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음악영화제] 경쟁작 <스웰시즌> 리뷰

영화 <원스> 그 이후?

▲글렌 한사드(Glen Hansard)와 마르케타 이글로바(Marketa Irglova). ⓒ영화 <원스>

연인과 이별을 해본 사람은 안다. 처음에는 사랑이 영원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그렇다. 연인들의 사랑이 모두 영원하지는 않다.

영화 같은 사랑을 보여준 글렌 한사드(Glen Hansard)와 마르케타 이글로바(Marketa Irglova) 의 사랑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2007년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아일랜드 독립영화 <원스>(2006).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글렌은 그의 음악을 좋아해주는 마르케타를 만난다. 음악을 통해 둘은 서로를 이해하고 호감을 느끼게 된다. 글렌은 자신의 음악을 응원해주는 그녀 덕에 용기를 얻어, 런던의 오디션에 참여하기 위해 앨범을 녹음하기로 결심한다. 앨범이 완성되어 가면서 둘의 사랑도 깊어간다.

존 카니 감독의 영화 <원스>는 2007년 국내 개봉 당시 2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수입 독립영화로서는 기록적인 흥행 성과였다. 영화의 OST도 화제가 돼 6만 장 넘게 음반이 팔렸다. <원스>의 대표곡 ‘Falling Slowly’로 2008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상을 받기도 했다. 영화의 인기는 음악 때문만은 아니었다. 영화에서 보여준 글렌과 마르케타의 관계가 실제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가 헤어지기도 했다.

흑백화면과 음악이 전해주는 주인공의 실제 연애와 이별

제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경쟁작인 다큐멘터리 영화 <스웰시즌>은 글렌과 마르케타의 오스카 주제가상을 받은 이후의 삶을 보여준다. ‘스웰시즌’은 영화 <원스> 개봉 후 글렌과 마르케타가 결성한 프로젝트 밴드의 이름이기도 하다. 글렌이 좋아한 소설, 요제프 쉬크보레츠키의 <The Swell Season>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영화 <스웰 시즌>의 한 장면. ⓒJIMFF 공식 홈페이지

*스웰시즌 트레일러 영상 보기

이 두 남녀의 아름다운 사랑과 그 이후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영화 <스웰시즌>에 주목하시라. 영화는 처음부터 <원스>의 한 장면을 보여주며 그들의 사랑이 계속 이어지는 것을 암시한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두 연인이 이별에 이르기까지 갈등과 감정변화를 흑백화면과 음악을 통해 담담하게 표현한다. 또한 두 주인공의 가족과 고향, 그리고 여러 장소의 열정 넘치는 공연 모습과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보여주면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상을 받고 소감을 말하는 글렌 한사드와 마르케타 이글로바.

<스웰시즌>은 인간관계가 음악에 미치는 영향을 잘 나타낸다. 영화의 감독 카를로 미라벨라 데이비스는 부모의 큰 기대로 힘들어하는 글렌, 전세계적으로 공연을 다니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게 부담스러운 마르케타, 연인 사이인 글렌과 마르케타의 갈등이 커지고 그 관계가 점점 멀어지는 과정 등을 그대로 담았다고 한다. 글렌과 마르케타의 감정변화는 영화 속 음악에 고스란히 실려있다. 그들의 음악이 사랑받는 것도 정직하게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려고 했기 때문이 아닐까.

<원스>의 시즌2로 이목의 집중을 받은 <스웰시즌>은 카를로 미라벨라 데이비스, 크리스 답킨스, 닉 어거스트 페르나 등 세 명의 감독이 연출했다. 91분 러닝타임의 흑백필름 형식으로 제작됐다.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와 감미로운 음악으로 이번 제천음악영화제에서도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등 국내 팬들의 관심이 컸다. 영화는 오는 15일(월) 오후 2시30분에 제천 TTC 영화관에서 한번 더 상영한다. 국내에는 이번 겨울에 개봉할 예정이다. 영화를 즐기는 방법으로 <원스>를 다시 보고 난 뒤 <스웰시즌>을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원스>를 보며 많은 관객들이 마치 자신의 경험처럼 느끼고 사랑을 생각했다면, <스웰시즌>을 통해서는 이별의 감정을 공감할 것이다. 글렌과 마르케타가 헤어지는 것은 슬픈 현실이지만 그들이 사랑한 것 자체가 아름다웠기에 이별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 영화 <원스>대표곡 <Falling Slowly> 다시 듣기

저작권자 © 단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