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권재단 ‘인권의 밤’에서 ‘의자놀이’ 등 17권 시상식
한국인권재단(이사장 고광헌)의 ‘인권 읽는 밤’ 행사가 13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예장동 문학의 집에서 인권활동가와 작가, 출판사 관계자 등 1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인권재단은 이날 행사에서 단비뉴스의 <벼랑에 선 사람들>과 공지영의 <의자놀이> 등 ‘2012년 올해의 인권책’으로 선정된 17권의 저자와 출판사 대표들에게 상패를 수여했다.
인권 강의와 인권홀씨기금 전달식도
소리꾼 최용석씨의 창작 판소리 공연으로 시작된 이날 행사는 고광헌 이사장의 인사말에 이어 인권에 대한 강의, 인권재단 사업소개, 인권홀씨기금 전달식, 올해의 인권책 시상식 순으로 진행됐다.
‘짧지만 긴 울림’이란 주제로 약 40분 동안 이어진 인권 강의에서 김 원 광장건축환경연구소 대표는 “건축가들이 정작 건물주나 사용자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묻지 않는다”며 “인권에 충실한 설계를 통해 건축이 인권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쩌면 사무소’ 장상미 꿍꿍이(대표)는 청중에게 “행복하신가요”라고 질문을 던진 뒤 소셜펀딩으로 추진한 ‘어쩌면 프로젝트’를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어울려 각자의 권리와 행복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공간 겸 카페를 만든 경험담을 나누었다. 지난 10월 열린 ‘제2회 국제인권 모의재판대회’ 대학원부문 대상팀 자격으로 연단에 오른 임재성(인하대법학전문대학원)씨는 “때로는 안다는 것이 권력이 아닌 고통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모교로부터 받은 수상 격려 장학금을 일제피해자 공제조합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일제피해자 공제조합은 이 날 임씨 등 팀원들을 강제징용 피해자 및 유족이 아닌 외부인 중 첫 조합원으로 받아들였다.
이어진 인권홀씨기금 전달식에서는 ‘인권을 새롭게 다루려는 작은 시도를 응원한다’는 취지에서 법률공동체 두런두런과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에 각각 1백만 원씩이 수여됐다. 두런두런은 웹툰(인터넷만화)과 포토툰(사진만화)을 활용한 인권의식 고취 활동에,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는 성적소수자 인권감수성 향상을 위한 맞춤형 가이드북 제작사업에 지원금을 쓰게 된다.
전태일 열사 기일에 수상...노동인권 감시 등 다짐
인권담론과 인권문화 확산에 기여한 책들을 대상으로 한 ‘올해의 인권책’ 시상식은 인권현장 등 4개 분야별로 저자와 출판사대표가 함께 단상에 올라 상패를 받고 간단한 소감을 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소수의견>으로 인권일반 부문에서 수상한 박권일 자음과모음 편집위원은 “수상일인 오늘(11월 13일)은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한)전태일 열사의 기일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며 “우리 곁에서는 여전히 용산, 쌍용차 사태 등 노동현장의 인권 유린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앞으로도 노동인권과 관련한 글들을 써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시대유감>으로 역시 인권일반 부문에서 수상한 안경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인권에 대해 더 치열하게 쓰인 좋은 책들이 많은데 이 책이 상을 받을 줄 몰랐다”며 “퇴임 후 공익변호사그룹 공감에서 활동하며 인권을 지키는 활동을 계속해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인권재단은 1999년 유엔세계인권선언 50주년 기념사업위원회가 설립 작업을 맡아 2001년 공식 발족한 비영리민간재단으로 인권연구, 인권문화 확산, 인권교육 및 전문인력 양성 등 사업을 펼치고 있다. 고광헌 이사장은 “새로운 인권의제 조성과 젊은 인권리더 양성을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며 “국가나 기업 대신 시민 후원으로 유지되는 인권재단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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