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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따라한다고 성공할 순 없지
[TV를보니]tvN '백만장자게임 마이턴', 부루마블의 예능버전
2013년 12월 03일 (화) 20:50:04 박병일 기자 park10@danbinews.com

대한민국 성인이라면 누구나 해봤거나 들어봤음직한 보드게임. ‘부루마불’은 세계 주요도시를 사고파는 게임이다. 이것이 온라인 버전으로 게임사이트에서 서비스가 됐고 최근에는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과거에는 몇 명이 한 곳에 모여 보드게임을 함께 했다면, 이제는 시간대가 맞는 타인과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형태로 발전했다. 그리고 마침내 예능버전까지 탄생했다. 11월 4일 첫 방송을 시작한 tvN의 <백만장자게임 마이턴>(이하 <마이턴>)이다.

모바일까지 성공을 거둔 ‘부루마불’ 게임포맷은 흥행 면에서 이미 검증을 받은 셈이다. 과연 그것을 방송용으로 ‘어떻게 녹여냈을 것인가’가 관건이었다. <마이턴>은 ‘온라인 버전 부루마불’의 모든 형태를 그대로 세트에 옮겨놓았다. 스튜디오가 곧 게임판이다. 땅을 사고파는 것, 찬스카드를 획득하는 것 모두 모바일 게임과 똑같이 실제로 이뤄졌다.

   
▲ <백만장자게임 마이턴>은 게임판을 스튜디오로 옮겼다. ⓒ tvN 화면 갈무리

무의미한 벌칙남발, 막연한 게임목적

‘부루마불’의 재미는 건물을 샀다가 뺏기기도 하고, 백만장자가 될 수도 있지만 파산할 수도 있는, 그 긴장감에서 나온다. 그 과정에 '주사위 던지기와 머리싸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이 텔레비전으로 오면서 긴장감이 뚝 떨어졌다. 예를 들어 상대팀 땅에 걸려서 돈을 지불해도 크게 아쉽지 않다. 그래서 제작진은 여러 보완 장치를 마련했다. 찬스 카드를 획득하기 위한 머리로 징 울리기, 통행료를 올릴 찬스를 획득할 수 있는 발바닥 레슬링, 벌칙으로 아주 매운 캡사이신 쥬스 마시기, 꿀밤 맞기 등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그 다양한 장치들 중 제대로 웃음을 주는 경우는 없었다. 단순히 고통스러워하는 패널 얼굴만 나올 뿐이었다.

   
▲ 다양한 게임과 벌칙이 등장한다. ⓒ tvN 화면 갈무리

1승을 달성하면 100만원, 2승은 300만원, 연속 5승을 달성한 팀에게 4,000만원을 주는 것이 게임에 참가하는 혜택이다. 상금 5억을 내건 <슈퍼스타 K5>도 실패를 거두는 이 시점에 액수자체로도 흡인력이 없으며, 그 상금은 시청자와는 무관하다. 진행 과정에서 즐거움을 얻기 힘든데 게임의 목적도 단순히 상금타기에 불과하니 승리의 결말도 허무하다.

시도는 색달랐으나 흥행요소를 잃어버렸다

인기 보드게임을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겠다는 시도 자체는 나무랄 수 없다. 그러나 컴퓨터나 모바일용과는 다른 차별화된 즐거움이 있어야 했다. 제작진은 그 점을 놓치고 말았다. 보드게임에서 모바일게임까지 부루마불이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이유는 게임 참가자가 직접 상황에 참여하여 긴장감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TV로 가면서 이런 특성은 사라졌다. 포맷의 주요 흥행 비결이 사라졌으니 다시 예능에 맞는 형태로 재가공 하는 작업이 시급해 보인다.

   
▲ 연속 5승까지 달성하면 4천만원을 상금으로 획득한다. ⓒ tvN 화면 갈무리

게임 참가자를 연예인이 아니라 일반인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아줌마 특집, 청년 실업자 특집, 중년 특집 등. 상금이 꼭 필요한 일반인을 출연시키는 방향으로 갔다면 사연에다 적극성까지 정말 인생을 건 한판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연예인에게 지급하는 출연료를 상금에 보태면 액수도 훨씬 많아질 것이다. 시청자들도 그들의 모습을 보며 더 많은 공감을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제목도 ‘나도 백만장자’, ‘대박인생’ 등 좀 더 실감나게 바뀔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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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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