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치에 무관심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지켜내고 바꿔줄 정치인이 없었기 때문에 그동안 그렇게 무관심하게 보였던 것입니다.”지난 23일 오후 3시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2번 출구 앞에서 대학생기후행동 주최로 ‘대학생·청년 기후유권자 행동’이 열렸다. ‘기후위기를 막을 마지막 국회’를 주제로 한 이번 집회에서 참가자 90여 명은 공공 재생에너지 확대와 기후 재난에 대비한 사회안전망 구축 등을 촉구했다. 김아현(26) 대학생기후행동 전국대표는 여는 발언에서 “지구에 남은 시간 5.5년, (22대) 국회에 남은 시간 4
지난 24일 오후 4시쯤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의 수제 맥줏집 크래프트수2015. 임석수(56) 대표는 손님의 주문이 들어오자 능숙한 손놀림으로 닭고기 조각에 밀가루옷을 입힌 뒤 뜨거운 기름에 넣었다.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먹음직스러운 닭튀김이 만들어지는 동안, 부스러기 등과 뒤섞인 기름은 조금씩 더 탁한 색으로 변해갔다. 이 가게에서는 이렇게 닭고기 등을 여러 번 튀긴 뒤 폐기되는 식용유가 매주 18리터(L) 용량으로 1~3통 정도 나온다고 한다. 식품산업통계(FIS)에 따르면 음식 및 주점업에 종사하는 국내 사업체가 2021년 기
전북 임실군에서 2020년부터 농약을 쓰지 않고 밀과 팥 등을 재배하고 있는 김주희(40) 씨는 2022년 10월 전북의 친환경 인증기관인 아이에스씨(ISC)농업발전연구소에서 전화를 받았다.“지난번 검사를 위해 채취해 간 무농약 팥에서 킬로그램당 0.001밀리그램(mg/kg), 0.004mg/kg의 농약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이대로면 행정처분이 날 것 같은데, 미리 소명하실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무농약 농사 2년 애썼는데 인증 취소 위기화학 농약을 쓰지 않고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하던 김 씨에겐 청천벽력 같
지난달 20일 오후 6시쯤 울산광역시 울주군 청량읍 울산농업기술센터. 대다수 공무원이 퇴근한 시간이지만, 김경상(47) 도시농업과장은 어둑해진 청사 1층에 불을 밝히고 대산농촌재단 장학생 일행을 반갑게 맞이했다. 자신을 ‘농업지도사’라고 소개한 김 과장은 ‘농업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지도사 – 김 과장의 지도사업 이야기’를 제목으로 2시간짜리 강의를 시작했다. 농업 관련 전공 대학생, 농업농촌 전문 언론인을 지망하는 대학원생과 재단 직원 등 16명이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에 빠져들었다.성장촉진제와 농약 안 써 ‘껍질째 먹어도 되는 배’
“기후위기에 관심이 있었다고 하는 몇 명의 후보들을 데려다가 ‘기후 후보다’ ‘기후정치다’라고 하는 것은 말장난에 지나지 않습니다.”지난 26일 오후 1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2024 기후정치 선언 발표’ 기자회견에서 권우현 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이 말했다. 권 위원장은 주요 정당이 기후위기 전문가 영입을 홍보하는 등의 ‘위장 기후정치’를 버리고, ‘정말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과 대안’을 내놓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근 국민의힘이 정혜림 전 에스케이(SK)경영경제연구소 리서치펠로우를,
2022년 4월 1일 오전 8시 경북 영주시 휴천동 강원연탄. 200평 남짓한 공장 안에서 연탄을 나르는 컨베이어 벨트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돌고, 시커먼 석탄 가루가 뿌옇게 흩날렸습니다. ‘시끄러운 음악 수준’인 84데시벨(dB) 이상의 소음이 내내 귀를 괴롭혔습니다. 출하 대기장에서는 연탄 소매업자 10명이 갓 나온 연탄들을 3.1톤(t) 트럭에 싣고 있었습니다. 1972년 문을 연 이 업체는 2018년까지만 해도 하루 최대 8만 장까지 연탄을 생산했지만, 현재는 2만~3만 장 정도로 생산량이 줄었습니다. 80대 고령인 황영호
“결과를 바꿀 만큼 유의미한 볼륨(크기)의 (기후)유권자층이 서울에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괜히 표 안되는 공약 내서 밀리면 어떡하지’ 고민 마시고 이분들을 충분히 움직여보면 기후정치 가능성 있다는 얘기를 꼭 드리고 싶습니다.”지난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24 기후총선 집담회’ 세 번째 행사에서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가 이렇게 말했다. 이날 집담회는 녹색전환연구소, 더가능연구소, 로컬에너지랩으로 구성된 기후정치바람이 ‘2024 총선 결과를 바꿀 기후유권자, 기후정책과 표심’을 주제로 열었
지난해 10월 22일 경북 봉화군 봉화읍 적덕2리 소지경로당. 1층짜리 건물 밖으로 난 계단을 따라 옥상에 오르자, 지붕 경사를 따라 설치된 16개의 태양광 패널이 햇빛에 반짝이고 있었다. 2021년 11월 설치된 이 태양광발전소는 50킬로와트(kW) 규모로, 산업통상자원부의 신재생에너지 융복합지원 공모사업에 따라 설치됐다. 설비비 9700만 원 중 약 70%인 7200만 원을 보조금으로 받았고, 나머지 2500만 원은 신기섭(71) 이장이 은행 대출을 받아 해결했다. 신 이장은 “대출금 상환이 끝나고 올해 6월이 되면 월평균 10
“2024년은 한국 민주주의 역사상 최초로 기후정치가 시작되는 원년이 되어야 한다. 4.10 총선은 이제까지의 총선과는 사뭇 달라야만 한다. 출마자들의 공약도, 유권자들의 선택 기준도 과거와는 현격히 달라져야 한다.”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 1층 카페에서 ‘기후정치 원년 시민선언 선포식 및 집담회’가 열렸다. 안병진 경희대 교수는 선언문 낭독을 통해 4월 10일 총선에 이어 22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를 ‘인류가 기후파국을 막을 수 있을지가 결정될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안
2022년 3월 26일 오후 2시 서울시 노원구 상계3·4동 수락산 자락 별빛마을에 사회복지재단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의 자원봉사자 100여 명이 모였습니다. 초등학생을 동반한 50대 부부와 대학생, 직장인 등 다양한 연령대의 봉사자들은 초록색, 자주색 등의 조끼를 입고 3.6킬로그램(kg)짜리 연탄 대여섯 장씩을 지게에 진 채 언덕길을 올랐습니다. 이들은 파란색 슬레이트 지붕 곳곳에 녹이 슬고 벽에는 낡은 판자가 덧대어 있는 집들을 돌며 연탄을 배달했습니다. 1965년 서울 청계천 철거민들이 산림청에서 가구당 10여 평 임야를 대여받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에 있는 구립 노인정 편백경로당은 얼핏 평범한 단독주택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에너지를 100% 스스로 만들어 쓰는’ 제로에너지 건축물입니다.2021년 1월 ‘그린 리모델링’(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건축물 가치를 키우는 사업)을 마친 이 건물은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제로에너지 건축 1등급 인증을 받았습니다. 또 2021년 9월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선정한 그린 리모델링 우수 사례로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건물은 어떤 과정을 거쳐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 쓰는 집’이 될 수 있었을까요.‘
공장식 축산과 육류 소비가 기후위기를 가속한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각급 학교에서 채식 급식을 늘리고 있지만, 환경교육이 병행되지 않거나 식단의 다양성이 부족해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2022년 3월 25일 전국 17개 교육청과 일선 학교 영양(교)사들에 따르면 전국 시·도 교육감들이 2020년 7월 ‘기후위기 시대, 환경교육을 위한 비상선언문’을 발표한 후 전국 초·중·고교에서 ‘월 1회’ ‘주 1회’ 등 정기적으로 채식 급식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울, 인천, 충북, 충남, 전남, 울산, 경북, 제주 등 15
“이번 세기에 들어와서 우리나라가 겪은 질병들, 사스, 메르스, 또 이번에 코로나19. 이게 전부 박쥐로부터 바이러스가 왔다는 건 역학조사를 통해서 밝혀진 일입니다. 그런데 이 박쥐들이 최근에 온대지방으로 자꾸 옮겨오기 시작했어요. 왜 그렇겠어요? 온대지방 기온이 자꾸 오르니까 그들이 분포를 확장한 겁니다.”지난 25일 서울 중구 을지로5길 페럼타워 3층에서 열린 ‘2024 기후 전망과 전략: 10인과의 대화’ 포럼에서 첫 발표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이렇게 말했다. 최 교수는 ‘생물다양성과 조화로운 삶’을 주제로 한 연설에
“인류의 역사에서 수많은 고난이 있었을 때, 그 문제를 넘는 흐름에는 항상 연구자가 있었습니다. 빈곤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책임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 지금의 복지 시스템을 만든 것처럼,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집요하게 분석하고 고민할 때 우리는 그 문제를 해결할 열쇠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2022년 3월 30일 오후 7시 30분, 줌(Zoom) 화상회의로 열린 제2회 연구산악대 디브리핑(임무보고) 콘퍼런스에서 운영진 가운데 한 명인 심보은 씨가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연구자의 역할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난해 10월 26일 오전 6시 45분, 직장인 유상희(37) 씨는 로드(도로용) 자전거를 타고 서울 송파구 가락동 자기 집에서 출발했다. 기자는 자전거 거치대에 스마트폰을 장착하고 그의 뒤를 따랐다. 오전 8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엘지(LG)트윈타워에 있는 유 씨의 회사에 도착할 때까지, 약 24킬로미터(km) 구간의 동선을 촬영했다. 또 같은 날 오후 6시 30분부터 7시 50분까지, 퇴근길도 동행했다. 유 씨가 탄천과 한강 변의 자전거도로를 달린 21km가량은 주행이 대체로 순조로웠다. 그러나 여의도동 마포대교에서 LG트윈
스포츠 자동차들이 치열한 경주를 벌이는 전라남도 영암군의 포뮬러원(F1) 경기장. 전체 면적 130만 제곱미터(㎡·약 40만 평) 중 약 20%인 23만㎡가 주차장입니다. 2021년 11월 8일 <단비뉴스> 취재팀이 찾아간 이 주차장은 1구역에서 7구역까지, 축구장 30개 크기의 면적에 태양광 패널들이 웅장하게 도열하고 있었습니다. 3~4미터(m) 높이로 우뚝 솟은 패널들은 빛을 많이 반사하지 않아 검은빛을 띠었습니다. 패널은 비나 눈이 흘러내리도록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그 밑에 주차된 자동차에는 시원한 그늘이 드리워졌습니다.영암에
신생기업 코랄로(Koralo)는 2022년 11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한 ‘2022 케이(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에서 5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올해 최고의 외국인 창업팀’으로 선정됐다. 이 행사는 우수한 외국인 기술 창업자를 발굴해 국내에서 사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인데, 코랄로는 식물성 생선 대체육으로 발탁됐다. 소고기 등 육류가 기후위기의 주범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콩고기 같은 대체육은 많이 등장했지만, 생선 대체식품은 아직 낯설다. 지난해 11월 29일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 골든타워빌딩 피알브릿지 사무실에서