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토크] ‘신과 함께-인과 연’ 성공 코드

지난해 외국영화 강세 속에 선전한 한국영화가 있다. ‘신과 함께-인과 연’, ‘안시성’이다. 특히 ‘신과 함께-인과 연’은 지난해 ‘신과 함께-죄와 벌’에 이어 관람객 천만을 넘어서면서 한국형 프랜차이즈 영화로 발돋움했다. 비주얼이 주를 이루는 외화 블록버스터 공식에 이 영화는 새로운 장르와 소재로 대응했다.

쌍 천만을 기록한 ‘신과 함께’ 시리즈 원작은 웹툰이다. 동명 원작은 작가 주호민의 사소한 관심에서 출발했다. 주호민은 20대 때 신화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가 “저승차사가 나오는 제주도 신화를 우연히 접하고서 ‘신과 함께’ 시리즈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두 영화 흥행은 웹툰 원작 몫이 컸다. 탄탄한 스토리텔링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신과 함께’ 시리즈는 흥행하지 못했을 것이다.

2017년 개봉한 ‘신과 함께-죄와 벌’이 한국적 사후 세계관이 녹아있는 지옥을 보여줬다면, 지난해 9월 개봉한 ‘신과 함께-인과 연‘은 세 차사의 캐릭터와 드라마화에 집중했다. 이런 구성을 기획한 것은 1부 세계관이 자리 잡혀야, 2부 속죄를 주제로 하는 드라마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 만화 ‘신과 함께 저승편’ 세트 표지. ⓒ 애니북스

성공 코드 ① 원작 웹툰의 탄탄한 스토리텔링

웹툰 ‘신과 함께’는 2010년 1월부터 2012년 8월까지 네이버에 연재됐다. 저승편, 이승편, 신화편 총 3부작이다. 한국 민속 신들을 재해석하며 2016년 9월 45만 권 이상 판매를 기록했다. 연재 당시 네이버 웹툰 조회수 1위를 기록했고, 작년 4월까지 완결 웹툰 조회수 2위를 기록했다. 이후 각종 만화상을 섭렵하며 전시회, 게임 등으로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탄탄한 스토리텔링 덕분이었다.

<민중의 소리>에 따르면, 2010년 시작된 ‘신과 함께’ 첫 회 '저승편' 1회에 4천500여 댓글이 달렸고, 별점을 매긴 네티즌만 2만7천 명이 넘었다. ‘신과 함께’는 ‘저승편’을 시작으로 '이승편', '신화편'으로 이어져 2012년 9월 마무리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유료로 전환한 뒤 첫 두 달 매출은 3천500만 원이었고, 지금까지 네이버에서 2억3천만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웹툰을 영화로 만드는 것이 하나의 공식처럼 되었지만, 초기 웹툰 영화는 흥행이 좋지 않았다. ‘패션왕’(2014) 59만, ‘전설의 주먹’(2013) 174만, ‘26년’(2012) 296만 등으로 지지부진하다가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 698만, ‘내부자들’(2015) 700만 등을 거치며 급성장했다. 새로운 소재로 대중의 갈망을 충족한 덕분이다.

▲ ‘신과 함께-인과 연’ 공식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성공 코드 ② 비주얼 판타지와 휴머니티의 결합

작사 리얼아이즈픽처스 원동연 대표는 “정서가 배제된 시각효과는 겉멋에 불과하고, 영화는 많은 부분 각색됐지만 나와 나의 일상이 저승과 내세로 이어진다는 세계관, 우리의 현재가 미래를 규정한다는 원작의 정서만은 절대 잃지 않으려고 했다”며, “웹툰 영화화 성공은 ‘리얼리티’보다 ‘드라마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영화화 성공에는 마케팅도 한몫했다. 사전에 성공한 웹툰을 기반으로 했다는 매력, 싱크로율 높은 캐스팅, 웹툰과는 다른 설정으로 웹툰 독자들의 기대를 키웠다. 다른 대작 개봉 영화 장르와 차별되는 포지셔닝을 위해 개봉 시기를 조정하기도 했다.

‘신과 함께’의 성공 코드에는 전 세대를 공략하는 요소가 숨어 있다. 1030세대에게는 이 영화에서 판타지, 비주얼, 유머 코드가 먹혔다. 4050세대에게는 비주얼, 유머라는 공통점에 휴머니티라는 코드가 하나 더 어필했다. ‘신과 함께’ 시리즈는 한국영화 최초로 저승세계 비주얼에 판타지 요소를 가미했다. 또한 7개 지옥 컨셉을 단계적 비주얼로 강조하고, 각 단계를 게임의 스테이지 공략처럼 이동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있게 했다. 죽음과 저승, 죄의 심판 등 한국적 사후세계관과 보편적 가족애 정서도 담았다. 이 같은 코드로 ‘신과 함께’ 시리즈는 성공할 수 있었다.

성공 코드 ③ 빠르게 변하는 영화 풍속도 접목

영화가 흥행하려면 탄탄한 스토리텔링, 전략적 홍보, 스크린 수 확보가 필요하다. 여기에 한 가지 더 관람객의 선호도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아무리 스크린 수를 전국적으로 확보해도 사람들 입맛에 맞지 않으면 소용없다. CGV 리서치센터는 관람객의 영화풍속도를 ‘N차 관람의 보편화’, 혼자 영화를 보는 ‘혼영족의 증가’, 줄어드는 30대 관객 대신 경제력이 있는 ‘50대 관람객의 증가’로 꼽고 있다. ‘신과 함께’ 제작진은 앞으로 3, 4편도 제작할 예정이다. 이런 영화 풍속도를 반영해야 한국형 프랜차이즈 ‘신과 함께’ 시리즈가 흥행가도를 계속 달릴 수 있을 것이다.


편집 : 오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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