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팩트체크주간] 오픈플랫폼

시청자미디어재단과 팩트체크넷이 공동 주관하고 방송통신위원회가 후원하는 ‘제1회 팩트체크 주간’ 행사의 세 번째 컨퍼런스인 ‘팩트체크X오픈플랫폼’이 지난 6일 유튜브와 줌(ZOOM) 화상회의로 진행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다나에 짜보우라키 트룰리미디어(Truly Media) 프로젝트 매니저, 권오현 팩트체크넷 이사장이 각각 팩트체크 플랫폼을 소개하고, 조준형 연합뉴스 팩트체크팀장, 금준경 미디어오늘 기자가 질문과 토론에 참여했다.

플랫폼을 활용한 협력으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짜보우라키 매니저는 ‘해외 소셜미디어 정보검증 플랫폼’ 현황을 소개했다. 그리스의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아테네 기술 센터(Athens Technology Center, ATC) 소속인 그는 ATC가 오인정보와 허위정보에 대처하기 위한 전 유럽적 노력의 일환으로 팩트체킹 플랫폼 개발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2018년 1월 유럽 집행위원회는 온라인상에 퍼지는 가짜 뉴스 및 허위정보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 사업을 조언해줄 고위급 전문가 집단을 창설했다. 또한, 허위정보 대응을 위한 활동에 재정 지원을 시작했는데 SOMA(Social Observatory for Disinformation and Social Media Analysis) 프로젝트가 그중 하나다. SOMA 프로젝트는 이해관계자끼리 협력을 통해 온라인 허위정보에 맞서자는 유럽집행위원회의 전략으로 허위정보 모니터링, 해당 분야 모범 사례 안내, 교육 전략의 영향 진단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짜보우라키 매니저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60여 개의 회원단체를 보유하고 있으며, 덴마크, 이탈리아, 그리스 등 3개국에 우수 센터를 설립해 허위정보 연구의 지역 거점으로 활용 중”이라며 “트룰리미디어와 트루스네스트 개발도 이 프로젝트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 팩트체크 플랫폼 트룰리미디어를 시연 중인 다나에 짜보우라키 트룰리미디어 프로젝트 매니저. Ⓒ 시청자미디어재단

짜보우라키 매니저는 트룰리미디어 팩트체킹 플랫폼을 직접 시연했다. 그는 “트룰리미디어는 온라인 콘텐츠를 취급하는 소셜미디어와 저널리스트의 작업 흐름을 참고해 3단계로 팩트체크를 한다”고 설명했다. 먼저 팩트체크 대상이 되는 콘텐츠나 뉴스 기사를 찾고, 이런 콘텐츠들을 모아 컬렉션을 구성해 공유한 뒤, 마지막으로 컬렉션에 추가된 아이템 검증 작업이 이뤄진다. 트룰리미디어에서 제공하는 자체 검증 도구들을 활용해 정보의 허위 여부를 판단한다. 트룰리미디어는 무료 플랫폼으로 출발했으나 현재는 유료로 전환한 상태다.

시민과 전문가가 힘을 합친 팩트체크

뒤이어 권오현 팩트체크넷 이사장이 ‘한국 팩트체크 플랫폼’을 주제로 발표했다. 팩트체크넷은 민주주의 활동가 협동조합 ‘빠띠’와 방송기자연합회,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가 협력해 개발한 팩트체크 플랫폼이다. 권 이사장은 “빠띠는 어떻게 하면 사회가 서로 협력하고 신뢰할 수 있을지, 그런 방향으로 가려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플랫폼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여러 고민 끝에 (사회가 서로 협력하고 신뢰하는 방향으로 가려면) 팩트체크가 중요하다고 느껴 팩트체크넷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 팩트체크넷의 전문가와 시민협력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 권오현 팩트체크넷 이사장. Ⓒ 시청자미디어재단

팩트체크넷은 시민과 전문가의 협력을 지향하는 무료 공개 방식의 오픈플랫폼으로 크라우드 소싱을 통해 팩트체크를 한다. 권 이사장은 “시민 누구라도 허위정보 검증을 제안할 수 있도록 열려있고, 실시간 이슈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도구를 제공한다”며 “시민이 제안한 검증 아이템을 전문가가 함께 확인해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검증 과정도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권 이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검증에는 각 분야 저널리스트들이 전문 팩트체커 역할을 하고, 팩트체크 교육 과정 이수자, 팩트체크 공모전 수상자,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강사 등으로 구성된 시민 팩트체커가 함께 참여한다. 팩트체크넷에서는 시청자미디어재단과 함께 시민 팩트체커가 팩트체커로서 더 나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시민 팩트체커 교육 과정을 진행 중이다.

권 이사장은 “전문가들이 정보의 팩트 여부를 판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까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시민들이 전문가의 판정에 공감하고 결과를 신뢰할 수 있다”며 오픈플랫폼 방식으로 운영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권 이사장은 “팩트체크넷은 이 외에도 각종 팩트체크 결과물들을 모아놓은 ‘팩트체크 아카이브’를 운영하고 있고,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통로를 확장할 예정”이라며 이어 “팩트체크 기술을 발전시키고 편의를 위한 도구들을 추가하겠다”며 발표를 마쳤다.

“오픈플랫폼이 시민들의 소통창구 돼야”

최원석 시청자미디어재단 연구원의 사회로 팩트체크 오픈플랫폼에 관한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에는 권오현 팩트체크넷 이사장, 팩트체크넷에서 전문 팩트체커로 활동 중인 조준형 연합뉴스 팩트체크팀장, 금준경 미디어오늘 기자가 참여했다.

▲ 팩트체크 오픈플랫폼에 관해 토론 중인 참여자들. 화면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사회를 맡은 최원석 시청자미디어재단 연구원, 조준형 연합뉴스 팩트체크팀장, 금준경 미디어오늘 기자, 권오현 팩트체크넷 이사장. Ⓒ 시청자미디어재단

조준형 팀장은 ‘협력이 팩트체크 과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해 발언했다. 조 팀장은 “기자의 시선은 대체로 이슈중심적이라 허위정보 검증대상을 찾을 때 유명인사, 정치인, 엘리트들의 발언에 초점을 맞춘다”며 “시민들은 일상에서 느낀 문제점들을 검증대상으로 발제하고, 취재 과정에서도 일상을 중점에 둔 시선으로 참여해 전문팩트체커가 놓친 부분들을 채워준다”고 설명했다.

금준경 기자는 ‘미디어 비평을 하는 입장에서 느끼는 팩트체크 플랫폼의 필요성’에 관해 발언했다. 금 기자는 “시민과 팩트체크 협업을 해본 결과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표적인 개선점으로 기성언론보다 더딘 검증속도를 꼽았다. 금 기자는 “팩트체크도 취재 경쟁이 되는 분위기 속에서 시민들은 고용 상태가 아니라 전념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기성 언론과 비교해 속도에서 뒤쳐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서 말한 것처럼 부족한 점도 있지만, 시민과 협업하는 팩트체크 플랫폼도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금 기자는 “이미 기성언론에서 팩트체크를 완료한 정보들도 시민들은 접근하기 어렵다”며 “오픈플랫폼이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권오현 이사장은 ‘팩트체크보다 빠른 허위정보 확산 대처방안’에 관해 발언했다. 권 이사장은 “허위정보를 빠르게 감지하는 방법을 개선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플랫폼의 도구 추가 등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교육을 통해 시민 참여를 늘려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이사장은 “팩트체크가 끝난 정보임에도 허위정보가 계속 퍼져나가는 경우가 많아 이를 덮을 수 있는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전문가의 역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이날 진행된 콘퍼런스는 시청자미디어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편집 : 김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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