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보다 더 값싸고 (발전량이) 충분한 청정에너지가 있다면 굳이 원전을 계속 주장할 이유가 없을 겁니다. 하지만 그만한 에너지가 없기 때문에 현 시점의 탈원전은 국가적 손해입니다.”김병기 한국수력원자력 노조위원장은 원전의 경제성과 공급안정성,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청정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덧붙였습니다.“신고리원전 5·6호기의 건설은 재개되어야 합니다.”그는 2017년 8월 16일 <단비뉴스> 전화인터뷰에서 원자력이 ‘기저부하, 즉 고정적인 전력수요용 발전원’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바람이 불어야 돌아가는 풍력, 햇빛이 있어야 전
패시브하우스는 ‘단열공법으로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 건축’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1988년 스웨덴 룬드대학의 보 아담슨(Bo Adamson) 교수와 독일 주거환경연구원 볼프강 페이스트(Wolfgang Feist) 박사가 만든 개념입니다. 이들은 실제 패시브하우스를 짓기도 했습니다. 1990년 독일 다름슈타트(Darmstadt) 시에 지은 바닥면적 156제곱미터(m²)의 3층짜리 주택입니다. 세계 최초로 지어진 이 패시브하우스에는 4가구가 입주했습니다. 이 건물은 헤센주의 지원을 받아 지어졌는데, 특수한 단열 설비 때문에 다른 건물
고층아파트들이 빼곡한 서울 노원구 하계동에 2017년 12월 야트막한 공동주택단지가 새로 들어섰습니다. 하얀 건물 외벽과 옥상에 파란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고, 세대마다 밖으로 돌출한 투명 발코니가 있어 단박에 눈에 띕니다. 7층짜리 공동주택 3동에 106세대, 연립주택 1동에 9세대, 단독주택 2동에 2세대, 합벽주택 2동에 4세대가 입주할 수 있습니다. 이 단지는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에너지제로 공동주택’인 노원 이지하우스(EZ House)입니다.국내 1호 에너지제로 주택단지, 노원 이지하우스노원 이지하우스는 2013년 9월 노
콧구멍에 플라스틱 빨대를 낀 채 피 흘리는 코스타리카의 바다거북. 태국과 말레이시아 접경 바다에서 구조된 둥근 머리 돌고래 뱃속의 80여개 비닐봉지.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21개국 39개 브랜드 천일염 중 36개 제품에서 발견된 미세 플라스틱. 인간이 함부로 버린 쓰레기가 바다를 오염시키고 해양생물을 해치고, 마침내 식탁에 올라 건강을 위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뉴스의 장면입니다. ‘플라스틱의 역습’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2018년 12월 14일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의 파리바게뜨 의왕오전점. 하루 평균 150여명이 찾아오는 중소 규모 가맹점입니다.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가량 관찰한 결과, 고객 20여 명 중 한명도 일회용 비닐봉투를 쓰지 않고 가방에 상품을 넣거나 손에 들고 갔습니다. 그 중 세 명은 개당 100원에 파는 재생종이봉투를 사용했습니다.초기엔 ‘공짜봉지 왜 안주나’ 욕하는 고객도프랜차이즈 빵집 파리바게뜨에서 비닐봉투가 거의 사라진 것은 2018년 10월 1일부터 전 매장에서 벌인 1회용품 줄이기 캠페인 덕분입니다. 고객들에게 장바
2021년 5월 서울에서 열린 녹색미래(P4G) 정상회의에서 롤프 파옛 바젤·로테르담·스톡홀름협약 사무총장은 “지금의 생산소비 유형을 유지한다면 2050년에는 바닷속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앨런 맥아더 재단과 맥킨지 경영·환경센터가 2016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최소 800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분마다 15톤 트럭 1대 분량보다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셈이다. 바다에서 잘게 쪼개진 미세플라스틱은 먹이사슬을 타고 결국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2018년 12월 13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범계역 부근의 스타벅스 범계로데오점. 1, 2층 100석 규모 매장이 젊은 회사원과 대학생 등으로 거의 꽉 찬 가운데, 유리컵에 담긴 음료를 하얀 빨대로 마시는 사람들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습니다. 2018년 11월 26일부터 국내 스타벅스 매장 1230여 곳에서 초록색 플라스틱 빨대를 밀어내고 등장한 종이 빨대입니다. 예전엔 용기 반환대에 플라스틱 빨대와 막대(스틱)가 한 다발씩 꽂혀 있었지만 이젠 사라졌고, 손님이 요청하면 개별 포장된 종이 빨대를 하나씩 나눠주고 있습니다.
환경을 주제로 하는 영화제 중 아시아 최대로 꼽히는 서울국제환경영화제(SIEEF)가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19회 행사를 열었다. ‘에코버스’(Ecoverse), 즉 환경에 가치를 둔 세계를 구호로 내건 이번 영화제에서는 각국에서 출품된 3578편 중 엄선된 73편이 서울 메가박스 성수점과 온라인 영화관에서 관객과 만났다. <단비뉴스>는 이 중 기후위기와 물 부족, 플라스틱 공해 등을 다룬 화제작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영화제 상영작은 환경재단이 곧 개설하는 ‘그린아카이브’에서 다시 볼 수 있다. (편집자)올해 서울국제환경영화제에
세종시에서 대전시 유성구 쪽으로 가는 8차선 도로 중앙에는 3.9m 폭의 자전거길이 있습니다. 도로 한복판에 자전거길이 있는 것도 특이하지만 약 8.8km 구간 중 4.6km에 지붕처럼 태양광 패널이 줄지어 선 것은 더 이채롭습니다. 바닥에서 3m 높이에 50~100cm 간격으로 설치된 총 7502개의 패널은 설비용량 1.9메가와트(MW)의 햇빛발전소를 이룹니다. 이 발전소는 연평균 2200메가와트시(MWh)의 전기를 ‘연료비(햇빛) 무료’에 ‘무공해’로 만들어 세종시내 가로등과 전광판 등에 보내고 있습니다.자전거길·기차역 햇빛발전
강원도 태백시 장성광업소와 삼척시 도계광업소 등 국내에서 가동 중인 4개 탄광의 채탄 위치는 평균 지하 650m다. 장성광업소는 최대 1000m까지 내려간다. 탄광노동자들이 과거 ‘막장’이라 부르던 채탄 작업장까지 내려가는 데만 도보, 엘리베이터 등을 포함해 40분에서 1시간이 걸린다. 37년간 장성광업소에서 석탄을 캐고 5년 전 정년퇴직한 추교열(65) 씨는 지하 채탄장의 온도와 습도를 생생하게 기억한다.“작업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땀이 온몸에서 흐르죠. 장화에 땀이 가득 차 질척이기 시작하고요.”고온·탄가루 속 지하 수백 미터의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기후위기가 실종됐습니다. 점점 가시화되는 기후재난 앞에서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시민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걱정을 담아내는 정치를 거대 양당에게는 기대하기 힘듭니다.”지난 17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서 열린 녹색당 정당연설회. 김예원(32) 공동대표가 시민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6.1 지방선거에서 거대 양당이 기후위기 대응 공약을 제대로 내놓지 않고 여전히 성장과 개발에 매달린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맞설 수 있는 정당, 녹색당을 꼭 기억해 달라”고 호소했다. 당원 10여
지난달 1일 오전 8시 경북 영주시 휴천동 강원연탄. 200평 남짓한 공장 안에서 연탄을 나르는 컨베이어 벨트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돌고, 시커먼 석탄 가루가 뿌옇게 흩날렸다. ‘시끄러운 음악 수준’인 84데시벨(dB) 이상의 소음이 내내 귀를 괴롭혔다. 출하 대기장에서는 연탄 소매업자 10명이 갓 나온 연탄들을 3.1톤(t) 트럭에 싣고 있었다. 1972년 문을 연 이 업체는 2018년까지만 해도 하루 최대 8만 장까지 연탄을 생산했지만, 현재는 2만~3만 장 정도로 생산량이 줄었다. 매출액은 연 40억 원 정도인데 재고 물량과
서울과 경기도 같은 도시 지역에선 시민 주도 햇빛발전소가 착실히 늘고 있습니다. 이와 달리 농촌에서는 산지 등에 대규모 태양광발전시설이 들어서면서 환경훼손 논란과 주민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재생에너지에 반대하는 측에서 중금속 오염을 비롯해 태양광 유해성에 관한 허위과장 정보까지 퍼뜨리면서 막연한 반감도 번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반발과 반감은 태양광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나무 베고 산 깎는 발전단지’ 주민 반발충남 공주시 이인면 목동리 주민들로 구성된 ‘남월마을 태양광발전시설 반대 대책위원회’는 2018년 9월 2
지난 3월 26일 오후 2시 서울시 노원구 상계3·4동 수락산 자락 별빛마을에 사회복지재단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의 자원봉사자 100여 명이 모였다. 초등학생을 동반한 50대 부부와 대학생, 직장인 등 다양한 연령대의 봉사자들은 초록색, 자주색 등의 조끼를 입고 3.6킬로그램(kg)짜리 연탄 대여섯 장씩을 지게에 진 채 언덕길을 올랐다. 이들은 파란색 슬레이트 지붕 곳곳에 녹이 슬고 벽에는 낡은 판자가 덧대어 있는 집들을 돌며 연탄을 배달했다. 1965년 서울 청계천 철거민들이 산림청에서 가구당 10여 평 임야를 대여받아 정착한 별빛마을에는 무허가주택이 대다수고, 150여 가구 중 44가구가 아직 연탄을 땐다.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용신로의 상록수체육관은 가을·겨울에 프로배구 경기가 열리고 평소에는 안산 주민들의 생활체육센터로 쓰이는 공간입니다. 파란 유리벽이 깔끔한 이 체육관은 동시에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의 ‘3호 발전소’이기도 합니다. 약 370평(1225m²) 넓이 옥상에 태양광 패널 600여 개가 줄지어 서 있습니다. 설비용량 200킬로와트(kW)가량인 이 햇빛발전소는 2017년 12월 가동을 시작했습니다.공공건물 옥상과 유휴부지 등에 협동조합 발전소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은 안산시와 손잡고 2013년 5월 안산중앙도서관 옥상에 처
지난 2010년 이명박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는 “태양광을 제2의 반도체산업으로, 풍력을 제2의 조선산업으로 육성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태양광 패널은 ‘역전류 방지 기능 전자판’인 다이오드로 구성됩니다. 반도체의 한 종류이기 때문에 한국의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활용할 여지가 있다고 본 겁니다. 또한 풍력은 날개, 감속기, 발전기, 타워 등 주요 부품이 조선·해양 기자재와 상당 부분 일치합니다. 이런 점을 활용하면 태양광과 풍력을 각각 제2의 반도체산업, 제2의 조선업으로 키울 수 있습니다.‘세계 3대 해상풍력 강국’ 목표 세웠지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에 있는 구립 노인정 편백경로당은 얼핏 평범한 단독주택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에너지를 100% 스스로 만들어 쓰는’ 제로에너지 건축물이다. 지난해 1월 ‘그린 리모델링’을 마친 이 건물은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제로에너지 건축 1등급 인증을 받았다. 또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선정한 그린 리모델링 우수 사례로 상을 받기도 했다. 이 건물은 어떤 과정을 거쳐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 쓰는 집’이 될 수 있었을까. ‘단열’ 개념 거의 없었던 마흔 살 건물 편백경로당은 원래 대지 187제곱미터(㎡),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