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대 인문주간] 전경린 작가 북콘서트

세명대학교가 주관하는 열세 번째 ‘인문주간’이 30일 개회식을 하고 ‘클래식과 함께하는 북콘서트’ 등을 열었다. 실제 ‘인문주간’은 27일 ‘다문화가정 한국역사문화체험’으로 시작해 11월 4일 ‘대구미술관과 김광석문화거리 탐방’에 이르기까지 9일간이며 17개 행사가 열린다.

시민과 함께하는 17가지 행사

이번 ‘인문주간’은 제천시가 적극 참여해 31일 ‘시민과 함께하는 시와 가곡의 밤’, 11월 1일 ‘시민과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 29~2일 ‘시민과 함께하는 지역역사문화 이해’(전시회)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시민이 함께하는’ 행사로 기획됐다.

▲ 이용걸 세명대 총장이 ‘인문주간’ 개회식에서 환영의 말을 하고 있다. ⓒ 박선영

개회식에 앞서 앙상블그루는 ‘넬라 판타지아’ 등 세 곡을 연주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상천 제천시장을 비롯한 시민과 학생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개회식에서 이용걸 세명대 총장은 “인문주간을 통해 세명대 학생들이 책을 가까이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제천지역 문화자산 UCC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제일고짱’ 팀의 ‘제천의병’을 주제로 만든 UCC가 상영되고 있다. ⓒ 박선영

이어 ‘청풍 인문의 국제화’를 주제로 하는 청소년 UCC 당선작 발표와 시상식이 진행됐다. 인문도시사업단 황영희 세명대 교수는 “청소년이 제천 지역 문화에 자긍심을 갖고 지역의 인문 자산을 발굴하고 전파하는 등 ‘문화 창의 도시 제천’을 알리는 데 초점을 두고 수상작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UCC 공모전 대학생 부문에서는 세명대 디지털콘텐츠창작학과 김한솔 씨, 청소년 부문에서는 제일고등학교 김민영 씨 등 6명이 수상했다.

▲ 김기태 세명대 교수가 전경린 작가와 함께 ‘클래식과 함께하는 북 콘서트’를 진행하고있다. ⓒ 박선영

전경린은 제천에서 왜 백석의 시를 떠올렸을까

‘클래식과 함께하는 북 콘서트’에는 전경린 작가를 초대해 출판평론가이기도 한 김기태 세명대 디지털콘텐츠학과 교수가 진행했다. 전 작가는 1995년 <사막의 달>로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고 <천사는 여기 머문다>로 제31회 이상문학상, <강변마을>로 제56회 현대문학상을 받았다.

김기태 교수는 “대한민국에서 연애소설을 가장 잘 쓰는 작가”라고 전 작가를 소개하면서 제천을 방문한 소감을 물었다. 농담 섞인 소개이지만 전 작가는 실제로 화려한 문체를 구사해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전 작가는 “제천 오는 길에 백석의 시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떠올랐다”며 "백석이 나타샤, 흰 당나귀와 함께 가고자 했던 산골이 여기 어디쯤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고 소설가다운 대답을 했다.

책은 빙판길의 지팡이 같은 존재”

전 작가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김 교수의 질문에 “책이란 빙판길 같은 인생을 걸어가는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한 지팡이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영감을 주로 어디서 받는지’ 묻는 말에는 “저를 지나치지 못하게 뭔가가 생겼을 때, 계속 생각하고 그 주변을 모으는 일련의 과정에서 만들어진다”고 답했다.

‘학창시절에는 어떤 학생이었나’라는 질문에는 “고등학교까지 모범생이었지만, 당시 제 감정과 의견을 설명하기 어려웠다”며 “의식이 모호하고 선명하지 못했고 저라는 주체가 불안하고 혼란스럽다고 느꼈다”고 고백했다.

“(대학) 캠퍼스는 저에게 인생의 첫 진통을 앓았던 곳이에요. 학과 공부는 열심히 못 했지만 책은 많이 읽었습니다. 대학 문학상에 소설이 당선되면서 학교에서 청탁한 소설을 두 편 썼는데, 그게 제가 소설가가 된 발단이었어요. 대학 다닐 때는 두서없이 이것저것 끌리는 대로 방황하는 것 같았는데, 인생의 모든 시작이 대학에서 이뤄졌다고 새삼 깨닫습니다.”

세명대 디지털콘텐츠창작학과 1학년 김노은(20) 씨는 “고등학교 때 전경린 작가의 ‘검은 사탕이 녹는 동안’을 읽었는데, 대학에 와서 작가님을 만나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며 “내년 인문주간도 좋은 프로그램으로 구성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 “화해와 상생의 인문학”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2018 세명대 인문주간’ 행사일정표. ⓒ 세명대 인문도시사업단


편집: 고하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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