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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경쟁 학교, 폭력 대책도 점수로
길 잃은 학교폭력 대책 ② 실효성 없는 승진가산점제
2014년 03월 28일 (금) 16:43:05 조수진 김혜영 기자 sujieq@danbinews.com

“학교 폭력을 예방하고 해결했다는 게 사실 평가가 애매해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기 쉽죠.”

서울 중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9년째 근무하고 있는 유선영(33··가명)교사는 지난해 12월 말 부랴부랴 승진가산점 신청서 하나를 작성했다.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육부)가 도입한 ‘학교폭력 예방과 해결 등 기여교원 승진가산점’을 받기 위해서다. 유 교사는 교육청에서 지침으로 내려온 ‘친구끼리 사과하는 날(애플데이)’ 행사를 한 것을 학교폭력 예방교육이라고 기재했다.

   
▲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애플데이(10월24일)를 맞아 사과모양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음) ⓒ 서울특별시강서교육지원청

학교폭력 예방 위한 가산점제, 현실은 졸속 운영

“수업시간에 아이들에게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라’라고 한마디 한 것도 ‘교우관계 개선을 주지하는 특별 시간을 가졌다’고 기재할 수 있죠.”

학생수가 1000명이 넘는 유 교사의 학교에는 승진에 아직 큰 관심이 없는 젊은 교사들이 많아 가산점 신청자가 많지 않았다. ‘놓치면 아깝다’는 교감의 성화에 신청서는 냈지만 유 교사는 이 제도가 떨떠름하다. 가산점 부여 기준이 애매하고, 승진가산점을 ‘당근’으로 내세워 교사들의 형식적인 활동을 유도하는 것이 잘못된 접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지난해 5월 교육청을 통해 공지한 승진가산점제는 전국 초·중·고교에 근무하는 모든 정교사에게 적용된다. 기간제 교원 등 비정규직은 대상이 아니다. 학교폭력 관련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인원은 학교별 교원 정원의 40%이며, 가산점은 연간 1회 0.1점(개인 상한 2점)으로 다른 활동 관련 가산점에 비해 높은 편이다. 교사가 해당 실적자료를 학교에 제출하면 학부모를 포함한 3~7인 규모의 선정위원회에서 가산점 대상자를 선정하고 학교장이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한다.

   
▲ 한 초등학교에서 학교운영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음) ⓒ 세종시교육청

“교육청에서 어떤 지침이 내려오면 ‘아, 지금은 이게 뜨거운 감자구나’라는 걸 알 수 있어요. 학교 폭력이 크게 이슈가 되니까, 눈에 보이는 시급한 해결책이 필요했겠죠.”

경북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 중인 이성희(35··가명)교사는 학교폭력 가산점제가 졸속으로 만들어진 근시안적 정책이라며 “학교폭력은 모든 교사가 당연히 관심을 쏟는 부분인데 누가 더 예방에 기여했는지 지표, 점수로 환산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가산점을 준다면 실제로 노력한 모든 교사들에게 주어야지 대상자 수를 제한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정된 승진 혜택이 교사간 분열 조장하기도

승진가산점 대상이 학교별 교원정원의 40%로 제한되다 보니, 일부 학교에서는 교감 진급을 앞둔 중견 교사에게 우선적으로 혜택을 주는 등 ‘나눠 먹기’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경북의 다른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김성진(46·가명)교사는 “일부 교사들은 가산점을 겨냥해서 학생 생활담당을 자원하거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들어가려 한다”며 “실제로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것과는 상관이 없는 경쟁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고 꼬집었다. 승진가산점을 받은 교사와 탈락한 교사들 사이에 미묘한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 초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사 이씨는 "학교폭력에 관심없는 선생님은 없다"고 말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음) ⓒ 조수진

물론 이 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교사도 없지 않다. 포항의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최미현(29··가명)교사는 “가산점 제도 시행 후 학교폭력 문제에 더 관심을 갖고 예방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더라”며 “교사들끼리 불필요한 경쟁을 유도하는 부분은 개선할 필요가 있지만 어떤 형태로든 보상제도는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준과 평가방식이 모호하다’, ‘교사 간 위화감을 조성한다’, ‘학교폭력 현실과는 거리가 먼 졸속대책이다’ 등의 비판이 불거진 이 제도와 관련 <단비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현재 개선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초·중·고등학교 교실 안팎에서 벌어지는 주먹질과 집단따돌림 등 학교폭력은 아이들의 영혼에까지 상처를 내고 때로는 탈선이나 자살 등의 비극으로도 이어진다. 그러나 일찍부터 입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대다수 교육현장에서는 인성과 인권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고, 교육당국의 대책도 실효성 없이 겉돌고 있다. 아이들이 폭력의 피해자도 가해자도 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의 청년기자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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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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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BO (119.XXX.XXX.171)
2014-03-30 22:55:22
예방이 문제 입니다. 이미 발생한 학교폭력에는 강력한 처벌만이 문제를 해결하는 길인데 교육부와 법원이 이를 거부하는 것입니다. 피해자 보다는 가해자와 학교관계자만을 두둔하는 교육부 공무원들 이들이 제일 큰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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