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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천 ‘공기 나쁜 도시’ 세계 3,4위
[단비현장] 2019 청정대기국제포럼
2019년 09월 21일 (토) 00:19:38 장은미 권성진 김은초 김정민 이정헌 기자 josinrunmi@naver.com

“세계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20개 도시 중 19개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있습니다.”

19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청정대기국제포럼’ 기조연설에서 이자벨 루이스 유엔환경계획(UNEP)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부소장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각국의 심각한 공기오염 상황을 꼬집었다. 국제환경운동단체 그린피스 등의 ‘2018 세계 공기질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선양이 세계에서 대기질이 가장 나쁜 도시 1위였고 방글라데시 다카(2위)에 이어 서울과 인천이 3위, 4위를 차지했다. 세계 20위권에 중국과 인도 도시들이 가장 많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아닌 곳은 칠레의 산티아고가 유일했다.

세계 20대 대기오염 도시 중 19개가 아시아에

   
▲19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청정대기국제포럼에서 기조연설에 나선 이자벨 루이스 UNEP 아태지역본부 부소장이 세계 각 지역 중 아시아 도시들의 대기오염 문제가 특히 심각하다고 말하고 있다. ⓒ 김정민

루이스 부소장은 “2016년에 31개의 전 세계 메가시티(인구 1천만명 이상 도시) 중 17개가 아태지역에 있었고, 아시아 인구의 절반이 도시 지역에 살고 있다”며 “대기오염은 경계를 초월해 발생하고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인근 도시와 협력하지 않으면 절대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베이징과 톈진, 허베이 지역이 협력해 대기질을 개선한 것처럼 도시와 도시, 나아가 국가 간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도가 주최하고 환경재단과 한국에너지기후환경협의회가 공동주관한 이날 포럼에서 ‘미세먼지 국외 배출원 해결방안’ 세션에 발표자로 나선 몽골 환경관광부의 코롤마 감보슈렌 청정기술투자생산과장도 국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몽골 남쪽 고비사막에서 중국, 한반도를 거쳐 미국까지 이어지는 황사 경로를 설명하고, 황사 발원지인 스텝 지대와 고비 지역에 산림과 녹지를 구축하기 위해 국제 공조가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몽골은 그린아시아 네트워크라는 비정부기구(NGO)를 결성해 2000년부터 8~9개 부지에 산림화 사업을 하고 있다”며 “수원시민도 산림화에 도움을 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1980년부터 연무(haze·뿌연 공기) 문제를 겪어온 말레이시아의 마시타 다라스 환경부 대기국 과장은 “남서계절풍인 몬순이 불 때 인근 국가에서 노천 소각이 이뤄지면 서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인근 국가들이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대기오염 감소 계획을 세우자고 제안했다. 이달 초에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과 보르네오섬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로 연무가 발생,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태국 남부까지 피해를 봤다.

   
▲ 말레이시아 환경부 대기국의 마시타 다라스 과장은 서로 밀접한 영향을 받는 아시아 국가들이 함께 명확한 목표를 세워서 대기오염 감축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 김은초

국경 없는 대기오염, 국경 넘어 대응해야

마르코 케이너 유엔 유럽경제위원회 환경부 국장은 ‘월경성 장거리 대기오염에 대한 협약(CLRTAP)’의 성과를 소개하며 국가간 협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CLRTAP는 지난 1983년 여러 국가에 걸친 대기문제 해결을 위해 발효된 최초의 국제 협약으로 영국, 스웨덴, 독일, 노르웨이 등 51개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다. 회원국들이 각자 오염물질 배출감소 목표를 설정하고 모니터링(감시)을 거쳐 자발적으로 목표를 이행했다.

케이너 국장은 “이 협약 시행 이후 이산화황 배출은 70%, 이산화질소 배출은 40% 가까이 감축됐으며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연간 60만 명의 조기 사망이 예방되고 평균 수명이 12개월 연장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대기오염이 국경을 초월하기 때문에 해결책도 국경을 초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일리노이대 매튜 사피로 교수는 1980년대 산성비 사건 등을 계기로 미국과 캐나다 양국이 ‘대기는 국가를 넘는 월경성을 갖는다’는 점을 인식, 각각 대기오염 규제를 강화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에서 굴뚝만 조금 더 높게 쌓아도 규제를 피할 수 있었다거나 이산화황 등 오염 물질이 규제에서 배제되는 등 문제도 있었다”며 “보다 투명하고 적극적이며 상호성에 기반한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미국 일리노이대 매튜 사피로 교수는 “보다 투명하고 적극적이며 상호성에 기반한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김은초

한국 등 6개국 ‘동북아청정대기파트너십’ 출범

한국·북한‧러시아‧중국‧일본‧몽골 등 6개 동북아국가는 지난해 ‘동북아청정대기파트너십(NEACAP)’을 만들어 대기오염 대응 등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권세중 외교부 기후변화환경 외교국장은 “대기오염과 관련해 큰 성과”라며 “국가마다 지원하는 사업이 달라 국제적으로 협력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으나 이제는 이견을 조율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 마지막 세션인 ‘세계 각국 시민들의 대기오염 운동’에서 국제 비영리기구 ‘클린에어아시아’의 댕 에스피타 카사노바 선임연구원은 “우리는 다른 나라 연구기관 및 대학교에도 대기 오염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1500명에 달하는 대기질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클린에어아시아는 필리핀에 있으며,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네팔 등 7개 국가 네트워크 및 250여 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대기환경 개선의 효과를 본 지자체의 사례도 발표됐다.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심각한 곳으로 꼽히던 방글라데시 라지샤히 지역은 미세먼지 주범으로 지목된 비포장도로를 포장하고 주변에 나무를 심었다. 도시의 주요 산업이었던 벽돌 가마를 전통식에서 현대식으로 전환했다. 방글라데시 라지샤이대학교 나살 와히드 교수는 “지방 정부가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해 해결책을 취했다”며 “지방 정부가 그 지역 특성에 맞게 주민과 장기적으로 노력한다면 오염 물질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북쪽 혼슈 미에현에 있는 도시 욧카이치에는 50년대부터 도시바, 샤프 등 제조업 공장이 들어섰다. 그런데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에서 배출된 물질이 1960년대 초 지역주민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쳤다. 100명 중 1명꼴로 천식 질환을 호소할 정도였다. 이에 따라 1969년 일본 최초로 유황산화물 규제를 도입했는데, 1985년 이후 천식 환자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공해 전문가인 일본 미에대학교 박혜숙(인문학부) 교수는 “(60년대) 당시에는 대학을 비롯한 연구기관이 안일했다”며 “데이터가 없어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데이터와 인재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 도시바, 샤프 등 제조업 공장이 밀집된 일본 욧카이치 지역의 대기오염 사례와 규제를 소개하며 데이터를 통한 과학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한 박혜숙 일본 욧카이치 미에대학교 교수. ⓒ 김정민

2012년 수원지역에서 결성된 시민단체 ‘수원 그린트러스트’ 이득현 이사장은 “나무 심기, 미세먼지에 대한 시민 교육,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참여해서 ‘내가 환경에 보탬이 된다’는 효능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편집 : 황진우 기자

[장은미 기자]
단비뉴스 환경부 장은미입니다.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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