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사회. 지난해를 한마디로 정의한다. 2021년은 혐오와 불안이 가득한 한해였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악화하고, ‘세 모녀 살해’ 김태현 사건, 제주 중학생 살인사건, 스토킹 살인사건 등 흉악범죄가 잦았다. N번방 사건, 불법 카메라, 딥페이크 등 기술의 발달로 인해 디지털 성범죄들도 늘어났다. 사람들은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에 놓였다. 범죄는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이었기에 사람들의 관심이 커졌다.범죄자에 관한 인식도 변했다. 범죄사건이 벌어지면 언론은 단순히 가해자를 악마화해서 특이한 한 사람의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은 해발고도 8,850m 에베레스트다. 8,000m 이상 고봉 14개 모두가 히말라야에 있다. 세세풍 쎄르마(31) 씨는 히말라야 바로 밑 산간지역에서 살았다. 한국에 와서는 한국인들도 꺼리는 ‘가장 낮은 일’을 하고 있다. 세세풍 씨는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에서 하청노동자로 일한다. 그는 네팔에서 대학에 다닐 때 경영학을 전공했다. 한국에 온 지 8년이 됐다. 대학에 다니다가 한국어 시험을 치고 한국으로 오게 됐다.시 쓰기는 세세풍 씨의 어릴 적부터 취미였다. 그는 네팔에 있을 때부터 꾸준히 시를 쓰곤 했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은 2011년 3월 11일 지진해일(쓰나미)로 전력공급이 끊기면서 핵연료에서 발생하는 열을 냉각수로 식혀주지 못해 1~3호기에서 ‘노심용융(멜트다운)’이 일어났다. 핵연료가 과열되면서 원자로 노심이 녹아 격납용기 밖으로 흘러내린 것이다. 사고 후 일본 정부는 ‘40년 이내에 사고를 수습하고 폐로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일본 안팎의 원전 전문가들은 이것이 불가능한 계획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그린피스 등 국제환경단체와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등에 따르면 수소폭발 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
시청자미디어재단과 팩트체크넷이 공동 주최한 ‘제1회 팩트체크’ 주간 행사 두 번째 날인 6일의 주제는 '팩트체크와 딥페이크(Deep Fake)'였다. 행사는 모두 시청자미디어재단 유튜브 채널과 줌을 통해 온라인으로 이뤄졌다.이번 세미나에는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과, AI(인공지능) 기반 딥페이크 탐지 스타트업인 씨에틱(CYETHIC), 그리고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기반으로 가상의 얼굴을 가진 인물인 이른바 '버추얼 휴먼(Virtual Human)'인 '루이커버리(루이)'를 만든 디오비 스튜디오가 발표와 토론에 참여
충북 보은 삼승면에 있는 전교생 41명의 판동초등학교. 판동초등학교에서 작년 10월 27일부터 올해 1월 7일까지 '어린이 기본소득' 제도를 실시했다. 12주 동안 학생들은 매주 2천 원씩, 학교 매점에서 쓸 수 있는 화폐를 받았다. 판동초에 다니는 어린이라면 누구든 조건 없이 기본소득을 받는다. 아이들이 기본소득으로 매점을 이용하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3달에 걸쳐 관찰했다.‘작은 사회’인 학교에서 일어나는 기본소득 실험은 우리 사회의 기본소득 논쟁에 어떤 울림을 줄 수 있을까?* 이 영상은 KBS 1TV '열린채널'에 방송됐습니다.
나는 비영리 대안매체 <단비뉴스> PD로 활동하고 있다. 취재를 위해 만난 교수나 활동가들은 말을 잘했다. 그들의 말은 청산유수와 같았다. 말하면서도 비문을 거의 쓰지 않았다. 적절한 비유를 들어 논증했다. 그들을 만나면 편하게 기사를 쓸 수 있었다.그러다 지난해 가을, 문장을 완성해 말하지 못하는 사람을 만났다. 그는 침출수 처리장에서 일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산업재해를 신청한 50대 무기 계약직 노동자였다. 그는 까다로웠다. 한 번도 상대해본 적 없는 유형의 인물이었다.어스름한 저녁 무렵 <단비뉴스>의 동료들과 함께 그를
“취향을 가져야 합니다. 단순히 영화를 좋아한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영화의 어떤 취향, 또 어떤 기자가 쓴 어떤 기사라고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인문교양특강에서 ‘영화로 세상 읽기’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취향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취향이 없는 사람은 자기 기준이 없다는 것”이라며 “정보를 재구성하고 재해석하려면 시각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취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2005년 <조선일보>와 <경향신문> 신춘
산업재해 피해자들은 회사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봐 산재보상 신청을 망설인다. 회사 측의 회유로 산재가 아닌 공상 처리를 받아들이기도 한다. 공상은 산재를 공식 기록에서 사라지게 하며, 피해자의 장기적 후유증 치료 등을 보장하지 않는다. 그리고 산재보험이 부담해야 할 치료비 등을 전 국민이 내는 건강보험으로 전가한다.산재 신청을 결심한 피해자들은 자신의 사고 혹은 질병이 일 때문이라는 것을 직접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진단서와 소견서, 증언기록 등 서류작업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회사의 위협과 동료들의 따돌림을
어릴 때 엄마를 따라간 목욕탕에서 열탕은 한 번 만에 들어간 적이 없다. 발 한쪽을 담가봤다가 뜨거움에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 동네 목욕탕은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목욕 요금으로 줄곧 4천원을 받았다. 주변에 새 목욕탕이 생기고 사람들은 그리로 빠져나갔다. 신설 목욕탕 요금이 8천원이나 됐지만, 찜질방 말고도 여러 편의시설을 갖춰 놓았기 때문이다. 오래된 동네 목욕탕의 경쟁력이란 싼 요금밖에 없다. 허름한 목욕탕 탈의실에는 웃풍이 들어와서 선선하다 못해 춥다. 그런데도 이 목욕탕에 노곤하게 피로를 푸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가까이 다가가면 안 됩니다! 이제 그는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방사선 오염 덩어리입니다.” 사랑하는 남편에게 다가가려는 아내에게 의사가 외친다. 또 다른 부모는 눈을 제외한 온몸의 구멍이 막힌 채 태어난 딸을 두고 마음이 무너진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논픽션 <체르노빌의 목소리>에 나오는 원전 사고 희생자들의 모습이다.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는 인간이 상상하지 못한 비극을 불러왔다. 그런데도 여전히 원자력 발전을 옹호하는 논리는 공고하다. 경제성과 효율성의 논리. 이 논리는 원전의 안전성에 관한
<달빛천사>는 어린 소녀 루나가 가수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타네무라 아리나의 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각색한 것이다. 2004년에 애니메이션 채널 투니버스를 통해 방송된 이후 지금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작년 이화여대 축제에서 <달빛천사>의 주인공 루나 역을 맡은 성우 이용신이 애니메이션 OST를 불렀다. 이후 이용신은 <달빛천사> 15주년 기념 OST 앨범을 발매하며 콘서트까지 열었다. 이 앨범은 발매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에 사상 최고액인 26억 원을 모으며 화제가 됐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작년에는 <달빛천사>가 투니버스에 재편성
“혐오와 증오를 드러낼 수 있는 사회는 건강합니다.”조효제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도발적인 말로 ‘혐오·차별과 한국민주주의’라는 주제 강연을 시작했다.“인간사회에서 혐오와 증오 표현은 ‘표현의 자유’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표현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수자, 여성, 장애인, 난민 등 사회적 약자를 겨냥할 때 문제가 됩니다. 차별로 연결되거나 심각한 범죄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상 언어에 스며든 혐오 표현“한남충은 혐오 표현에 속합니까? 안 속합니까?”국가
먹방, 쿡방, 여행 프로그램이 많이 나오고 그 변주들이 범람한 지난해, ‘집’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다. MBC의 복덕방 중계 배틀 프로그램 <구해줘! 홈즈>가 그중 하나다. ‘집방’ 중에서도 주목받는 프로그램이다. 두 팀으로 나뉜 출연진이 시청자의 의뢰를 받아 그 조건에 맞는 집을 찾아주는 프로그램이다. 집을 소재로 한 주거 예능이 작년 한 해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MBC <나 혼자 산다>와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도 연예인의 집과 인테리어 모습을 간간이 보여줬다. 작년에는
삼계탕, 프라이드치킨, 닭강정 등으로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닭들이 자라는 공간은 대개 마리당 0.05제곱미터(㎡)다. 인쇄용지(A4) 크기보다 좁다. 그런 곳에 갇혀 사육되는 닭은 날갯짓 한 번 해보지 못한 채 짧은 생을 마감한다. 돼지는 일반적으로 폭 60센티미터(cm) 정도의 축사 공간에서 자란다. 진흙에서 뒹굴고 땅을 파헤치는 등의 타고난 습성은 잊어야 한다. 공장에서 물건을 대량생산하듯 공장형 축사에서 대규모로 키워지는 가축은 그래서 면역력이 매우 떨어진다. 조류인플루엔자(AI)나 구제역 등 전염병이 돌면 밀집 사육되는
가수 겸 배우 설리의 사망으로 연예인을 향한 악성 댓글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보이지 않는 가면을 쓰고 무차별 공격을 퍼붓는 악플러에 의해 많은 연예인이 생을 마감했다. 덩달아 인터넷 실명제 도입 목소리도 커졌다. 이미 실명으로 운영되고 있는 SNS,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실효성이 없다는 목소리도 크다.카카오톡 연예뉴스 댓글 폐지, 네이버 필터링 강화지난달 25일 카카오는 연예뉴스 댓글과 카카오톡 실시간 검색 기능을 잠정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악성 댓글이 공론장의 건강성을 해칠 뿐 아니라, 명예훼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