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변화하는 1인 미디어, 무한경쟁 속 성장 전략' 컨퍼런스

“모호하고 막연했던 1인 미디어가 이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변화하는 1인 미디어, 무한경쟁 속 성장 전략' 컨퍼런스가 지난 15일 서울 연세대학교 광복관에서 열렸다. 1인 미디어의 현 위치와 앞으로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스마트폰 보급 확산과 SNS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이제는 1인 미디어와 관련한 이야기를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기존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1인 미디어는 개념이 명확하지 않고 모호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그런 모호함을 넘어 1인 미디어의 실체와 가능성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었다.

▲ '변화하는 1인 미디어, 무한경쟁 속 성장 전략' 컨퍼런스에서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손준수

때로는 기존매체보다 위력적인 1인 미디어

얼마 전 인기 BJ 대도서관이 아프리카TV로부터 방송정지를 당한 일이 있었다. 한국사회의 병폐로 지적되는 ‘갑질’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사건으로 주류 언론이 뉴스화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BJ의 방송정지는 뉴스로 접하기 힘들었다. 이제는 1인 미디어의 영향력이 예전보다 커졌다는 방증이다.

CJ E&M을 비롯한 기존의 방송사와 포털들도 ‘1인 미디어’의 가치를 알고 본격적으로  MCN(Multi Channel Network) 사업에 뛰어들었다. CJ E&M이 론칭한 ‘DIA TV’는 1인 크리에이터들을 육성하고 관리하면서 콘텐츠를 생산 중이며, 유튜브 구독자 5,500만 명을 보유한 아시아 선두주자다. DIA TV가 현재 글로벌 MCN 시장에서 33위인 걸 보면, 전 세계적으로 MCN 시장규모가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 MCN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는 오진세 CJ E&M DIA TV 팀장. © 손준수

1인 미디어 영향력을 높여주는 ‘구독’ 중심의 콘텐츠 유통

몇 년 전부터 콘텐츠는 ‘검색’에 의해 유통이 좌우됐다. 아무리 잘 만든 콘텐츠도 포털사이트에 검색이 되지 않으면 봐주는 사람이 없었다. 이 때문에 언론사는 실시간 검색어에 맞춘 ‘어뷰징’ 기사를 남발했고 블로거들도 검색어에 노출되기 위해 애를 썼다. 방문자와 조회수로 미디어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검색에서 ‘플랫폼 구독’으로 콘텐츠 유통 구조가 변화 중이다. 정보의 양이 증가하고 정확도와 신뢰도가 추락했기 때문이다. 검색으로 원하는 정보를 바로 얻기 힘들어졌기 때문에 사람들은 믿고 안심할 수 있는 콘텐츠를 구독하는 방식으로 콘텐츠 소비 행태가 변했다. 특히 자신의 취미나 생각, 소비행태 등이 유사한 성향을 지닌 콘텐츠를 발견하면 주저하지 않고 ‘팔로잉’을 한다. 이제는 ‘구독자수’가 많은 미디어가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 1인 미디어도 신뢰할 수 있고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갖춘다면 웬만한 언론사보다 구독자 수가 많아진다.

‘#(해시태그)’만 해도 ‘디지털 인플루언서’

기업이나 브랜드는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고객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주고 행동으로 이끌어내야 한다. 하지만 고객에게 직접 다가가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 중 하나인 ‘광고’는 효율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기피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이점에 맞춰 ‘디지털 인플루언서’는 소비자와 기업, 브랜드 간의 간극을 좁혀주는 중계자 역할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디지털 인플루언서는 특별한 직업도, 사람도 아니다. 1인 방송 크리에이터부터 파워블로거, 더 나아가 SNS 활동을 하는 모든 국민이 될 수 있다. 적어도 SNS에서 ‘#(해시태그)’를 입력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디지털 인플루언서다. 이들은 자신이 가진 네트워크를 이용해 브랜드의 메시지와 스토리, 경험을 디지털 공간에서 전파한다. 근래에 들어서 인플루언서는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콘텐츠의 주인공이 되거나 콘텐츠 개발에 더 나은 방법을 제시해준다.

▲ 대표적인 1인 미디어의 사례로 강연에 나선 걸그룹 레인보우의 지숙. © 손준수

기업과 브랜드는 디지털 인플루언서들의 행동 특성과 영향력의 유형을 분류하여 마케팅 활동과 콘텐츠 유통에 이용하고 있다. 이날 컨퍼런스 강연자로 참여한 임명재 디인텔리전스 대표는 “마케터들은 인플루언서와 의미 있는 관심과 목표를 어떻게 형성시키고 그들에게서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연구한다”며 “자신이 크리에이터나 디지털 인플루언서로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여기에 대한 답을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략만 잘 갖춘다면, 스스로 성장하여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1인 미디어 도약을 위해 전략적 접근 필요하다

이제 1인 미디어의 위상은 높아졌다.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은 ‘플랫폼’의 발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앞으로 1인 미디어가 몸집을 키우려면 전략적 접근을 해야 한다. 트랜스 멀티 플랫폼 활용, 차별화된 스토리 구축, 구독자와의 소통 강화 등이 대표적 전략이다. 1인 미디어의 경쟁자라 할 수 있는 언론사들도 같은 접근을 하고 있다. 이제는 1인 미디어가 언론사와 비슷한 위치까지 올라오고 있으므로 기존의 언론사들은 경계심을 갖고 이에 대응해야 할 것이며, 1인 미디어도 차별화를 위한 노력을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다.


편집 : 박진우 기자

저작권자 © 단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