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정부의 무능한 대처를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집회에 참여한 인원은 주최측 추산 5만명(경찰추산 1만1000명)으로 세월호 참사 이후 열린 집회 중 최대 규모다.
참여연대·민주노총 등 500여개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세월호 참사 대응 각계 원탁회의’ 주최로 열린 이날 집회는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진행됐다. 민중가수 류금신씨의 노래로 시작된 추모집회는 연사들의 발언과 민족춤패 '출'의 공연 등으로 이어졌다. 무대에 오른 발언자들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이를 위한 특별법 제정,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했다.
이날 발언자 중 한명인 한신대 신학생 김진모씨는 시민들을 향해 “세월호 사건 사고입니까, 학살입니까?”라고 물으며 “우리에게 가만히 있으라는 세력에게 분노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방송(KBS) 출신의 이경호 전국언론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기레기 취급받고 있지만 이제 가만히 있지 않고 일어서겠다, 오늘부터 제작거부를 결의하고 KBS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위한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면서 “시민 여러분도 한국 언론의 평형수가 돼, 선장을 교체 해달라”고 요청했다. 시민들도 연사들의 발언에 열렬히 호응하며 정부의 무능함을 함께 규탄했다.
연사들의 발언이 끝난 뒤 시민들은 보신각-종로3가-을지로입구-서울광장 합동분향소로 이어지는 행진에 나섰다. 시민들은 “아이들을 살려내라”, “특별법을 제정하라”, “박근혜는 책임져라”는 구호를 외쳤다. 한편 일부 시민들은 청와대로 가겠다며 예정된 경로를 벗어나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