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뉴스] 제3회 사찰음식대축제 나흘간 성황

“사찰음식은 제철에 나는 재료에 자연 양념을 사용해서 식재료가 가진 원래 모습을 그대로 내놓아요. 화장 전 모습인 ‘생얼’이죠. 저도 화장을 하지 않았는데 피부가 반짝반짝하지 않나요? 화장을 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자신감이 있는 거예요.”

제3회 사찰음식대축제가 3월 12일부터 15일까지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열렸다. 14일 오전 화엄강당에서 열린 ‘사찰음식, 편견을 깨다’라는 토크쇼에서 장성 백양사 천진암의 정관스님은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에 비유하며 사찰음식을 소개했다.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자연, 향기를 붓다’라는 구호와 함께 자연 본연의 맛과 향을 중시하는 사찰음식에 대한 체험의 장을 다채롭게 마련했다. 또한 강연과 학술 포럼을 통해 사찰음식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돕고 레시피를 공유했다. 

제2전시관에 마련된 각 부스에서는 전국의 사찰음식 특화 사찰에서 준비한 음식을 시식하고 체험하는 장이 마련되었다. 영선사의 시금치전, 물미역전, 느타리버섯전을 시식해본 임미현(56•서울 마포구) 씨는 “전에 들깨가 들어있어 톡톡 터지는 맛이 산뜻하다”며 “집에서도 해먹고 싶은 음식”이라고 말했다. 

금수암의 밤과 단호박이 든 쑥버무림떡, 통도사에서 선보인 배춧잎쌈밥이나 진관사의 연근쑥개떡도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축제에 온 김정선(25•서울 구로구) 씨는 “사찰음식은 자연식이라 맛이 없을 줄 알았는데, 다양하게 요리되니 맛있고 새로웠다”고 말했다. 정관스님은 “많은 사람들이 사찰 음식에 대해 막연한 이미지를 가졌지만, 실제로 스님들이 어떤 음식을 먹는지 모른다”며 편견을 깨기 위해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축제는 가족, 친구로 보이는 남녀노소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권희자(59•서울 서대문구) 씨는 “노부모의 건강을 돌보며 식생활의 중요성을 실감했다”며 “우리 전통 식생활의 근본인 사찰음식을 자식들도 즐기게 해 건강을 지키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봉은사 신도인 조봉임(66• 서울 강남구) 씨는 “웰빙이 대세인 만큼 건강한 사찰음식에 관심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불교문화사업단 홍보팀의 유정민 씨는 “올해 축제는 1, 2회와 달리 사찰음식에 집중한 프로그램들을 내놓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2전시관의 향적당과 외부에 마련된 부스들에서는 한국 전통문화와 불교문화에 관련된 재미난 체험 활동들이 마련됐다. 15일 오후 향적당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공우발양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토니 파렐리(Tony Farrelly) 씨도 이색적인 경험을 했다. 

“음식을 남기지 않고, 그릇을 깨끗이 비우는 점이 좋아요. 낭비하는 게 없거든요.(You eat everything you get and turn the bowl clean. I like the idea. Nobody wastes loot.)”

외부 부스에서는 연등회 초롱등, 전통지화, 전통팔찌 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전통지화를 만든 김은혜(27•경기도 가평군) 씨는 “어렵지 않고 단순한데다 친절히 가르쳐줘서 아이들도 즐겁게 따라 했다”고 말했다.

▲ 장성 백양사 천진암 정관스님이 '사찰음식, 편견을 깨다'라는 주제로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사찰음식의 핵심으로 제철 음식과 자연 양념, 정성을 꼽았고, '들깨장' 레시피를 소개했다. ⓒ 김영주
▲ 제2전시관에는 11개 사찰음식 특화사찰 부스가 차려져 특색있는 음식들이 소개됐는데 진관사는 연근쑥개떡과 연잎차 시식을 진행했다. ⓒ 김영주
▲ 금수암에서는 쑥버무림떡을 선보였다. 단호박과 밤 등이 들어있어 방문객들의 인기가 높았다. ⓒ 김영주
▲ 봉녕사에서는 맷돌로 콩물 만들기 체험을 해볼 수 있었다. 맷돌에서 나온 콩물로 순두부를 만들어 바로 옆에서 시식할 수 있게 했다. ⓒ 김영주
▲ 수도사에서는 연근지짐과 연자삼색송편을 내놓아 손님들의 발길을 잡았다. ⓒ 김영주
▲ 통도사 부스에는 배추잎쌈밥을 직접 만들어 장아찌와 함께 먹는 시식 코너가 마련됐다. ⓒ 김영주
▲ 서울무역전시관 대회의실에서는 학술 포럼이 열렸다. ⓒ 김영주
▲ 제2전시관 향적당에서는 발우공양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는데 외국인도 많이 참여했다. ⓒ 김영주
▲ 향적당에서 고무신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 김영주
▲ 바깥 부스들에서는 한국 전통문화와 불교문화 체험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전통지화 체험반 등에는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방문객들로 붐볐다. ⓒ 김영주
▲ 전통팔찌 만들기 체험반에는 어린이들이 몰려 전통 방식으로 염색한 실에 매듭을 묶어 모양을 내고 있다. ⓒ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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