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4일 오후 1시, 45인승 전세버스 한 대가 경북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월성원자력홍보관 앞에 멈춰 섰습니다. 경주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과 학부모회 회원 등 40여 명이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교복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학생 30여 명은 학부모들의 인솔 아래 원자력홍보관 정문에서 현수막을 펼치고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에너지투어'라고 적힌 현수막이었습니다. 이날 행사는 경주고 1학년 학부모회가 주관하고 한국원자력환경공단과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에서 후원했습니다.모든 경비 한수원이 부담하는 '원전 투어
[앵커]따뜻한 어제와 다르게 다소 쌀쌀했던 오늘, 코로나19 확산 이후 두 번째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있었습니다.방역에 주의를 기울이는 게 익숙해졌고, 작년처럼 수능이 연기되지는 않았지만, 마스크를 쓰고 중요한 시험을 치른다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겁니다.충북 제천의 수능 시험장들 표정을 저와 조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기자]날이 다 밝지 않은 이른 아침, 시험장인 제천여고에 학생들이 들어갑니다.긴장한 듯, 부모님 차에서 내려 발걸음을 재촉하면서도 응원을 나온 선생님과 조심스레 인사를 나눕니다.선생님에게 시험을 못 보겠다며 투정을 부리
지역에서 민간에만 의료를 맡기면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아 의료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지역 주민의 건강권을 보전하려면 공공의료 확충이 필수라는 건 모두가 아는 이야기다. 그러나 공공병원을 짓는다고 무조건 진정한 공공의료가 확충되는 것은 아니다.충북 제천의 인구 1000명당 일반병상 수는 17.6개로, 전국 평균 13.6개보다도 많다. 그런데도 치료가능 사망률이나 뇌혈관질환 사망률 등은 전국 평균보다도 높다. 제천 같은 지역에 필요한 건 공공병원을 지어서 이미 충분한 일반병상을 더 늘리는 게 아니라 심뇌혈관질환센터 같은 필수 의료
얼마 전, 서울 한 번화가에서 '아이들 출입 금지'를 뜻하는 '노키즈존' 문구를 붙인 카페를 봤다. 있다는 말만 들었지, 실제로 본 건 처음이었다. 내가 "너무하지 않냐"고 투덜대니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카페는 조용히 쉬고 싶어서 가는 곳인데 애들은 너무 시끄럽게 굴잖아"라고 타박했다. 누구나 표현의 자유를 공평하게 갖고 있지는 않다. 자기 상황을 제대로 표현해 사회에 관철시킬 수 있다면, 표현 권력을 지닌다는 뜻이다. 아이를 포함한 사회적 약자는 표현 권력의 약자이기도 하다. 대부분 아이는 자기 상태와 기분을 정확히 말로 설명하
4년 전, 충북 괴산군 동부리에 사는 추영자 씨는 일을 하다 허리에 통증을 느꼈다. 괴산 지역 병원에서 엑스레이와 컴퓨터 단층촬영, 즉 CT를 찍었는데, 의사는 별 문제가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추 씨의 증상은 더 심해졌고 서울에 있는 병원에 가서야 제대로 진단받을 수 있었다.괴산에 사는 윤명희 씨 역시 오진으로 병세가 더 악화됐다. 오한이 들고 가슴과 등이 따끔거려 잠을 자기도 힘들었던 윤 씨는 지역의 병원 세 곳을 찾아갔다. 모두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했고, 충북에서는 대형 병원이 몰려있는 청주에 가서야 대상포진이라는 진단을
정시에 퇴근하는 걸 ‘칼퇴’라고 부르며 회사 복지처럼 여기는 한국에서 과로는 딱히 특별하지 않은 일이다. <서울신문> 특별기획팀 유대근, 김헌주, 이범수, 홍인기, 오세진 기자는 2017년,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라는 7회 분의 기획보도에서 과로로 숨진 이들과 유가족 54명의 사례를 발굴하고 심층 인터뷰했다. 1천여 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조사를 하고, 관련한 정부 자료를 찾아내어 과로의 심각성을 알렸다. 한국 사회에 너무 만연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과로가 ‘진짜 심각한 문제’라고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매 기사마다
아르바이트도 수습 기간이 있을까요? 또 수습 기간이라고 월급을 90%만 받아야 할까요? 아르바이트를 그만뒀을 때에도 퇴직금을 받을 수 있을까요?알바생이라면 한번쯤은 고민해봤을 법한 이야기를 카드뉴스로 나누는 '알바생 카드라디오', 오늘은 '퇴직금'과 '수습기간 월급 90%'에 관해 알아봅니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이 기자·피디(PD) 지망생을 위해 매년 2회 무료로 여는 예비언론인 캠프가 23기 일정을 지난 14일부터 사흘간 줌(Zoom) 화상회의로 진행했다. 과거 1박 2일 혹은 2박 3일의 합숙으로 열렸던 이 캠프가 온라인으로 전환된 것은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한 2020년 여름의 21기 이후 세 번째다. 이번 23기 캠프에는 언론인을 지망하는 대학생·취업준비생 등 60여 명이 전국 각지에서 참가했다. 줌 화상회의로 기자·PD 지망생 60여 명 참가 “여러분, 우리는 나중에 2020년과 2021년을 어떻게 기억할
'미래'에는 어떤 기술이 우리와 함께 할까요?시청자를 미래로 모시는 퓨처라이더 제4화에서는 '미래의 먹거리' 시리즈 두 번째로 정밀농업과 스마트팜에 관해 알아봅니다.정밀농업과 스마트팜이 뭔지, 지금 한국에 이 농법이 왜 필요한지, 앞으로 어떻게 발전될지 등을 친절하게 전해드립니다.퓨처라이더 제4화(기획·구성 : 조한주 김신영 기자, 김대호 PD / 출연 : 김신영 기자 / 편집 : 김대호 PD / 촬영 : 정진명 기자, 신현우 김대호 PD / 썸네일 : 조한주 기자) 편집 : 김동우 기자
[앵커]청소년의 신체 활동은 평생의 건강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습니다.그만큼 어릴 때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한다는 건데, 요즘 청소년들은 얼마나 많이 움직일까요?2019년 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 146개 나라 가운데 아동․청소년이 가장 적게 움직이는 나라는 한국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세계보건기구의 청소년 운동량 권장기준인 하루 1시간도 운동하지 않는 아동․청소년이 94.2%나 됐습니다.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진 이후는 더 심각합니다.국내 한 어린이재단이 조사해봤더니, 하루 평균 30분 미만으로 운동하는 청소년은 코로나19 이
'미래'에는 어떤 기술이 우리와 함께할까요?시청자를 미래로 모시는 퓨처라이더 제3화에서는 '미래의 먹거리' 시리즈 첫 번째로 식물성대체육과 배양육에 관해 알아봅니다.식물성대체육과 배양육이 뭔지, 지금까지 어떻게 개발돼왔는지, 상용화하기 위한 과제는 어떤 게 있는지 등을 친절하게 전해드립니다.퓨처라이더 제3화(기획, 구성 : 방재혁 조한주 김신영 기자, 김대호 PD / 출연 : 김신영 기자 / 편집 : 김대호 PD / 촬영 : 방재혁 조한주 기자, 김대호 PD / 썸네일 : 조한주 기자)편집 : 이정민 기자
게임을 하던 중 채팅으로 성희롱을 당하거나, 처음 보는 사람에게 소셜 미디어 메시지로 성적인 발언을 듣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통매음', 통신 매체 이용 음란죄로 고소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있으신가요?게임에서 성희롱을 당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단비뉴스>가 카드뉴스로 정리했습니다.
사람들이 자주 하는 착각 중 하나는 민주주의는 ‘지배’와 거리가 먼 정치체제라는 점이다. 민주주의의 어원인 ‘다수(demos)에 의한 지배(kratia)’에서 알 수 있듯이 민주주의도 결국 ‘누가 어떻게 지배할 것인가’의 문제다. 지배자 없는 민주주의란 있을 수 없으며 이들은 필연적으로 권력을 행사한다.오늘날 지배와 복종 관계는 날 것 그대로 행사하는 권력이라기보다 지배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권위 관계가 대부분이다. 적어도 민주주의 체제 아래 권위와 권력은 상호 의존 관계다. 권위는 물리적 강제력을 수반하지 않고도 명령이 지켜지도록
인도의 부유층과 권력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타지마할 팰리스 호텔에 도착한 몇몇 청년은 수세식 변기를 처음 보고 신기해한다. 그리고 욕실에 부상당한 채 숨어있던 여성을 죽인다. 동네에 변변한 화장실이 하나도 없는 열악한 곳에서 살아온 청년들은 돈을 많이 준다는 이유로 테러에 뛰어들어 사람들을 죽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호텔 뭄바이> 이야기다.비슷한 장면을 그린 러시아 회화가 있다. 빅터 폴랴코프가 그린 ‘겨울궁전 습격 이후’에는 한 청년 병사가 놀란 표정으로 궁전 내부를 올려다본다. 걸친 것은 끝이 닳아 해진 코트, 신은 건
시청자미디어재단과 팩트체크넷이 공동 주관하고 방송통신위원회가 후원하는 ‘제1회 팩트체크 주간’ 행사가 2일 오후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개막했다. 이번 행사는 팩트체크의 필요성에 관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다. 팩트체크 주간은 국제팩트체크네트워크(IFCN)가 2017년에 제정한 ‘국제 팩트체킹의 날(4월 2일)’에 시작돼 오는 8일까지 계속된다. 제1회 팩트체크 주간은 ‘일상을 흔드는 거짓, 팩트체크로 바로 잡다’라는 슬로건 아래, 국내·외 미디어와 팩트체크 기술 전문가들이 모여 세미
KBS ‘뉴스9’을 진행했던 황상무 전 KBS 앵커가 지난 2020년 11월 9일 사표를 냈다. 황 전 앵커는 KBS 사내 게시판에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회사가 한쪽 진영에 서면 나머지 절반의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일”이라며 “KBS는 극단의 적대 정치에 편승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황 전 앵커의 글을 인용해 수십 건의 기사가 쏟아졌다. 대부분 ‘KBS가 극단의 적대 정치에 편승하면 안 된다’는 내용을 제목에 담으며 황 전 앵커가 KBS의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한 걸 ‘일침’으로 표현했다.
순종실록에 나주 사람 문순득 이야기가 나온다. 우이도에서 나고 자라 흑산도에서 홍어를 팔던 문순득은 25살 때 다른 섬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풍랑을 만나 열흘 넘게 표류했다. 가까스로 목숨은 건졌지만, 조선 아닌 섬에 닿았다. 도착한 곳은 지금은 오키나와라고 불리는 류큐. 아홉 달 동안 류큐어를 배우면서 살다 청나라로 가는 조공선에 오르지만, 다시 풍랑을 만난다.문순득은 지금 필리핀 루손 섬인 '여송’(呂宋)에 다다랐다. 연날리기를 좋아하지만 노끈을 잘 꼬지 못하는 그곳 사람들 모습을 보고 노끈을 만들어 파는 수완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