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비평] ‘인터랙션 웹툰’ ‘스마트툰’ ‘효과툰’을 아시나요?

초기 웹툰은 활용하기 어려운 MS-DOS 컴퓨터 운영체제에서 활용하기 쉬운 윈도(Window) 체제로 바뀌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윈도의 출현은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개인을 낳았고, 이들이 자신의 웹에 만화를 게재하면서 웹툰이 탄생한다. ‘스노우캣’, ‘파페포포 메모리즈’, ‘마린블루스’ 등은 이 시기의 대표작이다. 초기 웹툰은 보통 마우스 휠을 훑어내리는 스크롤 방식으로 읽을 수 있었다. 가볍고 신변잡기적인 내용을 하나의 에피소드 안에서 구체화하는, 그림일기에 가까운 형식이었다.

포털 사이트가 이끌어낸 웹툰 전성기

2003년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만화 속 세상’이라는 웹툰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이 때부터 작가들이 포털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웹툰에 서사성을 도입했으며, ‘일정한 분량을 정해진 시기에’ 연재하는 기법을 활용했다. 지금도 다음과 네이버 등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는 ‘Daum 웹툰’ 또는 ‘네이버 웹툰’ 등의 섹션을 설정해 다양한 웹툰을 제공하고 있다.

만화를 스캔 형식으로 그대로 웹에 옮긴 것이 기존 웹툰이라면, 새로운 웹툰은 ‘플래시 효과’를 삽입하면서 단순하고 반복적인 클릭 행위에 이벤트를 부여해 긴장감을 높인다.  칸 구분을 넘어 자체 편집 기능인 줌인•아웃(zoom-in•out) 기능을 접목해 칸의 긴장감을 높이고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기도 한다. 디지털 기술이 응용되면서 웹툰은 ‘움직이는 영상’으로 진화하고 생동감 있는 경험을 제공하게 된다.

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웹툰의 진화

디지털 기술과 접목하며 웹툰은 독자들과 상호작용하는 ‘인터랙션 웹툰’으로 발전했다. 네이버 웹툰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1인칭 시점’ 웹툰 ‘마주쳤다’(2017년)가 시초다.

▲ 내 얼굴이 웹툰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웹툰 '마주쳤다'. ⓒ 네이버 웹툰

이제 막 모습을 드러낸 인터랙션 웹툰의 구체적인 실체는 무엇이고,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까. 네이버 웹툰 기술개발 담당자와 메일로 인터뷰했다. 본인 요청으로 이름은 생략한다.

Q: 인터랙션 웹툰은 기존 웹툰과 어떻게 다른가?

A: 인터랙션 웹툰과 기존 웹툰의 차이는 표현하는 방식에 있다. 인터랙션 웹툰이 좀 더 독자들과 서로 소통하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효과를 준다. 예를 들어 웹툰을 읽는 독자가 카메라로 자기 얼굴을 찍으면, 그 얼굴이 웹툰 속 주인공의 얼굴로 반영되는 식이다. 360도 카메라나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카메라로 웹툰 이용자가 속한 환경을 비추면 웹툰 속 캐릭터가 있는 공간도 그 환경과 유사하게 치환할 수 있다. 이렇게 웹툰과 이용자가 서로 교감하게 하여, 독자가 콘텐츠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웹툰 표현이 바뀌도록 해 생생한 느낌을 줄 수 있다.

Q: 인터랙션 웹툰 개발은 어떻게 시작됐고, 현재는 어디까지 기술이 개발됐나?

A: 최근 네이버 웹툰은 ‘마주쳤다’ 등 인터랙션 웹툰을 활발하게 선보이고 있다. 콘텐츠 작가들이 그림을 그리고 스토리를 잘 써주지만, 네이버 웹툰이라는 기업 차원에서 ‘작품 창작활동을 어떻게 촉진하고, 좀 더 신선한 콘텐츠를 만들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던 중에 ‘네이버 자체 기술을 연계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네이버 웹툰은 2014년에 ‘스마트툰’을 도입하여, 그 당시 일반적이던 스크롤 형식 웹툰을 넘어, 화면을 넘김에 따라서 줌인이 된다든지 페이드아웃이 된다든지 하는 효과를 콘텐츠에 접목했다. 다음 해에는 ‘효과툰’이라는 것을 도입했는데, 하일권 작가의 '고고고'라는 작품이 대표적인 사례다. 효과툰은 스크롤을 하다가 어떤 장면에 도달하면 진동이 나도록 하는 등의 기술을 접목한 것인데, 장면전환효과 기술을 웹툰에 접목한 경우다. 2016년에는 AR 기술을 적극적으로 웹툰에 접목해, '폰령(핸드폰과 유령의 합성어)‘이라는 공포 웹툰을 내놓았는데, 이렇게 기술력을 웹툰에 접목해 콘텐츠를 훨씬 풍성하게 하는 방안을 계속 연구중이다.

▲ 스크롤하다 특정 장면에서 진동하는 효과툰 '고고고'. ⓒ 네이버 웹툰

새로운 ‘한류’로 각광받는 ‘인터랙션 웹툰’

2017년 작 '마주쳤다'도 그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네이버 웹툰과 네이버 랩스가 협력하여 웹툰을 읽는 독자의 얼굴을 파악하는 ‘얼굴인식’, ‘얼굴변환’ 기술을 활용한 작품이다. 지난해에도 이 기술을 접목한 '재생금지'라고 하는 공포툰이 나왔다. ‘덱스터 스튜디오’와 네이버 웹툰이 공동제작한 '조의 영역'이라는 작품은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기술을 웹툰에 접목한 ‘VR툰(VR과 웹툰의 합성어)'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이 작품은 미국에서 2019년 1월 24일에서 2월 3일까지 열리는 제35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뉴 프런티어 부문’으로 공식 초청됐다.

한국 웹툰은 서사성과 표현방식의 독특함으로 새로운 ‘한류’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만화와 애니메이션 선진국 미국∙프랑스∙일본은 한국 웹툰에 주목하고 있다. 영화∙드라마∙게임 등의 원본 텍스트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여기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한국 웹툰은 또 진화하고 있다. 한국 웹툰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편집 : 윤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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