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산기슭 좁은 길’ 7개 코스 총 58km 일반 개방

산기슭의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호수를 눈에 담고 걷는 길, 청풍호 자드락길이 활짝 열렸다.

충북 제천시가 총 사업비 12억 4,000만원을 들여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조성한 자드락길은 청풍면 교리 만남의 광장에서 시작, 수산면 상천리-옥순대교-괴곡리-다불리-지골리를 거쳐 다시 옥순대교에 이르는 총 58km의 등산로다. 준공식은 올해 3월로 예정됐지만 일반에게는 이미 공개됐다.

 

▲ 자드락길은 청풍호를 중심으로 펼쳐져 있다. ⓒ 임종헌

자드락길은 ‘나지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에 난 좁은 길’이란 뜻의 순 우리말. 청풍호 자드락길은 ‘작은동산길’ ‘정방사길’ ‘얼음골 생태길’ ‘약초길’ 등 모두 7개 코스로 이뤄졌다. 행정안전부의 ‘녹색길’ 조성사업의 하나로 선정, 추진된 자드락길 공사는 월악산 국립공원, 얼음골, 나루터, 승마체험, 인공암벽장 등 인근에 다양한 볼거리 즐길 거리를 보강하는 작업과 함께 진행됐다. 제천시는 청풍호 자드락길을 역사와 관광 자원을 활용한 품격 있는 건강 휴양 관광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안전시설 미비 등 아쉬운 점도

단비뉴스 취재팀은 지난 12일 자드락길 중 가장 긴 코스인 작은동산길에 올라봤다. 제천시 홈페이지는 작은동산길을 입산 가능한 곳으로 소개했지만 눈이 온데다 영하의 날씨에 물탱크가 터져버린 탓에 등산로 일부가 얼음으로 덮여 있어 발을 딛기 어려웠다. 겨울 산행에서 위험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당국이 좀 더 주의 깊게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 물탱크가 터져 얼어버린 등산로. ⓒ 정혜정

또 만일의 사고를 당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산악위치표지판에 산의 명칭과 표지판별 고유번호와 함께 신고 전화번호가 기재돼 있어야 하지만 작은동산길에서는 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하학현에서 이에스(ES)리조트로 향하는 2차선 도로 또한 자드락길 1코스의 일부지만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는 것은 하얀 실선뿐이었다. 제설작업이 끝난 차도와 달리 인도에는 녹지 않은 눈이 그대로 쌓여 있어 통행자들은 차도로 걸을 수밖에 없었다.

 

▲ 인도와 차도 구분이 사라진 작은동산길 코스의 도로 일부. ⓒ 정혜정

청풍호를 대하는 일곱 가지 자세

 

▲ 청풍호 자드락길. 작은동산길 정방사길 얼음골생태길 녹색마을길 옥순봉길 괴곡성벽길 약초길.

그러나 이런 미흡한 부분들이 보강되고 날씨가 풀리면 자드락길은 청풍호 일대의 자연과 문화를 살뜰히 보여주는 명물이 될 가능성이 있어보였다. 정방사길 코스를 따라 정방사 법당 앞에 서면, 청풍호와 겹겹이 이어지는 산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얼음골 생태길에서는 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신기한 광경을 볼 수 있다. 녹색마을길에는 전국 유일의 솟대 테마공원인 능강 솟대문화공간이, 옥순봉길에서는 희고 푸른 바위들이 우후죽순처럼 치솟아 있는 봉우리를 만날 수 있다. 괴곡리를 지나 고수골에 이르는 괴곡성벽길은 ‘산삼을 캔 심마니가 적지 않다’는 소문이 있을 만큼 자연훼손이 거의 없는 곳이다. 또 약초길에는 옥순대교-고수골의 뱃길이 이어지고, 청풍김씨 시조묘단, 한국도서박물관 등이 있어 역사 유적으로도 관심을 끌 만하다.

 

[자드락길 7개 코스]
△작은동산길 19.7km, 4시간 40분 소요(청풍 만남의광장~능강교) △정방사길 1.6km, 50분 소요(능강교~정방사) △얼음골 생태길 5.4km, 1시간 30분 소요(능강교~얼음골) △녹색마을길 7.3km, 3시간 소요(능강 야생화단지~상천 민속마을) △옥순봉길 5.2km, 2시간 30분 소요(상천민속마을~옥순대교) △괴곡 성벽길 9.9km, 4시간 소요(옥순대교~지곡리) △약초길 8.9km, 3시간 40분 소요(지곡리~말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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