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8 제천·단양 지역구 총선 기획] ② 대형 토목공사 내세우는 권석창 새누리당 후보

지역 4선 송광호 전 의원이 비리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제천·단양의 호랑이’가 사라졌다. 빈자리에 예비후보 12인이 출마해 경쟁이 과열되자, 충청북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곳을 특별단속지역으로 지정했다. 진통 끝에 여야 3당이 후보를 공천한 뒤 본격 레이스가 시작됐다. 새누리당 권석창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후삼 후보, 국민의당 김대부 후보는 민심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단비뉴스>는 총선 후보들의 공약 분석, 후보별 심층 탐구, 지역민의 바람을 5회의 시리즈로 보도한다. (편집자)

제천·단양 20대 총선 후보 공약 분석
② 새누리당 권석창 후보
③ 더불어민주당 이후삼 후보
④ 국민의당 김대부 후보
⑤ 지역민의 바람

‘깨끗한’ 공무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새누리당 권석창 후보(49)의 ‘공직선거경력’란은 깨끗하다. 1990년 34회 행정고시 합격 이후 작년 9월까지 20년 넘게 공직생활을 해온 권 후보에게 이번 선거는 정치권을 향해 내딛는 첫 걸음이다. 전임 지역구 의원인 같은 당 소속 송광호 전 의원은 제천·단양 지역에서 내리 4선을 했다. 그러나 비리 혐의로 당선 무효가 확정되면서 재출마가 불가능해졌다. 4선 의원의 비리는 주민들에게 허탈감을 안겨줬다. 이런 주민들에게 오랜 기간 공직을 지켜온 권 후보의 ‘깨끗한 경력’은 매력적인 요소가 될 법하다.

▲ 제천 시내에 있는 권석창 새누리당 후보 선거사무소. ⓒ 신혜연

그러나 정치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지점이기도 하다. 권 후보는 지난해 9월에 돌연 정년퇴임을 결정했다. 지역구 국회의원에 출마하기 위해서였다. 갑작스러운 출마가 성급한 결정은 아니었는지 물었다.

 
4선 의원이 비리 사건으로 자리를 비우자 ‘무주공산’이 된 제천·단양 지역구에는 전례 없이 예비후보들이 쏟아져 나왔다. 총 12명의 예비 후보가 이름을 올렸다. 권 후보는 새누리당 후보 공천을 받기 위해 김기용 전 경찰청장, 엄태영 전 제천시장 등과 경선을 벌였다.

그는 중앙 정부와의 연계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국토부에서의 오랜 관료 생활 경험을 살려 중앙 정부의 예산을 대폭 끌어오겠다는 것이다. <제천뉴스저널>과의 지난 1월 인터뷰에서 권 후보는 “우리 제천에 필요한 것은 제천을 한방이나 의병, 음악영화로 새롭게 브랜딩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대형프로젝트를 발주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권석창 새누리당 후보의 7대 공약 중 일부. "행정고시, 국토부 인맥을 총 동원하여 정부예산을 대폭 끌어오겠습니다"라고 크게 쓰여 있다. ⓒ 권석창 후보 홈페이지

“국가 차원의 ‘대형 프로젝트’ 끌어오겠다”

권 후보의 첫 공약은 단양 관광 산업 활성화다. ‘단양팔경’으로 유명한 이 지역에서 낯선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그는 한 발 더 나아갔다. 단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권 후보는 물을 막아 수중보 수위를 높여 유람선 운행 추진 홍보관 신설 선착장 신설 생태공원 신설 조망탑 신설 등의 개발 계획을 이야기했다. 특히 수심을 2미터(m)에서 4미터까지 높여 물길을 통한 유람선 운행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계획을 묻자 “아직 설계를 안 봐 모르지만, 몇 천억이 아니라 몇 백억 밖에 안 들어가니까 (가능할 것)”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 단양 제1경 도담상봉의 모습. 권 후보는 “도담삼봉에서 단성 수중보까지 연결된 물길을 4m까지 끌어올려 상시 배를 운행하겠다”고 밝혔다. ⓒ flickr

두 번째 공약인 ‘교통망 확충’ 역시 익숙하지만 규모 면에서 두드러졌다. 제천~삼척 간 고속도로 연장 82번 국도 확장 여주~원주~제천 복선전철화 사업 추진 제천~단양 자동차 전용도로 건설 봉양-신림 연결 등의 사업이 세부공약으로 올랐다. 실현가능성을 묻자 “2018년 말이면 상당부분 실현이 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재차 묻자 "준공까지는 4년 내에 어렵다"며 "도로·철도 사업은 착수만 가능하다"고 말을 바꿨다.

농민을 위한 지원책도 내놨다. 생산약정제 확대 보장가격 기준 개선 작물에 대한 가격안정대책 마련을 내세웠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지난해 한·중FTA 협상 당시 농민들에게 지급하는 쌀 직불금 인상 시기를 당기는 안에 반대하는 등 농업 보조금 지급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이런 당론에 대한 입장을 묻자 국내 제도에 초점을 맞춘 공약이라며 선을 그었다. “현재 있는 제도인 생산안정제 금액을 현실화하고, 소규모로 농사를 짓는 분들에게까지 혜택을 확대해 어느 정도 생계를 보장해주려는 목적이라며 (농민들을) 부자로 만들어준다는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실현 의지를 묻자 “임기 내에 관련법 입법을 완료하겠다”고 답했다.

경제살리기에 관한 공약에는 ‘단양 석회석산업연구소에 대한 국가 지원 등 석회석 산업 진흥에 대한 정부 지원 확보’ 안이 포함됐다. 그러나 석회석 산업 활성화 공약은 주민들의 건강 문제와 관련해 잡음이 예상된다. 제천 시멘트공장 인근 주민들은 공장을 상대로 오랜 기간 피해 보상 소송을 진행해왔다.

관련기사: http://www.danbi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687

이런 우려에 대해 권 후보는 “환경개선부담금을 통해서라도 피해 주민들에게 확실히 보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개선부담금을 지불하는 주체가 누군지에 대한 질문에는 확답을 피했다.

▲ 지난 31일 권석창 새누리당 후보가 제천 시내 신화당 약국 근처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 박경배

지역구 국회의원은 중앙에서 온다?

한편 선거법 위반 관련 경찰 조사에 대해서는 혐의를 부인했다. 권 후보는 작년 종친회에서 식사 대접을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권 후보는 이와 관련한 입장을 묻자 “전혀 혐의가 없다”며 “상대측의 네거티브 공세”라고 일축했다. 권 후보는 또 “선거 출마가 결정되기도 전에 종친회 어르신들과 관행적으로 식사한 걸 가지고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한 것”이라며 “수사를 받아봐야겠지만,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제천 단양 지역에서 오랫동안 떨어져 지낸 점에 대해 물었다. 권 후보는 20년 이상 타 지역에서 공직 생활을 해 왔다. “제천에 대해 잘 모르시지 않느냐”는 우려에 권 후보는 “국회의원은 중앙에서 활동하다가 오는 게 맞다”고 대답했다. 권 후보에게 ‘좋은 지역구 국회의원’이란 지역 발전을 위한 예산을 끌어올 수 있는 힘 있는 인물이다. 지난 1월 권 후보는 예비후보 상태에서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건설분과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편집 : 이명주 기자

저작권자 © 단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