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스포츠] 'JK 아트사커' 성공 비결

미디어 생태계는 계속 변한다. 디지털 혁명으로 ‘콘텐츠 유통방식’이 변하자 ‘콘텐츠 소비방식’이 변했고, 이제는 콘텐츠 자체가 진화하고 있다. 모든 변화는 네트워크 진화에 기인한다. TV ‘시청자’는 모바일 ‘이용자’로 급속하게 넘어가고 있다. 2016년 중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 시청자 1억5천만 명 중 82%가 모바일로 드라마를 봤다.

재생시간 짧아지는 콘텐츠

모바일을 통한 시청행태가 일반화하면서 콘텐츠 포맷도 바뀌었다. TV 콘텐츠처럼 재생시간이 긴 영상은 달라진 시청행태에 적합하지 않다. <72초TV>처럼 짧은 콘텐츠가 인기다. VOD(Video on Demand)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향유만 하던 ‘시청자’는 원하는 영상을 스스로 선택하고 찾아가는 적극적인 ‘이용자’로 변했다. 콘텐츠 생산자는 이런 변화를 따라잡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 1인 미디어 콘텐츠의 빠른 성장도 이런 변화의 결과다.

▲ 20대가 생각하는 콘텐츠 적정 길이는 매우 짧다. © 이상요

축구 콘텐츠도 ‘원소스–멀티유스’ 시대

우리나라에서 ‘1인 미디어 콘텐츠’를 유통시키는 대표적인 플랫폼이 유튜브와 <아프리카TV>다. 축구 콘텐츠의 경우, 기존 축구팬들은 TV를 통해 축구경기를 실시간으로 즐기는 데 그쳤지만, 지금은 축구게임, 선수 인터뷰, 축구 정보 등 다양한 콘텐츠를 더 필요로 한다. 이런 이용자를 위해 일반인들이 ‘1인 방송’을 통해 축구 콘텐츠를 생산해 제공하기 시작했다. <아프리카TV> BJ 감스트가 방송하는 축구게임 ‘FIFA 시리즈’, 세계 유명 축구선수를 자선사업에 동참시키는 <슛 포 러브>, 국가대표 출신 김병지가 운영하는 <꽁병지TV> 등이 그것이다. ‘즐겁지 않으면 축구가 아니다’를 기치로 예사롭지 않은 인기를 끌고있는 유투브 채널도 등장했다. <JK아트사커온라인>이다.

플랫폼 변화에 맞춤 대응하는 콘텐츠 진화

<JK아트사커온라인>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는 ‘축구레슨’ 영상이다. 15년 전 ‘다음’ 카페를 개설해 카페 운영자가 직접 일반인에게 축구를 가르치는 영상을 올린 것이 시작이었다. 유튜브, <아프리카TV> 같은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업로드 공간이 커지자 말로 설명하던 방식을 변경했다. 지금은 본인이 직접 일반인이 따라 하기 힘든 개인기 기술을 시연하는 영상을 넣는다. 동료나 일반인을 섭외해 함께 제작한 영상을 추가하기도 한다. 현재까지 누적된 조회 수는 8,120만 건이다.

▲ 축구레슨을 위해 개설한 ‘JK아트사커 아카데미’ 홈페이지 화면. © JK아트사커 아카데미

‘BJ 감스트’나 ‘슛 포 러브’와 달리 시연하는 영상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 특징이다. 축구를 운동으로 즐기는 이용자를 위해 어떻게 더 효과적인 슈팅을 할 수 있는지, 해외 유명 선수는 어떻게 프리킥 동작을 가져가는지 등을 시연하는 영상이 풍부해 따라 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난해 9월 1일,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 황희찬 선수가 바레인을 상대로 프리킥 골을 성공시킨 적이 있다. 이때 황희찬 선수가 어떻게 프리킥을 했는지 설명해주는 영상을 올렸는데, 조회수가 366만 건이나 돼 화제가 됐다. 일반인 슈팅대회를 개최해 상품을 수여하는 등 시청자와 소통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일상 생활에 축구를 접목해 웃음을 자아내는 영상도 제공한다.

▲ 지난 9월 1일 영상에 축구 국가대표 황희찬 선수 프리킥 시연 영상이 화제가 됐다. ⓒ <JK아트사커온라인>

<JK아트사커온라인>이 다른 1인 방송과 구별되는 점은 자극적인 요소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OTT(Over the Top)가 방송법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심의에서 자유롭다. 이 틈을 타 많은 채널이 시청자를 모으거나 구독자 수를 올리기 위해 자극적인 단어나 비속어를 사용한다. 미성년 시청자들도 자극적인 비속어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JK아트사커온라인>은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할 필요가 없는 영상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건전하다.

▲ <JK아트사커온라인>은 매달 시청자 참여도를 높이는 프리킥 슛팅 이벤트를 진행한다. © <JK아트사커온라인>

시청자가 원하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이 관건

아쉬운 점은 영상 콘텐츠 종류가 빈약하다는 것이다. 레슨영상도 인기가 높지만, 시청자 선호가 다양해진 만큼 콘텐츠 내용도 풍부해질 필요가 있다. 축구팬이 많아지면서 축구를 소재로 한 콘텐츠 생산도 늘어나고 있다. 유튜브 ‘불양TV’는 시청자가 궁금해하는 축구 정보 순위 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최고의 드리블러 TOP 10’, ‘축구선수 배신자 TOP 10’ 등 시청자가 간단히 즐겨 볼 수 있는 영상도 많다. <JK아트사커온라인>이 지속적으로 인기를 유지하려면,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시연 동영상 외에 이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콘텐츠를 과감하게 개발해야 한다.


편집 : 이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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