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뉴스] 한국여성대회, 양성평등을 향한 외침
107주년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제31회 한국여성대회가 8일 오후 시민 1천5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지난 1월 한 10대 소년이 무장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하기 위해 터키로 떠나면서 '페미니스트가 싫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성운동(페미니즘)에 대한 '혐오'와 '옹호' 의견이 인터넷 등에서 한창 대립하던 중이라 이날 대회는 특히 눈길을 모았다.
김초롱(24·여·서울 성북구)씨는 "춥고 썰렁했던 작년에 비해 참가자들이 많이 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특히 "자생적으로 생긴 페미니스트들이 광장에 많이 나온 듯하다"며 "여성 혐오가 가시화한 것이 그 이유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남성이지만 여성대회 자원활동에 나선 이태민(25·경기도 구리시)씨는 "취업 얘기를 나누다보면 여성이 많이 불리하다는 것을 느낀다"며 이번 행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지난달 한 칼럼니스트가 "무뇌아적 페미니스트가 IS보다 위험하다"고 쓴 데 반발해 트위터에서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라는 해시태그(주제어표시)를 다는 운동을 주도한 요리작가 차유진(41·여)씨와 일부 여성들은 손팻말과 책자를 제작해 여성민우회나 페미니즘 자율학습을 통해 배포했다. 여성단체연합이 주최한 이날 대회에서는 '성평등 디딤돌상', '올해의 여성운동상' 등 여성권익증진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 대한 시상과 함께 초대가수의 노래와 춤 등 여흥시간도 마련됐다.
기념식 외에도 광장 양 옆으로 여성의전화, 서울여성노동자회 등이 마련한 18개의 부스에서 캘리그라피(서체예술), 성차별 헛소리격파, 자활물품 판매, 성불평등 설문 및 퀴즈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성차별 헛소리격파를 체험한 덕희(활동명·21·여·경기도 파주)씨는 "서비스업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화장법까지 세세하게 지적당하고 일에서도 불이익을 당한 경험이 떠올라 (격파를 하며) 속이 시원했다"고 웃었다.
군인권센터 대학생 서포터즈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심귀범(24·남·강원도 춘천)씨는 "여성 권리가 신장됐다고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며 "앞으로 적극적인 행사를 통해 의식을 개선하거나 환기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민우회의 여경 활동가는 최근 칼럼파동 등 페미니즘에 대한 공격과 대응과정에서 여성단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느냐는 <단비뉴스>의 질문에 "구체적인 수치를 말하긴 어렵지만 2월부터 가입문의가 확실히 많아졌다"고 답했다.
단비뉴스 편집부장, 미디어팀 김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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