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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속에서도 기자학교는 행복했다
[행복기자학교] 제4기 15명 수료
2020년 09월 22일 (화) 22:29:54 김서윤 임지윤 기자 dlawldbs20@naver.com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대학원과 생태누리연구소가 운영하는 제4기 행복기자학교가 8월 12~14일, 18~19일 5일간 이포봉양지역아동센터 청소년 15명을 대상으로 열렸다. 올해는 예년과 다르게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찾아가는 행복기자학교’ 형태로 진행됐다. 제천교육지원청 행복교육지구 마을학교사업의 일환인 행복기자학교는 미디어 제작 체험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미디어와 사회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진학과 진로 모색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개설됐다.

   
▲ 봉양농협 회의실에서 열린 제4기 행복기자학교 개강식에서 생태누리연구소 박정순 소장이 행복기자학교 취지와 과정을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김서윤

코로나와 홍수 피해 속에서 진행된 개강식

8월 12일 봉양농협 회의실에서 열린 개강식은 참가자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를 두고 앉은 채 진행됐다. 박정순 생태누리연구소장은 행복기자학교를 소개하면서 ‘제천서만 누리는 진짜 기자가 되는 행복’이라는 지난해 활동 영상을 보여주었다. 올해 2학기부터는 행복기자학교 활동이 확장돼 제천과 단양지역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 콘텐츠 공동 교육과정’도 개설된다.

이날 개강식에는 홍성주 봉양농협조합장,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대학원장, 충북제천교육지원청의 류효숙 장학사, 이경희 파견교사, 윤진 주무관, 한지우 봉양 도서관장, 곽경숙 이포봉양아동센터장, 정홍철 정미디어 기자, 이보환 전 중부매일 기자, 김서윤 중부저널 대표 등이 참석했다.

“언론인의 신박한 세상”

   
▲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대학원장이 ‘언론인이 하는 일‘에 관해 특강을 하고 있다. © 김서윤

제정임 원장은 이어진 특강에서 “제 인생에 가장 어린 학생들 앞에서 강의하게 되었다”고 인사말을 건네며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생까지 참여한 학생들이 낯선 미디어 교육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는 <경향신문> 기자로 출발해 MBC에서 ‘손에 잡히는 경제’, SBSCNBC에서 ‘제정임의 문답쇼 힘’의 진행자 등으로 활약해왔다.

그가 “언론인이 하는 일은 무엇일까요”라고 질문하자, 학생들은 “질문”, “뉴스 만드는 것“ 등 나름대로 알고있는 자신의 생각들을 얘기했다. 그는 “언론인은 시민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꼭 알아야 할 사실을 취재해 전달하는 사람”이며 “권력을 감시하고 부조리와 비리를 고발하고 약자를 대변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언론인은 호기심이 많고, 질문을 잘하고, 관찰력이 있으며, 읽고, 듣고, 쓰기를 즐기며,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은 정의감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 제정임 원장(왼쪽 뒤에서 세 번째)이 특강을 마치고 학생들과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 이포봉양지역아동센터

개강식 마지막 순서로는 한상희 생태누리연구소 연구원과 김서윤 중부저널 대표가 각각 ‘행복기자의 장래희망 발표하기’, ‘보도 사진 촬영과 나만의 기사 관심 주제 찾기’ 교육을 진행했다.

“글쓰기는 모든 능력의 여왕”

   
▲ 행복기자학교 이틀째 수업은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대학원에서 진행됐다. 임지윤 <단비뉴스> 전 편집국장이 교육 시작 전에 프로그램 분반을 편성하고 있다. © 한상희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대학원 단비서재에서 진행된 이틀째 수업은 이봉수 석좌교수의 환영사와 함께 미디어를 이해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관한 특강으로 시작됐다.

   
▲ 이봉수 저널리즘스쿨 석좌교수가 자신이 출연한 KBS ‘저널리즘 토크쇼 J’ 영상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며 ‘미디어 리터러시의 중요성’에 관한 특강을 하고 있다. © 한상희

이봉수 교수는 “지역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해 방학 기간이지만 서울 일정을 조정하고 왔다“며 재능기부로 학생들에게 소중한 시간을 선물했다. 이 교수는 ‘모든 능력의 기본은 글쓰기 능력’이라며 “글쓰기는 무엇일까요”라고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한 학생이 “생각이요”라고 답하자 그는 “생각도 맞지만 더 쉽게는 말하고 싶은 것을 글로 옮기는 것이니까 글쓰기를 어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릴수록 말을 글로 잘 옮기는데, 초∙중∙고∙대학 과정을 거치면서 ‘글은 말하고 다른 것’이라는 관념이 주입돼 글쓰기가 어려워진다”며 “내가 쓰면 글이라는 자신감으로 글쓰기를 하라”고 조언했다.

행복기자학교는 수강생들끼리 팀을 짜서 기사 주제를 발굴하고 취재해서 졸업작품으로 1편씩 완성된 기사를 제출하게 된다. 이봉수 교수는 <단비뉴스>에 올려놓은 제2기 행복기자학교 졸업생의 ‘같으면서도 다른 남녀 쌍둥이의 사생활’이라는 영상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이란성 쌍둥이 자매의 소소한 일상이 담긴 영상으로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이 교수는 “좋은 기사의 소재는 우리 주변에 있다”며 “행복기자학교의 성과물이 짜릿한 추억이 되고 향후 진로에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적극적인 활동을 당부했다.

“인디언 속담에 이런 말이 있어요. 말해주더라도 잊어버릴 것이다. 보여주더라도 잊어버릴 것이다. 하지만 참여하게 해준다면 기억할 것이다. 백번 보더라도 한번 참여한 것만 못하다는 말인데요. 우리 속담에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죠. 이젠 보는 것으로 만족할 수 없고 ‘백견이 불여일참’인 사회죠. 한번 참여해 보면 그 결과는 아주 달라집니다. 뭐든 생각했던 것보다 막상 해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여러분은 이제 그 출발선에 선 것입니다.”

이봉수 교수는 미디어를 이해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도 설명했다. 그는 “비판 없이 미디어에 노출되어 온 사람이 갖게 되는 생각이 과연 그 사람의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미디어는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대학원 설립을 주도하고 12년간 대학원장을 역임했다. 제자 225명이 국내 유명 언론사에서 기자와 피디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점과 졸업생 중에 이른바 ‘기레기’가 거의 없는 것을 보람으로 여긴다. 그 역시 <조선일보> 기자 출신으로서 <한겨레> 창간에 참여해 경제부장 등을 역임하고 런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경향신문> 등에 미디어비평 칼럼을 쓰고 KBS 등의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에 자문하거나 출연해왔다.

   
▲ 행복기자학교 참여 학생들이 세명대 문화관 단비서재에서 ‘기자체험’ 교육을 받고 있다. © 한상희

이어서 <단비뉴스>의 임지윤 전 편집국장과 강찬구∙신수용 기자가 각각 ‘기자체험’ ‘미디어비평’ ‘앵커체험’ 강사로 나섰다. 이들은 초등학생 저학년과 고학년, 중학생 3팀으로 나눠 각 팀의 수준에 맞게 교안을 마련했다. 13~14일 이틀간 주제별로 뉴스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뉴스 영상 제작 과정을 배우며 토론과 놀이를 병행했다.

"저도 질문 있어요”

   
▲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단비서재에서 임지윤 전 <단비뉴스> 편집국장이 취재의 기본과 기사 쓰기에 관해 학생들과 토론하고 있다. © 김서윤

취재의 기본 및 기사 쓰기를 주제로 기자체험 교실을 연 임 전 국장은 지난해 제3기 행복기자학교에서 멘토 역할에 참여한 바 있어 행복기자학교 운영에 익숙하다. 그는 ‘교회오빠’로서 주일학교 경험도 있어 어린 학생들이 쉽게 동화했다. 기자란 무엇인지, 뉴스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뉴스가 왜 필요한지 등에 관해 학생들과 토론했다.

학생들의 열띤 참여는 천진난만한 질문과 답변으로 이어졌다. “기자는 궁금한 게 많은 사람이에요”, “뉴스가 없으면 사람들이 코로나 마스크도 안 써요” 등 학생들의 답변 내용은 일상에서 발견한 진솔한 것들이 많았다. 특히 강사가 생각하는 단어를 학생들이 질문을 통해 유추하거나 자기들끼리 토론하는 게임인 스무고개를 통해 기자체험하는 시간에는 학생들이 질문하는 법을 직접 익히며 웃음소리가 연발했다.

둘째 날에는 글쓰기 실전이 진행되었다. 임 전 국장이 던진 주제는 ‘코로나19에서 내가 경험한 좋았던 일과 싫었던 일’,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수학여행을 못 가게 돼 슬펐다는 한 학생의 발표에 다른 학생들이 맞장구치기도 했고, 어떤 학생은 자기를 괴롭히는 친구에 관해 글을 쓴 뒤 종이를 구겨서 던져 버리기도 했다.

   
▲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작성한 ‘코로나19에서 내가 경험한 좋았던 일과 싫었던 일’에 관한 글과 그림. © 임지윤

나이가 들수록 타인의 눈치를 보고 사회에 맞춰가다 보면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법을 잊게 된다. 꾸며내게 되고 과장하게 된다. 임 전 국장은 “짧지만 진솔하게 글 쓰는 아이들을 보며 책상에 진열된 ‘글 쓰는 기술’에 관한 책들이 떠올랐다”며 “메시지에 관한 고민 없이 화려한 글은 함부로 휘두르는 칼과 같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한 표정과 감정, 생각을 글에 녹여낼 수는 없을까 고민했다”며 “가르치면서도 배우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유튜브도 언론일까?

   
▲ 8월 13일 세명대 문화관 402호 강의실에서 강찬구 기자가 ‘미디어비평과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해 강의하고 있다. © 김서윤

미디어비평 교실은 강찬구 기자가 담당했다. 미디어 리터러시 소양과 비판적 관점을 통해 정보 과잉 시대 악성 정보를 판별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유튜버도 언론일까? 학생들은 답변을 머뭇거렸다. 유튜버도 언론이다. 미디어를 통해 이뤄지는 여러 활동에서 일정 수준 윤리적 기준을 갖춰야 한다는 내용으로 강의가 진행됐다. 프로그램을 진행한 강 기자는 “제4기 행복기자학교는 타산 없는 관심과 아이들의 순수한 호기심을 발견하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나도 앵커다”

앵커체험 교육은 신수용 기자가 담당했다. 앵커는 어떤 사람일까? 신수용 기자는 한 뉴스에서 보도된 ‘‘짝퉁’ 펭수 인형에 눈알 모양 젤리 등 1117억 원어치 불법 수입 물품 적발’ 등의 뉴스 기사를 강의에 활용했다. 학생들은 저널리즘스쿨 PD 스튜디오에서 방송 뉴스 원고를 받아 들고 끊어 읽기, 발음, 목소리 톤 등을 지도받았다. 무엇보다 데스크에 앉아 차례로 방송 뉴스를 직접 진행하는 앵커체험에 크게 흥미를 보였다.

   
▲ 세명대 문화관 PD 스튜디오에서 신수용 기자가 ‘앵커체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 한상희

“나도 기자다”

   
▲ 행복기자학교 참여자들이 수료 결과물로 <함지박타임즈> 제2호를 발간하기 위해 회의를 하고 있다. © 한상희

8월 18일에는 모둠별 기사 제출을 목표로 아이템 회의를 했다. 초등학교 저학년팀, 고학년팀, 중학생 팀으로 나뉘었다. 최근에 가장 관심이 있는 일들은 무엇인지 토론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대체로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변화된 지역의 공공기관과 지역업체들의 탐방 기사를 작성하기로 했다.

이포봉양지역아동센터의 청소년들이 참여하고 있는 만큼 공공기관은 센터 근처에 있는 봉양도서관, 봉양보건지소, 한방제품 제조회사 ‘약초인’이 정해졌다. 어떤 방법으로 취재하고 어떻게 기사를 작성할 것인지를 논의한 뒤 인터뷰 질문지를 작성하고 인터뷰하는 사람, 기록하는 사람, 촬영하는 사람 등 팀별로 역할을 나누었다.

김서윤 <중부저널> 대표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사진 촬영 실습을 지도했고, 학생들은 현장 취재 요령도 익히는 등 취재 실전교육이 진행됐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봉양도서관, 고학년은 봉양보건지소, 중학생은 ‘약초인’ 탐방 기사를 쓰기로 했다. 8월 26일로 예정했던 제4기 행복기자학교 수료식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미뤄진 상태다. 15명 수료생은 수료식에서 기자증을 받게 된다.


이 기사는 충북 지역 언론 <중부저널>(http://www.jbjn.kr/news/view.php?no=1685)에도 실립니다. <단비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편집 : 방재혁 기자

[임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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