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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평론가가 진행하는 감성 토크쇼
[TV를 보니] tvN '고성국의 빨간 의자', 출연자 선택 신중해야
2013년 11월 19일 (화) 17:12:32 류대현 기자 lyu2031@hanmail.net

   
▲ 11월 12일 첫 방송 한 <고성국의 빨간의자> ⓒ tvN 홈페이지 갈무리

tvN이 새로운 토크 쇼 <고성국의 빨간 의자>(이하 <빨간 의자>)를 선보였다. 시사평론가로 유명한 고성국 박사의 이름 내건 <빨간 의자>는 배우 최송현, 피아니스트 진보라가 함께 진행한다. 11월 12일 저녁 8시 첫 방송에는 소설가 박범신이 초대 손님으로 나왔다. 스튜디오를 벗어나 야외에서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 현재 방송 중인 SBS <힐링캠프>와 종영된 <땡큐>를 연상시켰다. 다만 <빨간 의자>는 연륜 있는 명사를 초대해 삶과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는 점이 다른 듯 하다. 예고편을 보니 다음 회 게스트가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다. 연예인 위주의 섭외가 아니라 삶의 경험이 묻어나는 사람들을 초대해 그들의 지혜를 들려줄 모양이다. 홈페이지 프로그램 소개란에도 “빨간의자는 대한민국에 공헌한 인물의 발자취를 따라 과거를 통해 미래의 지혜를 얻는 살아있는 역사의 기록이 될 것이다.”라고 적혀 있다.

진행자와 출연자의 조화가 중요하다

<빨간의자>에서 우선 눈에 띄는 점은 진행자다. 대중들에게 시사평론가로 익숙한 고성국 박사를 진행자로 앉힌 부분은 <빨간의자>의 가장 독특한 지점이라 할 수 있다. 정치판에 익숙한 고성국 박사가 감성이 넘치는 토크쇼의 주인이라니? 제작진도 그 부분을 의식해서인지 첫 방송에 나온 고성국 박사의 패션에 상당한 공을 들이 것으로 보였다. 다른 방송에서는 무채색 정장만 입고 논리 정연한 화술을 펼쳤던 그가 튀는 색감의 캐주얼 복장을 입고 나온 모습은 정말 이채로왔다. 다른 보조 진행자들의 직업도 다양하다. 최송현은 아나운서 출신 배우이고 진보라는 재즈피아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항상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던 고성국 박사가 최송현, 진보라와 패널을 이뤄 진행하는 모습은 독특한 조합이라는 인상을 주기 충분했다.

배우의 감성을 가지고 있는 최송현과 피아노로 자작곡을 들려주던 진보라의 연주는 대화를 풍성하게 만들긴 했다. 소설가 박범신 곁에서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두 여자 진행자는 초대손님과 조화를 잘 이룰 수 있는 요소로 보인다. 하지만 진보라가 거의 발언이 없었고, 최송현도 특별히 자기만의 캐릭터를 구축하지 못했다. 제작진은 여성 진행자들에게 ‘돌직구를 날리는 그녀’ 등의 자막으로 ‘힐링캠프’의 한혜진 같은 역할을 기대한 모양이지만 아직은 미흡한 모습이다. 아직 방송 초기라 바로 자리 잡기는 어렵겠지만 각자의 개성이 발휘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빨간 의자>만의 색깔이 나올 수 있을까

   
▲ 다소 어색했던 시사평론가와 소설가의 만남. 다양한 게스트 섭외를 위해 제작진이 고민해야할 부분이다. ⓒ <고성국의 빨간의자> 화면 갈무리
토크쇼에서 호스트와 게스트의 조화는 중요하다. 첫 방송에 출연한 박범신은 <은교>와 <소금>으로 유명한 소설가였다. 그와 여성 진행자들과의 조합은 나쁘지 않았지만 호스트인 고성국 박사와는 다소 어색하게 보였다. 시사평론가가 소설가와 만나 인생과 행복을 논하는 그림이 아직 대중들에게 익숙지 않아서일까? 앞으로 정치인 출신들이 지속적으로 출연한다면 양상이 달라지겠지만 제작진은 고성국 박사와의 조화를 더 고민해야 할 것 같다.

토크쇼가 대중의 호응을 받는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은 사람에게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유명인에 대한 일반인의 호기심은 본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성공한 토크쇼의 공통점은 게스트가 중요하다는 본질을 인식하면서 형식의 변주를 통해 새로움을 끊임없이 추구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출연자 섭외가 중요하고, 기획단계에서 프로그램의 독특함을 드러낼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빨간의자>의 기획의도가 인생의 연륜이 묻어나는 게스트를 초대하는 것이라면 지금껏 노출되지 않았던 재야인사를 섭외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박범신은 지난해 6월 SBS <힐링캠프>에 출연했던 인사였다. 그 점이 첫 방송의 신선함을 상쇄시킨 면이 분명 있을 것이다. 아니면 <힐링캠프>나 <땡큐>를 연상시키는 컨셉을 수정해 <빨간의자>만의 색깔을 드러내는 형식이라도 찾아야 한다. <빨간의자>가 둘 중 하나라도 성취하고 있는지 제작진은 면밀히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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