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와 시민들 비바람 속에서도 영화에 대한 염원으로 하나 됐다

 

▲ 16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열린 영화<26년>콘서트에서 영화의 주제곡을 위해 자신의 곡인 ‘꽃’을 편곡한 가수 이승환이 열창하고 있다. ⓒ 이정민

강한 바람과 비, 그리고 추위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서울 시청 광장에서 16일 오후 8시부터 열린 영화 <26년> 서울 광장 콘서트는 출연 배우와 현장을 찾은 시민들로 훈훈했다.

시작은 밴드 장미여관과 브로콜리 너마저였다. KBS <탑 밴드2>를 통해 대중들에게도 친숙해진 장미여관은 특유의 유쾌함으로 현장을 찾은 시민들과 호흡했다. 춥고 비바람이 부는 날씨를 의식한듯 보컬 강준우는 "일이 잘되려니 날씨가 이런 거 같다"며 "원래 비오는 날, 눈 오는 날 이사 가면 잘 산다는 말도 있지 않나"며 현장 분위기를 돋웠다. 장미여관은 <26년>의 테마곡인 이승환의 '꽃' 뮤직비디오에도 함께한 팀.

"정말 영화를 보여드리고 싶었다"면서 감개무량한 마음을 표현한 영화사 청어람의 최용배 대표는 무대에 올라 "<26년> 우리가 만들었다!"고 외치며 영화에 대한 의미를 강조했다. 알려진 대로 <26년>은 1만 5000명의 제작두레 가입 시민들이 약 7억 원을 투자, 제작비에 일조했다.

 

▲ 16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열린 영화<26년>콘서트에서 국가대표 사격선수 출신의 저격수 역의 배우 한혜진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조직폭력배 역의 배우 진구. ⓒ 이정민

 

▲ 16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열린 영화<26년>콘서트에서 원작자인 강풀 웹툰작가가 그 분 역할을 한 배우 장광이 자신의 원작 내 인물과 가장 흡사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 이정민

밴드의 공연 뒤엔 출연 배우들의 토크 콘서트가 있었다. 현장엔 영화에 함께한 배우 진구, 한혜진, 배수빈, 임슬옹을 비롯해 이경영, 장광, 김의석, 조덕제가 함께 했다. 무대에 오른 이들은 저마다의 감회를 전했다. 이경영은 "비가 오는 날씨인데 내리는 빗방울 하나하나가 시민들인 거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고, 김의성은 "우리나라를 이끌 젊은 분들이 영화를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영화를 통해 고민을 많이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연 배우들에 대한 환호도 강했고, 아이돌가수 2AM 출신의 임슬옹도 큰 환호를 받았지만 영화에서 '그 사람' 역을 맡은 배우 장광에 대한 반응이 남달랐다. 장광은 "처음에 강풀 작가가 작품을 쓴 계기가 지금 2, 30대 청년들이 5.18에 대해 잘 모른다는 현실에서 시작했다더라"면서 "5.18이 시작될 때 제가 30대였다.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런 소재를 다룬 영화에 나오게 돼서 너무 감개무량하다며 영화를 통해 역사를 제대로 보게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진 영화 콘서트에선 배우들 각자가 주어진 질문에 답하는 시간이었다. 배우 한혜진은 언제부터 예뻤냐는 질문에 "태초부터 예뻤다"고 발언했다 급사과하는 재치를 보였다. 장광은 친아들이자 배우지망생인 장영 군이 영화에 깜짝 캐스팅 된 사연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배우 진구는 "영화가 지난 4년 동안 제작이 무산되기도 했기에 솔직히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값진 기다림이었다"고 소감을 전해 박수를 받았다.

▲ 16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열린 영화<26년>콘서트에서 원작자인 강풀 웹툰작가가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한혜진, 진구, 김의성, 이경영, 강풀, 장광, 조덕제, 임슬옹, 배수빈. ⓒ 이정민

임슬옹은 영화가 천만 관객이 넘으면 고등학교의 한 반을 선택해 학생들과 극장에서 영화를 보겠다는 공약을 공개했다. 이에 김의성은 "역사적 의미를 생각하면서 1980년생 518명의 관객들과 극장에서 영화를 보겠다. 이들을 슬옹군이 갈비뼈가 으스러질 때까지 프리허그를 하도록 같이 공약을 걸었다"며 덧붙여 환호를 받았다. 임슬옹은 최근 다리 골절로 수술을 받았음에도 휠체어를 타고 현장에 등장했다.

4년의 기다림 후 세상에 나오게 된 영화 <26년>에 대한 남다른 마음에서였을 것이다. 방송인 류시현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콘서트는 <26년>의 투자자이기도 한 가수 이승환의 공연으로 막을 내렸다. 이승환은 공연 중 "내가 영화계 슈퍼갑 투자자다"라고 외쳐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한편 이번 <26년> 콘서트는 유스트림을 통해서 인터넷에 생중계됐다. 본격적인 공식행사로 홍보일정을 시작한 <26년>은 마지막 후반 작업을 마무리 지은 뒤 오는 22일부터 서울을 비롯한 전국 6개 도시에서 대규모 시사 행사를 갖는다. 영화의 공식 개봉일은 11월 29일이다.


* 이 글은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졸업생 이선필 기자가 <오마이스타>에 보도한 기사를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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