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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밤 회생’ 희망 주는 ‘아빠! 어디가?’
다섯 남자와 아이들의 좌충우돌 여행기 신선한 즐거움
[TV를 보니: 1. 9~16]
2013년 01월 17일 (목) 21:48:35 허정윤 기자 sungruon@naver.com

   
▲ <나가수2>가 끝나고 <일밤> 후속으로 들어온 <아빠! 어디가?>의 출발이 좋다. ⓒ MBC 화면 갈무리

문화방송(MBC)의 일요일 밤 예능프로그램은 지난해 2월 <나는 가수다> 시즌1이 끝나면서  침체기로 들어섰다. 후속 프로의 부진에 노조의 파업까지 이어지면서 외주로 운영되는 드라마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시간대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일요일 저녁 시청자의 즐거움을 책임지던 <일밤>은 언제부턴가 존재감이 없어졌다. 쟁쟁한 가수들을 모아 야심차게 재개한 <나는 가수다> 시즌2도 기를 펴지 못했고 <승부의 신>, <룰루랄라>, <꿈엔들> 같은 실험적 프로들은 6개월을 못 버티고 막을 내렸다.

과거 <일밤>은 단순한 재미 외에 감동과 교육적 효과를 함께 추구하는 예능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변화하는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재미와 감동을 주지 못했고 더 흥미로운 오디션(경연)과 오락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하면서 점점 잊혀졌다. <나가수2>가 평균 시청률 5%(AGB닐슨)를 겨우 넘긴 채 시즌을 마감해야 했을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6일 <나가수2> 후속 코너로 등장한 <아빠! 어디가?>(연출 김유곤, 강궁)의 선전이 <일밤>에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밖으로 돌던 아빠들, 아이들과의 ‘1박2일’에 고군분투 

   
▲ 아들 윤후의 계속되는 질문공세에 아빠 윤민수는 당혹스러워 한다. 이들은 친구같은 부자관계로 <아빠! 어디가?>의 웃음을 도맡고 있다. ⓒ MBC 화면 갈무리

<아빠! 어디가?>는 연예인, 운동선수 등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는 다섯 아빠들이 각자의 아이들과 1박 2일로 여행을 떠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두고 방송 전에는 에스비에스(SBS)의 <붕어빵>과 한국방송(KBS) 2TV의 <1박2일>을 짜깁기한 것 아니냐는 반응들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내용이 사뭇 달랐다. <아빠! 어디가?>에 출연한 아이들은 그동안 스튜디오 녹화에 익숙해진 <붕어빵>의 아이들과 다른 순수함과 엉뚱한 면을 보여주었다. 아이들끼리 음식재료 구해오기, 아빠와 노래 외우기, 아빠가 요리하기 등 간단한 ‘미션’을 수행하면서 좌충우돌하는 ‘아빠와 아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했다. 한 끼 식사나 야외취침 등을 걸고 벌이는 <1박 2일>의 치열한 ‘복불복 게임’류와는 확실히 달랐다.

<아빠! 어디가?>는 가뭄에 내린 단비처럼 시청자들에게 반갑고 신선한 즐거움을 주었다. 식재료를 얻으러 가는 도중 마을 강아지들에게 마음을 빼앗겨버리는 아이들의 순수함과 해맑은 미소는 ‘자극적 주말 예능’과 다른 훈훈함을 맛보게 했다. 아이의 끼니를 챙기기 위해 부엌에서 고군분투하는 아빠들의 모습은 웃음과 동정을 유발했다. 축구국가대표 출신 송종국(34)은 조기를 어떻게 구울까 고민하다 석쇠도 없이 화롯불에 바로 올려 엉망으로 만들었고, 배우 이종혁(39)은 김을 살짝 굽는다는 게 그만 절반이나 태워버렸다.  

 
   
▲ 아내 없이 처음으로 아이를 위해 서툰 요리실력이지만 노력하는 아빠. 그 모습이 훈훈하다. ⓒ MBC 화면 갈무리

배우 성동일(46)과 방송인 김성주(41)는 아들에게 엄한 아빠였고, 송종국은 딸이 예뻐 꼼짝 못하는 ‘딸바보’였고, 이종혁과 가수 윤민수(33)는 친구 같은 아빠였다. 30,40대 남자들은 다섯 아빠에게서 각자의 모습을, 10,20대 시청자는 ‘우리 아빠와 비슷한 사람’을 찾는 재미도 쏠쏠했다.

부자간의 관계회복 등 훈훈한 전개, ‘진솔함’ 유지가 과제

아직 2회밖에 방송을 타지 않았지만, 반응은 꽤 좋은 편이다. 평소 엄했던 아빠 성동일을 무서워했던 아들 준이가 처음으로 아빠와 한 이불을 덮고 자며 “이젠 아빠가 무섭지 않다”고 말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작은 감동을 주었다. 즐거운 여행기를 넘어 아빠와 아이의 ‘관계 성장 스토리’를 볼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갖게 했다. 첫 번째 여행과 13일 방송된 두 번째 여행의 시청률은 모두 7.2%. 두 자릿수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동시간대 타 방송프로그램만은 못하지만 나쁘지 않은 출발이었다.  

 
   
▲ 여러가지 미션을 통해 아이와 아빠의 관계가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MBC 갈무리

하지만 아이들이 출연하는 예능프로그램으로서의 태생적 한계가 걱정스럽기도 하다.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이들은 방송 환경에 익숙해지고 돌출행동도 줄어들지 않을까. 그러면 시청자가 느끼는 신선미도 떨어질 것이다. 제작진이 이런 우려를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이 프로그램의 장기적 성공이 좌우될 것이다. 여행지 이동과 다양한 과제 수행 등을 통해 새로움과 진솔함을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 뜬금없이 가수 광희를 ‘삼촌’으로 등장시킨 눈썰매장 장면처럼 설득력이 부족한 구성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23가구밖에 살지 않는 강원도 춘천시 동면의 작은 마을 품걸리에서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펼쳐진 다섯 부자의 모험은 다음 주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든다. 매콤하거나 달콤한 예능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 모처럼 등장한 담백한 맛의 <아빠! 어디가?>가 MBC 예능의 부활을 견인할지 주목된다. 

   
▲ 엄마 없는 아빠와 함께한 첫 여행은 아이에게 어떤 추억으로 남을까? ⓒ MBC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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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우 (223.XXX.XXX.139)
2013-01-18 10:09:52
이 프로그램 저도 참 재미있게 봤는데요. '나가수'마저 없는 일밤 예능을 다시 살릴 수 있을 것인가! 어린이들을 프로그램 주인공으로 내세운 건 제작진으로서는 가장 안전한 선택이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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