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인옥 전 부위원장 과징금 부과 신세계로… 위원장 후보들도 ‘전력’

 

 

공정거래위원장을 지낸 정호열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다음달 15일 열리는 현대제철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손인옥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도 같은 날 신세계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된다. 앞서 현대차, 현대중공업, 현대글로비스, 현대증권, SKC&C, KT&G, 삼천리 등도 지난해 주총에서 공정위 고위관료 출신 사외이사를 임명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계열사 빵집을 부당 지원해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40억원을 부과받았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배임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로부터 공정위 직원들이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돼 현재 공정위에서 내부감사를 진행 중이다.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위 고위 간부가 퇴직 후 로펌, 대기업 등에 들어가 공정위의 ‘창’을 막아내는 ‘방패’ 역할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언제 공정위 불공정거래 조사를 받을지 모르는 기업 입장에서는 평상시 내부시스템을 정비하고, 유사시 공정위 조사에 대비하기 위해 공정위 출신 고위직을 모셔오는 것이다.

퇴직한 뒤 대형 법률회사(로펌)로 직장을 옮기는 공정위 전직 관료도 많다. 지난해 공정위가 김기식 민주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김앤장, 광장, 태평양, 세종, 율촌, 화우 등 6대 로펌에서 활동하는 공정위 퇴직자는 41명에 달했다.

현재 로펌에 소속된 전직 공정위 고위 관료는 김앤장의 김병일 고문(전 부위원장)·서동원 고문(전 부위원장)·이동규 고문(전 사무처장)과 광장의 조학국 고문(전 부위원장), 세종의 안희원 고문(전 상임위원)·임영철 변호사(전 하도급국장), 태평양의 이병주 고문(전 상임위원) 등이 있다.

4급 이상 간부가 퇴직 직후 로펌 등으로 이동하는 것이 제한되면서 로펌과 대기업에서 공정위 사무관을 영입하는 사례도 늘었다. 율촌은 전재웅 전문위원(전 소비자거래심판담당관실), 광장은 박홍기 전문위원(전 소비자안전정보과)을 영입했다. SK그룹은 지난해 11월 공정위 가맹유통과의 김모 사무관을 계열사 상무로 영입하기도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로펌에 있다가 다시 공정위에 돌아오는 경우 분명 문제가 있지만, 그렇다고 취업을 완전하게 못하도록 막는 것이 맞는지는 쉽게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차기 공정위원장으로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는 이들 중 일부도 전관예우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인 서동원 전 부위원장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던 신광식 교수는 김앤장 고문 경력이 있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서 전 부위원장과 신 교수는 유력한 공정위원장 후보로 꼽히지만 로펌 경력 탓에 공정위원장으로 내정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 글은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졸업생 이재덕 기자가 <경향신문>에 보도한 기사를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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