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진 · 김진서 그랑프리 3차 오스트리아 대회 동반 출전

김연아가 꼽은 1등 후배 김해진(15·과천중)과 남자 김연아로 불리는 김진서(16·오륜중)가 11일 인천공항을 통해 동반 출국했다. 지난 8월 4일부터 양일간 서울시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2012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파견선수 선발전’에 출전해 각각 여자부 2위와 남자부 1위를 차지한 뒤 얻은 출전권으로 그랑프리 무대를 밟기 위해서다.
 
▲ 김해진 선수와 김진서 선수가 "파이팅!"을 외치며 대회를 앞두고 의지를 다졌다. ⓒ 정혜정
 
이번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에 두 차례 출전 기회를 얻은 김해진과 김진서는 첫 대회로 그랑프리 3차 오스트리아 대회에 나서게 됐다. 13일(현지시간)부터 15일까지 열리는 ‘ISU 주니어 그랑프리 3차 오스트리아 대회’에서 김진서는 13일 쇼트 프로그램, 15일 롱 프로그램 경기에 출전하며 김해진은 14일에 쇼트 프로그램, 15일 롱 프로그램 경기에 나서게 된다. 11일 오전, 출국을 앞두고 있는 두 선수를 인천공항에서 만났다.
 
지난 1월 열린 전국남녀종합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해, 운동을 시작한지 3년 만에 국가대표가 된 피겨 신동 김진서는 앞서 열린 선발전에서 총점 189.12점으로 국내 신기록을 경신했다. 승승장구 하고 있는 김진서에게 이번 대회 목표를 묻자 “10위권 안에 들고 싶어요”라는 겸손한 대답이 돌아왔다. 옆에 있던 매니저는 답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함께 인터뷰에 응했던 김해진은 “당연히 들지, 웃겨”라고 말했다. 주위의 반응에 김진서는 “높게 잡는다면 포디움 안에 들고 싶은데… 그래도 5등 안에는 꼭 들고 싶어요”라고 목표치를 조정했다.
 
▲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김진서 선수. ⓒ 정혜정
 
5위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김진서가 “3위권으로 하겠습니다!”라고 말하자 주위 사람들은 그제야 웃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김해진은 “등수를 정해놓고 시합에 임하지 않는다”며 “등수를 정해놓으면 그 등수에 연연하게 되기 때문에, 연습한 만큼 잘 하고 오는 것이 이번 대회 출전 목표”라고 말했다. 2011 그랑프리 시리즈 2차 호주 대회에서 5위, 4차 루마니아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바 있는 김해진은 “이번 시즌 첫 대회인 만큼 긴장되고 설레기도 하지만 할 수 있는 모습을 다 보여주고 돌아오고 싶다”며 출전 소감을 덧붙였다.
 
진작에 국제무대를 밟은 김해진에 비해 김진서는 이번이 첫 국제대회다. 김진서는 “첫 데뷔무대니까 가서 실수하더라도 끝까지 열심히 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준형이와 민석이 형을 포함해 한국 남자 선수들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대회를 통해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김해진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작년과 다른 새로운 모습을 해외 피겨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국에) 연아 언니와 민정 언니의 후배로 저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충분히 알고 있지 않을까’라는 반문에 김해진은 “그랬으면 좋겠어요”라고 웃어 보였다.
 
▲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김해진 선수. ⓒ 정혜정
 
최근 현역 복귀를 선언한 김연아(23·고려대)와 태릉선수촌에서 함께 훈련하고 있는 두 선수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데 선배 김연아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제가 흥분을 잘 하거든요. 연아 누나가 아이스 쇼와 대회는 다르니까, 대회에 나가서는 제발 흥분하지 말고 차분하게 연습했던 만큼만 보여주고 오라고 얘기해줬어요.”
 
김해진에게는 기술적인 조언이 추가됐다.
 
“연아 언니가 긴장해서 몸이 잘 안 따라줄 수 있지만 스피드 내서 점프하라고 말씀하셨어요. 스피드를 내면 점프가 더 잘 된다고요. 언니가 길게 조언하는 편은 아니지만 언니랑 같이 태릉에서 훈련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저희는 ‘점프, 점프’ 하면서 점프에만 신경 쓰는 편이었는데 언니가 연습하는 것을 보고 스포츠보다는 예술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이후에 나도 저렇게 되기 위해서 표현력을 길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출국 시간이 가까워졌다. 서로에게 전하는 한 마디를 끝으로 인터뷰는 마무리 됐다.
 
“해진이는 저의 선배님이잖아요. 몇 년 선배야, 대선배님이잖아요. (웃음) 해진이는 배울 점이 많은 선수거든요. 다음 대회 때 해진이랑 함께 못 가더라도 이번에 해진이가 하는 것들 보면서 많이 배워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진서)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어. 선배님이라고 불러. (웃음) 진서는 워낙 긍정적이니까 같이 갈 때 많은 힘이 될 것 같아요.” (김해진)
 
▲ 출국을 앞둔 김해진, 김진서 선수 표정이 밝다. ⓒ 정혜정
 
함께여서인지 대회를 앞두고 있지만 둘의 얼굴에는 긴장감보다는 웃음이 가득했다. 겸손하게 얘기했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오겠다는 의지도 엿보였다. “파이팅!”을 외치며 사진 촬영까지 마친 김해진과 김진서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출국장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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