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시 의림지의 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널찍한 온실 모양의 ‘의림지 다육촌’이 눈에 들어온다. 제천 토박이 장금자(65) 씨와 아들 부부가 운영하는 다육식물 (줄기·잎에 수분이 많아 두꺼운 육질을 이룬 식물) 가게다. 가게 안에는 500여 종의 크고 작은 다육식물이 쪼르륵 줄을 맞춰 앉아 있다. 이파리들이 모두 촉촉하고 통통하다.우울증 치유해 준 ‘인생 식물’ 화가 모네에게 수련, 고흐에게 해바라기가 있었다면 장금자 씨에게는 염좌(다육식물의 일종)가 있었다. 30대 후반 예고 없이 찾아온 우울증에 고통받던 그는 ‘식물을 키워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은 가을로 가득 찬 밤하늘을 노래하며 시작한다. 그 밤하늘은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다. 소학교 시절 벗들의 이름을 추억하고, 무수한 별들을 가로질러 가장 아름다운 이름, '어머니'라는 별에 닿는다.윤동주 시인이 아스라이 먼 별을 헤며 밤을 지새우기 100년 전, '피아노의 시인'이라 불린 다른 청년은 향수를 오선지에 그려 넣는다. 폴란드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쇼팽은 스무 살 가을, 음악가로서 지경을 넓히기 위해 폴란드를 떠나기로 한다. 그해 여름 열렬히 짝사랑한 성악가 콘스탄틴을 생각하며 작곡한 것이 피아
경찰의 ‘차벽’이 사라진 대신 풍자를 담은 가면과 ‘평화의 꽃’이 활짝 피었다. 5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광장에서 500여 시민단체 주최로 열린 2차 민중총궐기대회는 주최 측 추산 5만여명의 참가자들이 자유로우면서도 질서 있게 의견을 표출하는 한마당이 됐다. 지난달 14일 1차 민중총궐기가 광장을 둘러싼 경찰 버스와 최루액 섞인 물대포, 시위대의 거친 저항으로 얼룩졌던 것과 대조적이었다.이날 오후 2시가 조금 넘자 서울광장에 인파가 모이기 시작했다. 플라스틱 등으로 만든 각종 탈과 가면, 복면을 쓴 시민들이 유난히 많았다.
“엠부테!”연보라색 셔츠와 회색 정장에 단정하게 넥타이를 맨 30대 후반의 남자가 링갈라어로 ‘안녕하세요’라는 뜻의 인사를 건넸다. ‘엠부테’라 쓰긴 했지만 첫음절은 ‘음’과 ‘엠’ 사이 어딘가의 소리라 우리말로 정확하게 적을 길이 없다. 링갈라어를 모국어로 쓰는 이 남자의 이름은 프레디 피오피오. 콩고민주공화국의 수도 킨샤사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지금은 고향에서 1만2142킬로미터(km)나 떨어진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 산다.중앙아프리카에 있는 콩고민주공화국은 곧잘 ‘아프리카의 심장’이라 불린다. 넓은 국토, 비옥한 토양, 풍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