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 대한 정서적 친밀감이 강해 보였다”

▲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70)는 한·중 전문가 공동연구위원회의 한국 측 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 8월31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 리셉션은 위원회의 2차 활동 결과 보고대회를 겸했다. 이 자리에서 시진핑 부주석을 만난 서 교수는 “모나거나 각박하지 않고, 중후하고 침착하며, 여러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대인 풍모를 갖춘 리더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지난 14일 전했다.

다만 그의 말속에는 “나쁘게 말하면 중화민족주의 성향이 과거보다 강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중국의 문화와 국력에 대한 상당한 자신감이 묻어나기도 했다”고 서 교수는 말했다. 장쩌민 전 주석이 서방세계에 경도돼 있었고, 후진타오 주석이 자립을 추구했지만 국력이 뒷받침되지 못했다면, 시진핑과 5세대 지도부는 “책임있는 강대국으로서 중국의 위상을 대표할 수 있는 세대”라는 것이다.

서 교수는 이런 분위기가 한국 외교에 숙제를 안겨줄 것이라고 봤다. “앞으로 사사건건 경쟁·갈등을 거듭할 중·미와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면서 신뢰를 얻고 두 나라의 가교 역할을 하려면 상당한 외교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 교수는 다만 “시 부주석이 한국에 대해 정서적 친밀감을 느끼며 큰 호감이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여러 가지 인연이 북한보다 한국을 훨씬 좋게 각인시켜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지금까지 중국이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이라는 큰 틀에서 국력을 증강시키는 데 집중해왔다면 앞으로는 산적한 국내 문제를 해결할 ‘패러다임 전환’의 시기라고 본다. 그런 면에서 “시 부주석은 과거 지도자들에 비해 더 대담한 정책 변환을 추진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고 보지만, 틀을 뛰어넘는 데 필수적인 창의적 상상력까지 발휘할 수 있는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이 글은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졸업생 황경상 기자가 경향신문에 보도한 기사를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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