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애나폴리스스타>(인디스타)의 기자 토니 쿡은 인디애나주의 공공요양 시설에서 유독 죽음이 자주 발생하는 것에 의문을 품었다. 탐사보도 전문 기자 팀 에반스, 데이터 전문 기자 에밀리 홉킨스 등과 팀을 꾸려 2019년부터 취재를 시작했다. 그들은 인디애나주 간호 인력의 총 근무시간이 50개 주 가운데 최하위권인 48등이지만, 어떤 주보다도 많은 ‘메디케이드’(Medicaid) 추가 지원금을 받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메디케이드는 요양이 필요한 저소득층에게 미국 주 정부와 연방 정부가 공동으로 재정을 보조하는 제도다. 가장 많은 지
※ 주의 : 이 비평 기사에는 영화의 결말을 포함한 영화 전반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를 그 자체로 즐길 독자는 영화 관람 후 기사를 읽으시길 바랍니다. 에베레스트산 크기의 혜성 디비아스키가 지구로 다가온다. 충돌까지 남은 시간은 6개월 14일. 대응할 시간이 없다. 천문학자 케이트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 분)와 랜들 민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 교수가 세상에 혜성 충돌의 심각성을 경고한다. 그런데 아무도 관심이 없다. 대통령은 선거에만 관심이 있고, 대기업은 혜성 속 광물 욕심에 지구 방어를 방해한다. 언론은 지구에 혜성
“2018년에 <인공지능 콘텐츠 혁명>이라는 책을 썼어요. 당시만 해도 콘텐츠 분야에 인공지능 관련 콘텐츠는 실험 단계였어요. 기술을 활용해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지가 중심이었죠. <인공지능 콘텐츠 혁명>은 그런 실험 사례를 모아놓은 책이었어요.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어요. 실험 단계를 떠나서 시장에서 먹히는지 확인하는 단계예요. 3년 만에요.”고찬수 PD는 “콘텐츠 분야의 인공지능이 실험 단계를 넘어섰다”고 말한다. 제작이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시장 활용 가치를 확인하는 단계라는 것이다. 그의 말처럼, 인공지능 기술은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바꿨다. 회사의 방향성을 메타버스로 바꾸겠다는 의도였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는 미국 IT전문매체 와의 인터뷰에서 “5년 뒤에는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사회연결망(SNS) 회사가 아닌 메타버스 회사로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메타버스를 “모바일 인터넷의 다음 버전(successor)”이라고 평가했다. 메타버스에 관한 그의 기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17일, ‘우리 시대의 콘텐츠’ 8강은 줌으로 진행됐다. 강연자 고찬수 PD는 ‘메타버스・인공지능 시대 콘텐츠 산업
소소한 이야기 전성시대다. 자극적이지 않은 스토리, 개인의 일상을 담아내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유미의 세포들>은 그런 이야기의 전형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시즌1의 성공에 힘입어 시즌2 1화부터 10%의 높은 시청률로 시작했다. 마지막 12화는 14%를 기록했다. <유미의 세포들>은 전국 시청률이 2%대로 낮았지만, 화제성 지수는 드라마 분야 3위에 올랐다. 유튜브 클립은 (11월 2일 기준) 업로드 1주일 만에 100만 조회수를 달성했다. 우리는 왜 자극적이지 않은, 소소한 이야기에 빠져들고
1인칭 다큐, 체험 다큐, 애니메이션 다큐, 인터랙티브 다큐, 다큐 소프, 다큐 버라이어티, 웹 다큐, AI 다큐까지. 다큐멘터리에서 다양한 새로운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도큐먼트(Document, 증거나 정보를 제공하는 문서나 사진 기록)를 어원으로 하고, '허구를 사용하지 않고 객관적 사실을 제시하는 영상물'로 알려진 다큐멘터리(Documentary)가 허구를 앞세운 페이크 다큐(Fake Documentary)까지 실험의 대상으로 삼는다. 실험 중인 모든 형식을 과연 다큐멘터리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시대에 다큐멘터리는 무엇
2017년, 박은경(51) 씨는 경기도 분당의 한 대학 병원에서 낭패를 겪었다. 뇌병변으로 하루 대부분을 누워 생활하는 와상장애 자녀의 기저귀가 넘쳤는데, 갈아입힐 곳이 없었다. 처음에는 병원 침대를 빌리려 했다. 병원 쪽은 “입원실 말고는 침대가 없다”며 거절했다. 아무리 찾아도 마땅한 공간이 없었다. 박 씨는 장애인 화장실을 향했다. 장애인 화장실에도 누울 공간이나 시설은 없었다. 결국 화장실 한편에서 활동지원사가 자녀를 안고 있는 동안, 박 씨가 기저귀와 바지를 갈았다. 박 씨는 “온몸이 땀으로 젖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뇌
미얀마정치범지원협회는 협회 사이트에 ‘군부에 의해 살해당한 이'들의 수를 알리고 있다. 쿠데타가 일어난 지난 2월 1일부터 7월 8일까지 898명. 공식적으로 사망이 확인된 사람 수만 세기 때문에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많다. 미얀마 군부 세력이 폭력으로 독재를 이어갈수록 이 숫자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난다. 시민들은 ‘정치 주체로서 시민’이라는 존재 가치와 ‘독재로부터의 해방’이라는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항쟁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다시 태어나도 우리>에서 린포체(환생한 큰 스님
챔피언스리그에 굶고 출전한 선수들세계 최강의 클럽 축구팀을 선발하는 대회인 챔피언스리그는 축구선수에게 꿈의 대회다. 많은 선수들이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바라지만, 강팀이 아니면 출전하기도 힘들뿐더러, 강팀에 속한다고 해도 우승은 하늘의 별 따기다. 실력과 운이 모두 받쳐줘야 쳐들 수 있는 게 챔피언스리그 우승컵, ‘빅 이어’(Big ears)다.네덜란드 프로 축구팀인 AFC 아약스의 하킴 지예흐와 누사이르 마즈라위는 ‘빅 이어’를 들어올릴 수 있는 기회를 종교의 이유로 포기했다. 한국 시간으로 2019년 5월 9일, 아약스는 영국의
송연순(89)과 정기숙(88)은 한국전쟁 참전용사다. 국군이 서울을 수복하고 얼마 뒤 열여덟 연순은 여자 의용군 2기생으로, 열일곱 기숙은 춘천여고 학도병으로 참전했다. 연순과 기숙은 1953년 7월 휴전협정이 체결되고 나서야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과거를 숨겼다. 자녀들도 그들의 참전 사실을 2000년대에 들어서야 알았다. 그들은 왜 자랑스러운 과거를 숨겼을까? KBS 춘천의 현충일 특집 다큐멘터리 <연순, 기숙: 71년 전 그 소녀를 만나다>는 지난 50년 동안 그 사연을 꽁꽁 싸맨 이유를 풀어낸다. 내가 있던 곳, 전장송연순(
근래 콘텐츠에서 가장 눈에 띄는 키워드는 ‘사적 복수’다. 이를 담은 tvN <빈센조>, SBS <모범택시>가 차례대로 인기를 끌었다. 그 전부터 사적 복수에 관한 수요는 있었다. 네이버 웹툰에 2018년부터 연재된 김규삼의 <비질란테>에서는 사적 '자경단'이 무력한 경찰에 앞서 범죄자들을 처단하면서, 같은 해 한동우의 <세상은 돈과 권력>에서도 사적 존재가 거대 자본이 통제하는 학교를 통쾌하게 부수며 인기를 끌었다. 사람들은 <비질란테>와 <세상은 돈과 권력>을 보며 ‘사이다물'이라고 했다. 한때의 바람이라고 생각했던 ‘사이다물’
봄은 쉽게 오지 않는다봄은 쉽게 오지 않는다. 심술궂은 겨울은 물러가면서도 봄의 길목을 막고 새 생명이 움트는 것을 방해했다. 싹을 틔우던 꽃봉오리들은 꽃샘추위에 떨었다. 따뜻한 봄볕에 올라온 빨간 사과 꽃봉오리는 하얗게 피지도 못하고, 봄철 두릅은 냉해를 입어 검게 죽었다. 때아닌 서리에 파릇하던 부추는 누렇게 썩었다. 올봄도 햇볕을 믿고 나선 식물들에 가혹한 계절이었다.봄이 되면 한번은 꼭 아프다. 올봄에도 나는 감기몸살을 앓았다. 아침저녁으로 겨울의 추위가 여전한데도, 한낮의 따스한 햇볕에, 봄꽃의 현란한 유혹에 긴장을 푼다.
여동생은 무대를 좋아했다. 내가 동생의 취향을 알게 된 것은 그가 5살 때였다. 순천 KBS 공개홀에서 ‘서울 대전 대구 부산’을 부른 가수 김혜연 씨와 함께 노래를 불렀다. 시꺼먼 실루엣이 그렇게 많았는데도, 웃으며 서울, 대전, 대구, 부산을 찍었다. 고등학교 2학년, 동생은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 했다. 가족은 반대했지만, 동생은 도전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고 했다. 가족의 승낙이 떨어지자 그는 치열하게 노력했다. 아침 5시면 일어나 학원으로 향했고, 밤 11시에 집에 돌아왔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3년을 준비했다. 키
서울 공덕동에 살면서 5호선을 자주 탄다. 지하철 노선도로 보면 보라색이다. 스크린도어에 적힌 설명에 따르면,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승객을 황제로 생각하겠다는 일념으로 보라색을 5호선의 상징으로 택했다고 한다. 호감이 가는 상징이다. 5호선에는 매일 수많은 황제가 타고 내리는 셈이니까. 나도 그 중 하나이고. 황제를 상징하던 색은 보라색보다 자주색에 가까웠다. 자주색은 보라색보다 빨간색 비율이 좀 더 높다. 자주색은 고대 페니키아 신화에서 페니키아의 주신 멜쿠르아트가 연인에게 자주색 옷을 지어주면서 귀하게 취급됐다. 고대인들은 자주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