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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영화의 숲을 지키는 소나무
[BIFF] 진통 끝에 다시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
2016년 09월 26일 (월) 16:38:09 박찬이 기자 8808082@gmail.com

부산시의 <다이빙 벨> 상영금지 압력과 그를 둘러싼 갈등을 딛고, 부산영화제가 영화인과 시민의 힘으로 다시 열린다. 21회를 맞은 올해 영화제의 컨셉은 ‘산 속 바위 틈 사이에서 뿌리를 깊게 내린, 홀로 선 소나무'. 그동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강인한 뿌리를 내리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포스터. ‘시간이 지날수록 땅속 깊이 뿌리를 내려 강인해지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 부산국제영화제 공식홈페이지

부산국제영화제는 2014년 세월호 미스테리를 주제로 한 영화 <다이빙 벨>을 비롯해 도발적인 영화와 개성 넘치는 영화를 소개해왔다. 아시아와 한국의 새로운 재능을 발굴해온 영화제의 풍성함은 여기서 나온다. 아시아 여성 신진 감독, 중국 신예들의 재능도 이번에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는 아시아 영화의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시>의 이창동 감독, 그리고 중국 뉴웨이브를 이끄는 허우샤오시엔 감독 3인이 ‘아시아 영화인의 연대’에 대해 대담하는 스페셜 이벤트를 마련했다.

   
▲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다이빙벨>. ⓒ 부산국제영화제 공식홈페이지

개막작은 한국영화 장률의 <춘몽>을, 폐막작은 이라크 출신 후세인 하싼의 <검은 바람>을 선정했다. 상영작은 아시아, 유럽 등 69개국 300편, 월드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122편으로, 부산 센텀시티와 해운대에 있는 5개 극장, 34개 스크린에서 상영된다. 영화제 기간 동안 유럽영화진흥위의 지원으로 유럽의 감독과 배우들 18명이 영화제를 방문, 영화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GV)한다.

   
▲ 개막작 <춘몽> 예리(한예리 분)의 마음을 얻기 위한 세남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 부산국제영화제 공식홈페이지

눈에 띄는 여성 감독 3인이 있다. 일본 대배우 출신 구로키 히토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조감독 출신 미와 니시카와, 데뷔작과 두 번째 작품을 모두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선보이게 된 태국의 아노차 수위차콘퐁이다. 이번 영화제 참석 의사를 밝힌 구로키 히토미는 국내에는 <실락원(1997)>의 여주인공으로 알려져 있다. 그녀의 장편 데뷔작 <얄미운 여자>는 서로 상반된 삶은 살아가는 두 여인에 관한 이야기다. 소설가 출신이면서 연출력까지 검증받은 미와 니시카와 감독은 <아주 긴 변명>에 가족의 의미와 뒤늦은 깨달음을 담았다. 아노차 수위차콘퐁 감독은 지난 2009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데뷔작 <우주의 역사>를 선보인 지 7년 만에 두 번째 장편 영화 <어둠의 시간>을 들고 왔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현재’에 대한 성찰을 담았던 전작의 빛나는 통찰은 <어둠의 시간>에서도 여전하다. 극중 영화감독 ‘옌’은 70년대 태국의 군부 학살 사건을 시나리오 집필하면서 ‘영화로 기억을 재연할 수 있는가’하는 물음을 관객에게 던진다.

   
이번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여성영화감독 3인의 작품. 위로부터<얄미운 여자>. ⓒ 부산국제영화제 공식홈페이지
   
▲ <아주 긴 변명>. ⓒ 부산국제영화제 공식홈페이지
   
▲ <어둠의 시간>. ⓒ 부산국제영화제 공식홈페이지

중국권 신예들의 장편 데뷔작도 놓칠 수 없다. 타이완 대표 배우 매트 우가 감독으로 데뷔한 <천량지전: 새벽이 오기 전에>, 야오 티안의 <500미터 800미터>, 웨이 슈준의 <세상의 끝>이 그것이다. 매트 우는 2014년 <사십 세계의 계단>으로 단편 영화 부문 최우수 작품에 수여하는 선재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천량지전 : 새벽이 오기 전>은 그의 장편 극영화 감독 데뷔작이다. 도시의 그늘에 소외된 두 남녀가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희망의 여정을 잔잔히 그린다. 야오 티안의 <500미터 800미터>는 올해 1월 1일 폐지된 가족계획이 위력을 발휘하던 1997년의 중국 농촌을 배경으로, 하나만 낳아야 한다는 야만적인 가족계획과 경직된 관료체제를 그렸다. <세상의 끝>은 아름다운 중국의 서부 풍광 속에 젊은이들의 사랑을 담았다.

   
중국신예 감독들의 장편데뷔작도 눈길을 끈다. <천량지전: 새벽이 오기 전에>. ⓒ 부산국제영화제 공식홈페이지
   
▲ <500미터 800 미터>. ⓒ 부산국제영화제 공식홈페이지
   
▲ <세상의 끝>. ⓒ 부산국제영화제 공식홈페이지

개·폐막작 인터넷 사전 예매는 27일 오후 6시부터 시작된다. 일반 상영작 티켓은 29일부터 예매가 가능하며, 6일부터는 현장 BIFF매표소에서 구매할 수 있다(www.biff.kr).


편집 : 박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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