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뉴스] 다문화 청소년 다솜학교 축제

“저는 무역회사 사장이 되고 싶어요. 돈을 많이 벌면 세계여행도 가고, 우리나라를 위해서 좋은 일을 하나라도 하고 싶어요. 아프리카 국가나 파키스탄 같은 어려운 나라에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는 기술학교를 만들고 싶어요.”

검은 곱슬머리 사내아이가 어눌한 한국어로 다부지게 ‘꿈’을 발표했다. 알리우스만(설비과 1학년)은 3년 전 파키스탄에서 온 중도입국 청소년이다. 파키스탄에 ‘다솜학교’와 같은 기술학교를 짓는 꿈을 갖고 있다. 이번에는 말간 얼굴의 짧은 머리 소녀가 무대 위로 올랐다. 7년 전 몽골에서 입국한 이진아(전기과 1학년)는 전기기사가 되어 포스코 같은 회사에 입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설비과 1학년 학생인 알리우스만이 나의 꿈과 미래에 대해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 손은민

지난 29일 충북 제천에 있는 한국폴리텍 다솜학교에서 제4회 다솜제가 열렸다. 11개국 126명의 학생이 다니는 다솜학교는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국내 최초 기숙형 대안 기술고등학교다. 이 학교는 2012년 개교 이후 매년 학생들이 한 해 동안 활동한 동아리와 방과 후 프로그램의 결과물을 학생들과 지역사회에 선보이는 다솜제를 열어왔다.

이날 행사에서는 미술, 목공예, 영화제작 등 학생들의 프로젝트 작품 전시와 장구춤, 밴드, 댄스,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이 이어졌다. 또 몽골 납작 만두, 중국 콜라 닭 날개, 베트남 쌀국수 등 학생들이 준비한 모국음식을 맛보는 ‘마스터셰프 다솜’, 자신의 꿈을 발표하는 ‘비전 발표’, jtbc <비정상회담>으로 유명한 알베르토를 초청한 토크쇼 등 여러 코너가 진행됐다.

권오석 교무부장은 “학생들의 국적이 다양해 문화, 언어, 생각들이 다 이질적이다 보니 함께 생활하는 데 굉장히 힘든 부분이 있다. 또 한국 사회가 다문화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한국문화만을 강요하는 면이 있다”며 “축제를 통해 자기 나라 문화를 잊지 않으면서도 서로 문화를 교류하고, 협동단결하는 경험을 해보는 것이 다솜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문화가정 학생들에 대한) 외부의 보이지 않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며 “이런 축제를 통해서 지역사회 주민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하려는 친구들이 있고, 이 아이들도 한국학생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고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 네일아트샵을 연 여학생들이 첫 손님을 맞아 정성스레 손톱 손질을 하고 있다. ⓒ 손은민
▲ 각국 음식을 선보이는 ‘마스터셰프 다솜’ 행사에서 가장 인기를 끈 ‘몽골 납작 만두’는 우리나라 만두와 비슷해 음식문화의 유사성 또는 교류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했다. 몽골 출신 비얌바도리지(전기과 1학년)와 그의 어머니가 요리를 하고 있다. ⓒ 손은민
▲ 학생들이 1년간 활동한 미술 동아리와 방과 후 프로그램의 결과물들을 본관 복도에서 전시하고 있다. ⓒ 손은민
▲ 학생들이 방과후 목공교실에서 만든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판매수익은 ‘어려운 이웃 돕기’에 기부된다. ⓒ 손은민
▲ 전기과 학생들이 만든 로봇과 소형 엘리베이터 프로젝트 작품. ⓒ 서혜미
▲ 찬조공연을 위해 방문한 육군 제5탄약창 한영준, 김상헌 상병이 다솜카페 ‘talk store’에서 간식을 먹고 있다. 제5탄약창 장병들은 군부대 재능나눔 프로그램으로 다솜학교에서 음악과 영어 방과 후 수업을 지원한다. ⓒ 손은민
▲ 다솜학교 뮤지컬 팀 ‘고래고래’가 다솜학교 버전으로 각색한 뮤지컬 <소공녀>를 공연하고 있다. ⓒ 서혜미
▲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하는 알베르토 몬디가 '알차장의 힐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이탈리아', '한국', '학창시절', '진로와 취업', '사랑’등 5개의 키워드로 다솜학교 학생들과 토크쇼를 했다. ⓒ 서혜미

 편집 : 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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