 담임선생님에게 듣게 된다. 어머니의 존재는 평범했던 삶에 혼란을 가져 온다. 하지만 결말은 다양성을 인정받고 조화를 꿈꾸면서 행복하게 끝난다.그러나 본격적으로 다문화 시대에 접어든 한국사회의 현실은 여전히 영화와 꽤 거리가 있다. 경기도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