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제천한방바이오엑스포]
아토피 탈출 건강피부 관리 정보에 관심 집중

“이거 여드름에도 효과가 있나요?”

“아빠나 엄마들이 써도 되나요?”

지난 7일 충북 제천 한방바이오엑스포 행사장 한편의 체험 코너. 열 댓 명의 어린이들이 종이컵을 열심히 저으며 질문을 쏟아낸다.

“네~ 물론이죠! 아토피, 여드름은 물론이고, 어른들 피부에도 좋답니다.”

▲ 행사에 앞서 강사가 비누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소개하고 있다. ⓒ구세라


한참을 저은 후 종이컵을 들여다보자, 각각 하늘색 분홍색의 액체가 서서히 굳더니 컵 크기의 반만한 고체가 된다. 아토피 치료를 위한 한방비누라고 한다. 아이들은 반나절이 지나야 완전히 굳는다는 설명을 들으며 신기한 듯 이리 저리 살펴본다. 이 비누에는 글리세린과 피마자기름, 에센셜오일, 미생물 배양액인 EM추출물, 그리고 황토가루와 같은 한방성분이 들어가 피부의 보습을 돕는다고 한다. 강사 이선미씨는 “피부의 수분 유지 기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아토피 치료 뿐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6일 <2010제천한방바이오엑스포> 개막과 함께 매일 하루 네 다섯 차례 열리고 있는 ‘아토피 비누 만들기’ 체험 코너는 현장 학습을 나온 초등학생 등 꼬마 손님들로 늘 붐빈다. 오전 10시부터 2시간에 한 번씩, 한 번에 15명씩만 체험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찍 오지 않으면 다음 순서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유치원 어린이 셋 중 하나는 아토피

꼬마 손님들이 많은 것은 간단히 따라할 수 있는 체험이라는 점 외에 아토피에 시달리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그 만큼 많은 현실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이번 엑스포에서 ‘명품한방병원’의 하나로 선정돼 관람객들에게 피부관리상담을 해주고 있는 우보한의원에 따르면 요즘 유치원생 셋 중 하나는 아토피 환자로 진단될 정도로 아동 아토피가 심각하다. 유전적 요소도 있지만 환경오염과 서구적인 식생활, 해로운 식품 첨가물 등 생활 주변에 유해 요소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의 경우 특히 피부의 가려움증을 참지 못해 함부로 긁었다가 발진, 진물, 2차 감염 등으로 이어지기 일쑤여서 어른 환자보다 고통이 심하다.

 ▲ 아토피가 발병하면 피부가 붉게 부풀어오르고 발진, 가려움증, 진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키우미한의원

우보한의원의 이순옥 기획홍보팀장은 아토피의 원인 중 하나가 ‘과다한 활성산소’라고 설명했다. “적당한 양의 활성산소는 외부에서 우리 몸으로 세균이 침투했을 때 막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많으면 체내의 기름기와 결합해 과산화질로 변해서 정상적인 세포까지 파괴합니다.” 결국 보습 작용을 하는 피부세포가 파괴돼 피부가 건조해지고 외부자극에 민감해지면서 가려움증, 발진, 진물 등을 동반하는 아토피가 된다는 것이다.

세명대 한의학과 이영규 교수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으로 ‘폐 기능 약화’를 들었다. 폐는 땀을 배출하면서 체온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폐 기능이 약화돼 땀을 내보내지 못하면 피부 온도가 높아지고 건조해져 아토피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그래서 피부 증상을 치료하는 대증요법 외에 근본적으로 폐 등 장기의 기능을 정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좋은 음식 먹기’보다 ‘나쁜 음식 피하기’가 더 중요

따라서 아토피와의 싸움에는 장기의 기능을 강화하는 음식물 섭취가 특히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콩 제품과 발효식품을 아토피에 좋은 음식으로 지목한다. 특히 대두는 발효과정에서 아토피 치료에 필수적인 항산화효소가 많이 생성된다고 한다. 이밖에도 뼈째 먹는 작은 물고기, 흰살 생선, 유정란 등이 아토피에 좋은 식품으로 꼽힌다. 반면 육류는 아토피 환자가 가장 피해야할 음식이다. 활성산소는 수명이 짧지만 동물성 기름과 결합해 과산화질로 변하게 되면 쉽게 소멸하지 않아 오랜 시간 우리 몸의 세포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유제품에도 아토피나 알러지를 악화시키는 아라키돈산이 들어 있어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이순옥 팀장은 “좋은 음식을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주의해야 할 것은 나쁜 음식을 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좋은 음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고, 나쁜 음식이라고 해서 절대로 먹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본인의 체질에 따라 받지 않는 음식을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아토피에 좋은 음식

아토피에 나쁜 음식

흰살 생선(조기, 굴비, 가자미, 갈치, 광어, 우럭 등)

커피, 코코아(홍차, 녹차는 가능)

뼈째 먹는 작은 물고기(멸치, 뱅어포 등)

고기 일체(특히 육수, 사골 국이 더 해로움)

계란(유정란): 계란 알레르기가 없는 사람에 한해서

등 푸른 생선(고등어, 꽁치, 정어리, 참치 등)

고사리, 죽순을 제외한 야채, 과일

우유, 버터, 치즈 등 유제품

된장과 같은 발효식품

찹쌀, 현미

두부와 같은 콩제품

과자, 색소가 함유된 식품

 

고사리, 죽순

 

부침이나 튀김, 마요네즈

 

클로렐라, 스쿠알렌, 오메가-3 등 건강 보조식품

(자료: 우보한의원)

생활 습관만 바꿔도 아토피 치료에 도움

같은 한방이라 하더라도 아토피의 주요 증상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가려움증, 진물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경우 환부에 직접 연고 등을 발라 증상을 완화한다. 또한 발열이나 피부 갈라짐이 심할 경우 환부 치료와 함께 탕약 처방을 통해 장 기능을 강화한다. 가려움증, 통증이 너무 심할 경우 침 치료를 통해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4개월 정도 한방치료를 계속하면 뚜렷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완치가 되는 질병은 아니기 때문에 증상이 사라진 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치료를 위한 연고나 크림, 탕약 등은 한방 병원, 한의원 등을 통해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또 자초, 황기 등의 약초로 차나 식품을 만들어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자초는 항균, 소염, 해열작용이 뛰어나 염증이 있는 피부 점막을 아물게 하며, 황기는 항산화작용이 뛰어나고 피부 저항력을 강화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토피 예방을 위해서는 실내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하고, 환기를 자주해 공기를 신선하게 하는 것, 그리고 적당한 운동이 중요하다고 한다. 또 옷을 벗고 신선한 바람을 쐬어주는 풍욕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한다. 평소에 옷은 가급적 헐렁하게 입고, 목욕할 때는 거친 때수건으로 밀지 않는 것이 좋다.

 ▲ 명품한방관에서는 7개의 병원이 피부질환을 포함해 암, 척추 등에 대한 상담 및 진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010제천 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

한편 오는 16일까지 계속되는 <2010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에서는 우보한의원, 세명대 한방병원 등 4개 병원의 한의사와 전문가들이 명품한방관에서 관람객들을 상대로 아토피를 포함한 피부질환에 대해 무료 상담을 해 주고 있다. 

<한방 아토피 비누 만들기>

재료(10장 기준): 
  비누베이스 1kg

  글리세린 10~15ml  EM추출물 10ml

  한방분말(숯, 황토, 녹차, 녹두, 쑥, 쌀겨 가루 중 택 1) 10~15g

  에센셜 오일 (라벤더, 오렌지, 레몬 중 택 1) 5~10ml

  비타민E 10g

만들기: 비누 베이스를 중탕한 후 종이컵 등 틀에 붓고, 각 재료를 넣어 잘 저어준 다음 서늘한 곳에서 반나절 정도 건조해 주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비누가 된다. 천연 비누는 습기에 약하기 때문에 건조한 곳에서 보관하고, 되도록 빨리 사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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