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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정글의 법칙’, 믿음 되찾으려면
조작 논란으로 진정성 상처 불구 시청률은 오히려 상승
[TV를 보니: 3.4~10]
2013년 03월 16일 (토) 10:23:56 박소연 기자 parksoyeon7@gmail.com

   
▲ 출발을 준비하는 '정글의 법칙' 멤버들. ⓒ SBS 화면 갈무리
조작 논란으로 질타를 받았던 <정글의 법칙>이 시청자의 마음을 다시 붙잡을 수 있을까? 우려 속에 방영된 에스비에스(SBS) <정글의 법칙> 뉴질랜드 편 첫회가 지난 8일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뜨거운 논란이 오히려 시청자의 관심을 자극했는지, 16.4%(이하 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전 주에 방송된 아마존 편 마지막회의 15.2%보다 1.2%포인트 올랐다. ‘뻥 방송’ 논란으로 시청자에게 외면당할 지 모른다는 전망을 내놓았던 언론들도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장소 섭외과정 공개 등 제작진 적극 대응

애초 조작 시비는 뉴질랜드 편에 새롭게 합류한 배우 박보영의 소속사 김상유 대표가 “편안한 호텔에서 맥주 파티를 한다”는 등의 뒷얘기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시작됐다. ‘그렇다면 화면에 나온 것은 다 연출된 것 아니냐’며 논란이 일자 제작진과 김병만 소속사가 해명하고 김상유 대표가 공식사과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터넷상에 그 동안의 촬영지에 대한 정보가 속속 올라오면서 논란은 더욱 확대됐다. 접근하기 어려운 ‘극한의 장소’처럼 비쳤던 바누아투의 밀레니엄 케이브, 야수르 화산 등이 사실은 유명한 관광여행 코스였다는 고발이었다. 처음 외부와 접촉하는 것으로 방송을 탄 원주민들은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는 등 현대 문명에 노출된 경험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리얼리티(사실성)’를 내세운 <정글의 법칙>은 이로 인해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관광지에 가 놓고 정글을 탐험한 척 했다’는 비난을 받으면서 그 동안 방영된 출연진과 제작진의 고생담이 한 순간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 장소 및 출연자 섭외 과정을 공개한 '정글의 법칙'. ⓒ SBS 화면 갈무리
   
▲ 지역사회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마오리족 지도자 존. ⓒ SBS 화면 갈무리
그간 다져온 프로그램의 진정성이 무너지는 위기 상황에서 <정글의 법칙>은 초심을 강조하며 정면 대응했다. 뉴질랜드 편 첫 회는 지난 방송들과 달리 먼저 ‘왜 채텀 섬을 촬영지로 선택했나’를 상세히 설명했다. 현지 전문가와 촬영 장소에 대해 상담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외부와 접촉이 없는 장소를 찾기 어려운 고충을 털어놨다. ‘병만족’에게 생존방식을 알려주는 마오리족 출연자가 현재 마오리족 지역사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영어 구사가 자유롭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마오리족 지도자 존은 영어 인터뷰를 통해 “더 이상 원시 상태 그대로의 삶을 이어나가는 부족이 없다”는 이야기도 했다. 제작진은 이런 상황에서 연출이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밝히며, 앞으로 한층 더 진정성 있는 방송을 하겠다는 결의를 보여줬다.

지역과 조건을 사전 설정하고 경쟁하는 방식도 고려할 만

이번 방송에서 <정글의 법칙>은 이전의 ‘오지 탐험’과 달리 마오리족의 생활을 체험하는 '생존 캠프 도전’으로 방향을 틀었다. ‘과장’을 걷어내고 ‘과정’을 차분하게 전달하겠다는 자세가 보였다.  그러나 상황에 대한 과장이 줄어든 대신 무모하게 위험을 무릅쓰거나 뻔히 보이는 위험에도 부실하게 대처해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는 모습은 여전한 듯 보였다.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억지 연출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으로는 시청자들이 리얼리티를 의심하는 시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칫 출연진이 겪는 실제 위기상황마저 과장된 연출로 비춰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제작진이 유념할 필요가 있다.

   
▲ 방송 중 다친 김병만. ⓒ SBS 화면 갈무리

어느 정도 시간과 단계가 더 필요하겠지만 ‘있는 그대로’를 꾸준히 보여주는 것만이 <정글의 법칙>이 신뢰를 회복하는 길일 것이다. 앞으로도 촬영지 선택과 생존 조건 등 전후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고, 꼼꼼한 사전 준비를 바탕으로 있는 그대로의 환경에 적응하는 병만족의 모습을 보여주는 정공법을 고수할 필요가 있다. 또 완전히 문명과 단절된 오지에서 촬영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설정’을 바탕으로 한 리얼리티를 선보이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예를 들어 출연자를 팀으로 나눠 활동 지역과 생존 수단 등을 명확히 정해주고 그 주어진 조건에서 어느 팀이 더 잘하는지를 평가하는 방식이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분위기의 체험으로 만든 첫 회 방송에 대해 시청자 게시판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오지 탐험에 대한 기대감은 줄었지만 원주민의 현실을 알게 되어 좋았어요. 거품이 빠지고 참 모습이 나오니 더 편안하게 볼 수 있네요.”(오현석) “의구심 가득한 눈으로 봤는데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어서 다행입니다.”(이상현) 그러나 “조작에 대한 사과 자막 없이 계속 오리발로 버티면 되는 건가요?”(이광옥) 등 가시 돋친 반응도 없지 않았다. 논란을 딛고 시청률 1위를 차지한 <정글의 법칙>이 ‘리얼리티에 충실한 방송’이라는 믿음을 다질 수 있느냐는 앞으로 얼마나 진정성 있는 모습을 이어가느냐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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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단비뉴스 영상부와 지역농촌팀에 속해있고 시사상식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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