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밤 평택공장 안에서 발견... 병원으로 옮겨져

[1신: 9일 낮 12시 30분] 

또 한 명의 쌍용자동차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 지난 8일 오후 10시 10분께 경기도 평택 공장에서 자살을 시도한 유아무개(50)씨를 동료 직원이 발견했다. 그는 곧바로 가까운 병원에 옮겨졌지만, 현재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유씨는 23년간 쌍용차에서 일했고, 현재 쌍용차 기업노조 소속 조합원이다. 그가 현장에  남긴 A4용지 6장짜리 유서에는 건강이 안 좋은 두 자녀의 치료 문제·경제적 어려움 등을 털어놓은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국민주노동총연맹 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 이창근 기획실장은 9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유서에 회사와 기업노조 위원장에게 쓴 내용도 있는 것 같은데 (경찰이) 공개를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획실장은 "이번 일을 보면 (쌍용차 상황은) 물량뿐만 아니라 (사측의) 감시 등이 만연해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우려했다. 2009년 쌍용차는 경영난을 이유로 2646명을 정리해고·희망퇴직시켰다. 이때 노사는 '해고자 976명의 48%인 무급휴직자는 1년 후 생산물량에 따라 순환근무가 이뤄질 수 있게 한다'고 합의했지만, 지금껏 단 한 명도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2신 : 9일 오후 4시]

8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립2라인에서 자살을 시도한 유아무개씨(50)는 유서에서 구조조정에 따른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는 불투명한 회사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도 호소했다.

쌍용차 노동조합(위원장 김규한, 아래 쌍용차 노조)은 9일 오후 "사실 관계 왜곡이 심하다"며 가족들의 동의를 받고 유서 내용을 공개했다.

유씨가 전날 이유일 쌍용차 사장과 김규한 쌍용차 노조 위원장 앞으로 쓴 A4 6장짜리 유서에서는 정부와 정치권을 원망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20년 넘게 쌍용차에서 근무한 그는 2004년 쌍용차 매각과정이 회사의 위기를 불러온 근본 원인이라고 꼽았다. 유씨는 "지지난 정부와 금융자산공사, 산업은행이 앞장서 3000억 원씩 흑자 나는 회사를 부실매각했다"며 "이 모든 것은 현장사람들이 잘못한 게 아닌데, 지금도 구조조정에만 초점을 맞추는 정치권과 해고 동료들이 안타깝고 원망스럽다"고 밝혔다.

또 "우리 회사는 정리해고라는 특단에 아픔을 겪었지만, 제대로 된 지원은커녕 아직도 정치권과 노동계가 정상화에 발목을 잡고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에게 (쌍용차) 지원과 회사 장래를 약속받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2009년 이후 구조조정으로 급여가 삭감되고 제때 지급받지 못한 점도 그에게는 너무나 큰 고통이었다. 유씨는 "1년, 2년 생활은 궁핍해지고 아이들 학업과 병원비 등 모자라는 돈을 빌리고 또 빌리면서 살아도, 쌀독에 쌀이 떨어져 아이들 라면 먹인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썼다. 그럼에도 "무잔업 3년, 불규칙했던 급여보다 더욱 더 가슴 아픈 건 신차 개발이 한 대도 이뤄지지 않은 회사의 현실"이라며 가슴아파했다.

그는 해고자들의 싸움을 안타까워하면서도 그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유씨는 "해고된 동료들이 공장에 돌아오길 원한다면 자금지원 부분에 동력을 쏟아야 한다"며 "신차 출시 시장·모터쇼에 가서 시위를 해 회사 이미지나 영업을 방해하는 모습은 통탄스럽고 가슴 아플 뿐"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뇌사 상태에 빠진 유씨는 서울 삼성의료원으로 옮겨졌다. 쌍용차 노조에 따르면, 초기 치료를 담당한 의사는 "동공이 열린 상태로 뇌신경에 대해선 장담하기 힘들다"며 "회복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쌍용차 노조는 "유 조합원이 꼭 살아서 쌍용인으로, 영원한 쌍용차 노동자가 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쌍용차 노사는 무급휴직자 복귀 방안을 두고 협의하고 있다"며 "정치권에서 한쪽 방향만 놓고 갈등을 유발한다면, 쌍용차 노조는 더 이상 간과하지 않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 이 글은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졸업생 박소희 기자가 오마이뉴스에 보도한 기사를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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