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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주거·학비·취업에 ‘가느다란 희망’
단비기자들, 박원순의 ‘서울 100서’ 청년정책 따져보니
2013년 05월 08일 (수) 18:18:30 정리 허정윤 기자 sungruon@naver.com

 서울시가 희망정책 100개를 담은 ‘2012 서울 100서’를 지난 3월 발간했다. 서울시는 이 백서에서 박원순 시장 취임 후 추진해 온 주요 정책 100가지에 대해 내용을 상세히 설명했다. <단비뉴스> 청년팀은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whitepaper) 등을 통해 공개된 백서의 내용 중 청년관련 부분을 주거, 학비, 취업 등 세 부분으로 나눠 점검한 뒤 추가 취재와 좌담을 통해 진행상황과 실효성 등을 평가했다. (편집자) 

‘희망하우징’ 대학생 주거난 해소엔 역부족 

   
▲ 허정윤 기자
허정윤: 박소연 기자와 저는 대학생들의 주거 문제에 대해 취재했습니다. 취재 결과 서울시에 거주하는 대학 재학생 중 약 14만명이 지방 출신인데, 이 중 학교 기숙사를 이용하는 학생은 약 2만명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학생들은 값 비싼 월세와 열악한 주거 시설을 감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박기석: 생각보다 심각하네요. 이번 '서울 100서'에 대학생과 관련된 주거 정책이 있나요?

박소연: 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서울시는 ‘희망하우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희망하우징은 서울시 공기업인 에스에이치(SH)공사에서 원룸 등을 매입해 대학생들에게 보증금 100만원과 8~10만 원대 월세로 제공하는 주거시설인데, 학생들은 주변 시세의 20~30% 정도 월세를 내고 거주할 수 있습니다.

임종헌: 좋은 정책인 것 같긴 한데,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볼 수 있죠?

   
▲ 박소연 기자
소연: 현재 다가구형 희망하우징의 혜택을 받고 있는 학생은 600명 정도이고 공공기숙사를 통해서는 총 762실을 공급했다고 합니다. 지난 3월 18일에는 태안 등 6개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서 만든 강서구 내발산동 ‘희망둥지 대학생 공공기숙사’의 착공식이 있었습니다. 이 기숙사에서는 186실이 지원된다고 하니, 이런 식으로 늘려나가면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종헌: 이런 방법으로 앞으로 얼마나 많은 방이 공급될 수 있을까요. 추가적인 계획이 궁금합니다. 

소연: 일단 서울시는 2020년까지 다가구형 희망하우징을 통해 3000명 정도를 수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현재 학교 기숙사를 이용하지 못하는 학생이  12만 명이나 되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부족한 숫자라고 생각합니다.

청초: 서울시 혼자 해결하려하기 보다는 대학 측과 협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윤: 맞습니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의 진남영 부동산담당 연구원은 “대학들이 기숙사를 늘릴 수 있도록 정부가 금융지원을 하거나 기숙사 부지에 한해 용적률 규제 완화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더군요. 서울시 주택정책과 임보영 주무관 역시 “대학생의 주거 문제는 대학이 자체적으로 지원해야 할 부분”이라며 “모든 학생을 서울시가 돕기는 힘들다”고 토로했습니다. 다행히 서울시가 대학 자체 기숙사 건립을 위한 행정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고 하니 대학들도 기숙사를 더 많이 짓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박준용: 희망하우징의 수혜자 선정과 관련해 편법이 동원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더군요.  

소연: 일단 수혜자는 거주지와 소득분위를 기준으로 선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위장전입 등 편법을 동원해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있는데, 안타깝게도 SH공사 측은 제시된 기준만으로 판단하지 특별한 대책은 없다고 하더군요. 한편 이번 취재를 하면서 서울시의 주거 문제는 대학생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 등 보편적인 주거안정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2012 서울 100서> 좌담집 ⓒ 서울시 누리집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실현은 의미 있는 성과 

정윤: '서울 100서'에서 대학생 교육복지 관련 정책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시행과 대학생 학자금 지원이 그것입니다. 이 부분은 박기석 기자와 박준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먼저 2012년도 1학기부터 시행된 서울시립대의 반값등록금 정책이 잘 정착되고 있는지 현황이 궁금합니다.

   
▲ 박기석 기자
기석: 잘 시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대학원생은 수혜대상이 아니더군요. 박원순 서울시장은 후보 때부터 시립대의 반값등록금을 지지했습니다. 당선 후에는 시립대의 등록금을 전년 대비 50%로 책정하면서, 이로 인한 시립대 예산 부족분을 서울시 예산으로 지원했습니다. 

종헌: 그렇다면 시립대의 반값 등록금은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충당하는 것이죠. 그래서 지방에서 온 학생들에게까지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혜택을 주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반론도 있지 않습니까? 

기석: 그렇습니다.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시립대 반값등록금을 시행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민원전화가 2011년 11월부터 세 달 동안 하루 평균 20여 통이 걸려오는 등 비판적 의견이 꽤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서울시는 ‘대학등록금은 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라며 설득했다고 해요. 

소연: 시립대 반값등록금 시행 이후 학생들에게 어떤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는지요. 

기석: 학생 관련 지표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평균 93%였던 재학생 등록률은 반값 등록금 시행 이후 96%로 높아졌고, 사회봉사활동 참여자도 대폭 늘었다고 합니다. 시립대의 국가장학금 예산도 9억에서 31억으로 확대됐습니다. 반값등록금 시행과 장학금 확충 같은 대학자체의 노력을 정부가 인정한 것이죠. 반값등록금은 학습권과 교육의 기회균등을 보장하는 측면에서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립대의 반값등록금은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집행한다는 특수성이 있는 만큼 재학생들이 지역 사회에 보답한다는 차원에서 사회공헌에 더욱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윤: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하이서울장학금’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 박준용 기자
준용: 네, 저는 서울시가 지원하는 하이서울장학금 대학생분야를 취재했습니다. 이 장학금은 저소득층 대학생이 비싼 등록금 때문에 아르바이트에 많은 시간을 소모하고, 이 때문에 좋은 성적을 얻지 못해 장학금 수혜 자격을 못 얻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서울 소재 대학의 기초생활수급대상자와 차상위계층 대학생이 지급대상인데, 성적은 고려하지 않고 가정형편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봅니다. 2012년에 저소득층 대학생 연 4000명에게 학기당 100만 원씩 총 40억 원이 지원됐습니다. 올해에도 비슷한 규모를 저소득층 대학생에게 지원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종헌: 학기당 100만원이라면 사립대 재학생에게는 충분한 학비가 되기 어려운 것 같은데요?  그리고 수혜인원을 늘릴 계획은 없는지도 궁금합니다.

준용: 금액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서울 소재 대학 재학생 수가 약 52만 명인데 장학금 지급 대상이 4000명에 불과한 것도 그렇고요. 주관기관인 서울장학재단이 지난 3월 12일 발표한 2013년 1학기 하이서울장학금 대학생분야 선발결과를 보면, 신청자 중 4분의 1만 장학금을 받았어요. 기초생활수급대상자와 차상위계층 대학생이 해당 장학금 신청대상인데, 저소득층임에도 불구하고 장학생에 선발되지 못한 학생이 많은 것이죠. 이에 대해 한국대학연구소 임은희 연구원은 “근본적으로는 국가장학금이 늘어야 하지만, 서울시의 장학금도 확충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서울시는 장학금 지원대상 확대에 유보적 인 입장인데요, 국가장학금이 확대된다고 했으니 좀 더 상황을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창업 지원 등 결실 있지만 청년실업률은 아직 고공행진   

정윤 : 청년 실업은 서울시에서 가장 고심하고 있는 문제 중 하나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창조전문인력 양성사업'과 '청년 창업 1000 프로젝트'를 시행했습니다. 이 정책들이 나름의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전국 평균을 웃도는 서울시 청년 실업률은 변함이 없다고 합니다. 우선 '창조전문인력'을 키우겠다고 했는데 정확히 어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지요?

종헌: 간단히 말해 ‘지식 기반 산업 분야의 핵심 인재’라고 보시면 됩니다. 서울크리에이티브랩(SCL), 창조아카데미, 캠퍼스 CEO, 모바일산업 선도 창조인력 양성, 기술지주회사 사업화 지원 등이 있습니다. 

기석 : 이들 사업에 대한 참여자들의 만족도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 임종헌 기자
종헌
: 참여 대학교나 기업, 학생들은 대체로 만족하고 있었습니다. 사업을 총괄한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이 교육과정에 일체 개입하지 않고 커리큘럼을 현장실무에 맞게 구성했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콘텐츠 창조아카데미’를 운영한 홍익대학교 디자인혁신센터 김여린 연구원은 현업 강사진들의 지원으로 취업에 성공한 학생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중앙대학교 캠퍼스 CEO과정을 이수한 아이디노 인터랙티브 김기수(23) 대표는 “현직에 있는 분들의 멘토링(조언)을 받아 실무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만족해했습니다. ‘모바일 전문 인력 양성사업’에 참여한 (주)사람들과사람들 측에서도 참가자 2명을 인턴으로 뽑아 함께 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 사업은 ‘양성’에 초점을 맞췄을 뿐, ‘취업’과의 연계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입니다. ‘기업당 최소 2명 추가고용’을 명시한 기술지주회사 사업화 지원 사업을 제외하면 교육의 우수성과 이수자들의 취업 여부는 별개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SBA 창조산업팀 김승규 책임자도 “인턴과정까지 직접 지원하지는 않고 교육 우수자들을 기업들이 개별 접촉한다”고 설명했습니다. 

   
▲ 강남/강북청년창업센터 12명 청년창업가. ⓒ 청년창업1000프로젝트 성공사례집

기석: 서울시가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이유는 뭔가요?

청초: ‘청년창업 1000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는데요, 당시 청년실업자는 전체 실업자의 40%에 이를 만큼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이 꽤 있는데도 청년 창업 지원 시책은 미흡했고요. 그래서 서울시는 청년실업도 완화하고 지역경제까지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청년 창업을 지원하게 됐다고 합니다.

   
▲ 서울시는 이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100서를 통해 밝혔다. ⓒ 임종헌

소연: 청년들이 세운 기업들이 지속적인 경영을 하고 있나요?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도 궁금합니다.

   
▲ 이청초 기자
청초: 2013년 3월 현재 1,850개 기업이 운영되고 있고 이들 회사에서 고용한 인원은 5,254명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창업 실패자에 대한 프로그램이 따로 없었지만 앞으로 창업 실패자들의 재기를 돕는 ‘리본(Re-born)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계획입니다.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다양한 반응들이 있었습니다. 프로젝트 3기의 한 참가자는 막연하기만 했던 사업 구상을 실행에 옮기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어요. 매월 지급되는 지원금으로 근근이 연명하는 사업체들이 많다는 점, 이를 막기 위해 서울시가 교육프로그램 이수를 강화했지만 오히려 사업운영의 유연성을 떨어뜨렸다는 점 등이 지적됐습니다. 현재의 창업정책이 1~2인 기업 위주 육성이라서 청년 실업률 해소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왔어요. 전반적으로 지원 내용 자체는 나쁘지 않다는 평이었어요. 그러면서도 사업운영을 방해하는 요소도 많아 창업지원정책이 청년들의 성공적인 창업으로 연착륙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회의적인 반응이더군요.

준용 : 그렇다면 지표상으로 청년 실업률은 개선되었나요?

종헌: 그렇진 않습니다. 서울시 청년 취업 지원 정책의 효과와 별개로 청년 실업률은 개선되지 못했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서울의 청년실업률은 7.6%로 1년 전의 수치와 동일합니다. 청년 실업자 문제가 모두 서울시 책임은 아니겠지만, 보다 다각적이고 적극적인 시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28일 서울청년유니온과 청년일자리 정책협약을 체결하는 등 당사자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자세를 보여 준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시가 공공기관 직접고용을 통해 청년 일자리정책에 모범을 보이는 것도 좋을 듯싶습니다. 

청초: 저는 청년취업 문제의 핵심은 일자리의 양적 증가보다 ‘좋은’ 일자리의 증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복지요구와 맞물려 사회서비스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 분야의 현재 노동환경은 매우 열악합니다. 청년들이 기피하는 직업 중 하나죠. 만일 서울시가 보건산업분야 등을 합당한 처우를 해주는 좋은 일자리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면 복지요구도 해결하고 청년일자리 문제도 해결하는 일석이조가 되지 않을까요. 

   
▲ 서울연구원에서 발표한 지난 해 12월부터 올 12월까지 서울시 청년(15~29세) 취업자 및 전년 동월 대비 증감률 추이. ⓒ 임종헌

정윤 : 지금까지 '2012 서울 100서'의 청년 정책을 검토해봤습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도 많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요. 허울뿐인 정책이 되지 않도록 서울시가 더욱 노력하고 시민사회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면 좋겠습니다. <단비뉴스> 청년팀도 계속 주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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